세번째 만남도 역시 낙산공원 벤치에서 만났다. 만나자고 서로 연락을 안했다. 내가 먼저 발견했고 그 아인 여태 만났던 공원 벤치를 서성이고 있었다. 오랜 대화도 나눴고 집 앞에까지 바래다 주었다. 악수도 하였다.
네번째 만남은 교보문고에서 만났다. 그 아인 톡으로는 내 근처에 자리있냐고 물어봤다. 올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단 오라고 했다. 내 자리에 그 아일 앉히고 난 서서보다가 옆자리 나면 앉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아인 이미 교보문고에 도착해 있었다. 내가 몇시간 전에 교보문고 간다고 한걸 보고 온거 같다. 왜케 갑자기 왔냐고 했더니 놀래켜 줄려고 그랬단다. 그렇게 같이 책상에 앉아 서로 책을 봤다.
책을 보던 그 아이가 갑자기 내가 타고온 오토바이 타고 놀로가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나야 어짜피 여행와서 남는게 시간이고 안될 거 없다 그랬다. 그 아일 뒤에 태우고 북악산 팔각정으로 갔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고 한시간정도 이야길하다가 그 아인 5시에 약속이 있다고 했다. 약속 장소인 종각역까지 데려다 주었다. 처음엔 옆구를 잡던 그 아이는 시간이 지나자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속으로 조금 당황스럽고 부끄러웠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고 마침 신호등이 바뀌어 그 아인 건너편으로 뛰어갔다. 뛰던 중 뒤로 돌아보는 그 아이에게 나는 손을 흔들어 주었고 그 아이 역시 손을 흔들며 화답해 주었다.
여기까지가 그 아이와 4번째 만남까지 이야기다
누가봐도 사귀는 그림일거 같지만 그 아이와는 9살 차이가 난다. 그리고 나는 서울에 놀러 온 여행객이다. 사실 혼자 오랜 여행중이여서 외로운 것도 있었고 그 아이가 좋긴하다. 하지만 서로 고백도 없이 그냥 스무스하게 여기까지 왔다. 이 아인 나랑 사귄다는 마인드일까. 아님 그냥 나에게 잘해주는 오빠로 생각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