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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리뷰) 너를 사랑하지 않아
게시물ID : drama_480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심한듯쉬크
추천 : 13
조회수 : 95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10/05 05:45:14
역시 tvN이네요.
2년전엔 미생이..
오늘날엔 혼술남녀가..똬앙.

지나치게 맛깔스런 음주로 혹세무민하여 
그렇지 않아도, 술 권하는 사회를 더욱 더 심화시키는 막장 드라마.

혼술남녀

오늘 에피의 짱은 모친상 당한 민교수 이야기였어요.
긴 병에 드문 효자였는데, 
아..그 병수발 뒷바라지 대느라, 임종도 못하고..
하품 쩍쩍하는 학생들을 성대모사로 토닥여가며 강의 뛰었는데..
결국, 문자로 엄마의 임종을 연락받지요.

위로하는 동료에게 
시간을 다시 되돌려도, 
강의를 할 수밖에 없을 꺼라는 그의 대사를 들으면서.. 
그 말에 느껴지는 체념과 슬픔이 
경우가 없어서, 이젠 놔버린 세상에 대한 분노도 지쳐서리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니,
이제 사회는 대놓고 막장이며,
우리는 그냥 복도에 서서 우두커니 문자를 바라보던 모습이나 연출하고 살란 말인가 싶더군요.

그래도, 
그 드라마보다 더 고된 막장일생에
꽃이라고 피어나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더라는 거.

능구렁이 몇마리는 기본으로다 키우시고
돈 좋아하고, 강한 자에게 절절매며 비위맞추고
약한 자들에겐 구박, 갈굼, 회유, 협박을 지대루 구사하는 원장.
그 원장이 내일 또 다시 그의 가던 길을 가더라도,
오늘 밤에는, 홀로 되어버린 쓸쓸한 민교수의 모친상 빈소에서
부러 잠을 청하고, 서툴게 손님들 가버린 밥상들을 치우던 장면은 최고였어요.

그러지요.
살아보니,
어깨에 짊어지든,
머리에 이고 가든,
어차피 매고 가야할 내 몫의 인생사.
고단한 가족사때문에 고단한 사람 나 하나면 되지..하고
직장 동료에게도, 마음을 나누는 친구에게도, 밤을 나누는 배우자에게도
새삼시레 말조차도 점점 안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짠한 이야기, 
슬프고 맴 아픈 이야기를
남한테 털어 놓고, 하소연하는 사람들
부러울 때마저 있더라고요.

가끔씩, 옆에 사람들만 나쁜 인간 만드는 재주있다고 
일 터지고, 비난이 쏟아져도..
말을 안하니,
이해받지 못한다고 섭섭하지도 않아 좋아요.
너무 무거워, 쏟아 놓았다가, 사람들이 감당못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상처받을 까바서리..

그래도, 다른 사람이 내게 털어 놓지 않아도,
저 인간도 힘든 거이 있겄지하고, 생각하는 균형감이 있어 주니,
이런 민교수같은 캐릭터는 상처받을 까 두려워하는 좋은 사람이예요.
잘 나가는 고퀄리티 진교수가 실상은 껍데기만 속물일뿐
역시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허당형 속물캐릭터이듯이 말이예요.

혼술남녀에서는
모든 인물이 입체적이고, 
사정을 들어 보면 다 그럴 만하다는 마력을 지녔어요.

조실부모하고 홀로 살아, 빨리 아기를 가지고, 가정을 꾸미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황우슬혜가 이해가 가듯이
아마, 붙잡고 물어보면, 차일피일 결혼을 미루기만하는 황우슬혜의 남친 개민호도 사연을 있음직해요.

웃다가, 짠해 지다가, 따라서 쳐묵쳐묵하다가..
다시, 웃다가, 짠해 지다가, 또, 부화뇌동 쳐묵쳐묵하다가..
냉장고야..나를 부탁해..로 끝나게 되는 드라마가
혼술남녀유.

P.S:  좋았던 작은 장면 하나.

시작장면에 반지하방에서 박하선이
라면 끓여다 냄비째 먹으면서,
휴대폰으로 '너를 사랑하지 않아'를 듣는 장면이 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홀로 먹는 라면은
잘나가는 진교수의 궁중수라위에 랍스터를 한방에 보내 버리고요.
어둑한 방안 가득히 울리던 고운 노래는
그 가사를 역설적으로 만들어 버려
너를 많이도..너무도 많이 사랑해..로 들리게 하는 마력을 선보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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