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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써보는 어렸을 때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13633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한블랙커피
추천 : 5
조회수 : 1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0/16 04: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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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학교 들어가기 전이니까 대략 5~6살때 일이었을 겁니다

엄마는 왠지 화가 잔뜩 나 계셨었고.. 아무래도 아빠가 밤늦게 안 들어오셔서 그랬던거 같았던 눈치였습니다. 

엄마는 저랑 두살배기 둘째를 차에 태우고 비오는 겨울밤, 부우우웅 분노의 드라이빙을 해서 어느 건물 앞에 차를 세우셨었어요. 
몇번 분노의 클락션을 울렸지만 아무도 안 나오자, 엄마는 화가 잔뜩 나셔서 저한테

"OO아! 저 안에 들어가서 너희 아빠좀 데리고 나와!!"

하고 소리치시곤 여전히 화가 나셨는지 팔짱을 끼고 씩씩거리며 운전대만 노려보고 계셨고..

손가락 꼼지락거리며 아빠가 저 건물 안에있고.. 엄마는 화가 났다는 것밖에 모르던 어린 저는 우물쭈물거리며 종종종 차에서 내려 앞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흐릿한 기억속에서 아마도 그 건물은 4~5층짜리 상가건물 이었던 것 같아요

쫑쫑거리며 들어가보니 1층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쫑쫑거리며 2층엘 올라갔더니.. 거긴 문이 있었고 안에서 사람소리도 나고 불빛도 보였답니다

오!! ^ㅁ^ 여기에 울 아빠가 있나보구나~! 하고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

거긴 불빛이 환한 바, bar 였습니다

중앙의 큰 ㅁ자 형의 바 안에서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고 있고 바 가장자리엔 언니 오빠들이 드문드문 앉아있는...

그런데엘 벙어리장갑 끼고 비를 툭툭 털면서 대여섯살짜리 꼬맹이가 혼자 쫑쫑쫑 들어오니.. 
일순간 시선이 쫘악 모이는게 느껴지면서 다들 대화를 멈추고 조용해진걸 느꼈었었죠... 

저는 살짝 눈치를 보면서도 이 안에 울 아빠가 있는지 열심히 살피면서 한바퀴를 싸악 훑었습니다...

울 아빠 없네... 하고 시무룩해 있는데 바텐더 아저...아니, 오빠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가씨 여기 왜왔어요~?"

"...아빠 찾으러 와쪄요..."

난 별로 웃긴말을 한것 같지 않은데, 순간 안에있던 언니오빠들 전부 빵 터졌습니다

바텐더 오빠가 바 안에 들어오라고 이리온 이리온 손짓하길래, 쭈뼛거리면서 들어갔더니 바 안쪽에 진열된 칵테일 재료나 안주로 쓰이는 각종 과일이 들어있는 선반을 가리키며

"뭐 먹고싶은거 있니?"

".......쩌거...(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체리절임)"

"오구오구 이게 먹고싶었쪄요~~~^ㅇ^"

하면서 이쑤시개로 체리를 하나 콕 찍어서 내밀어 주길래 냉큼 받아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하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체리 설탕절임의 맛에 심취해 있는데, 바텐더 오빠가 바 안의 손님들한테 크게 소리칩니다

"여기 이 꼬마아가씨 아빠분 계십니까~?"

저요저요!! 하고 대여섯명의 처음보는 아저씨들이 손을 들고 앞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체리를 꿀떡 삼키며 놀란 토끼눈을 하고 혹시나 그 안에 우리 아빠가 있나 살펴봤습니다.

 ...역시나 없습니다. 다들 구라쟁입니다

"아가씨 이 중에 아빠 있어요?"

"(도리도리)"

"여기에 아빠가 없답니다~~"

그러니까 다들 실망했다는 "아~~~~~" 소리...
아니.. 뭐가 아~~~인데...;;;

안되겠습니다... 
여기엔 아빠가 없으니 다시 나가서 다른델 찾아봐야 겠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아저씨... 나 쩌거 하나만 더 주세요...(체리)"

"오구오구 자 여깄어용~^ㅁ^"

그리고 저는 몇분후 입에 체리를 하나 더 물고
머리에는 이쑤시개로 만든 미니우산까지 예쁘게 꽂고 거기있는 모든 사람들과 빠이빠이를 하고서야 그곳을 나섰습니다.

가지말고 아저씨랑 더 놀자는 유혹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뿌리쳤던것 같아요...
 
종종종 한층을 더 올라갔습니다... 거기는 문에 불이 꺼져 있습니다...

아빠를 못찾겠습니다... 시무룩. 

그래서 도로 내려와서 차로 돌아왔어요

"너 어딜갔다가 이제야 와!" 

아직도 화가 나 있는 엄마 옆에 어느새 아빠가 앉아서 눈치를 보고 계십니다

어... 아빠 찾았다. 

제가 겪은 일을 떠들고 싶지만.. 왠지 분위기가 무서워서 그냥 집에 왔습니다. 이쑤시개 우산을 소중히 들구요^^

어릴때 겪었던 희안한 경험이었답니다~ 
출처 그리고 훗날 물어보니.. 그날 아빠는 그 옆 사무실 건물에서 친구분들과 훌라를 치고 계셨답니다
결국 제가 들어갔던 곳은 전혀 다른 상가건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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