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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락설을 믿고 따르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
게시물ID : economy_217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곰돌이330
추천 : 11
조회수 : 2586회
댓글수 : 84개
등록시간 : 2016/10/17 13: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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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머리 29만원이 좌지우지하던 80년대에 유아기를 보낸 30대 중반 청년입니다.
대학교에 막 입학해 DC인사이드 갤러리 글을 보고 낄낄 거렸던 것도 벌써 15~16년이 흘렀네요.

지난주 금요일 베오베 게시물 '2017-2018 아파트 전망'에 댓글 토론을 하며 든 생각을 몇가지 정리해봅니다.

*** 이 글을 게시하면 폭락설이 득세하는 인터넷 게시판 분위기 상 '꼰대'라며 손가락질 받고 비공감 폭격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한 쪽의 논리와 주장에만 심취해 다른 쪽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내팽개쳤던 과거의 저를 돌아보며 한분이라도 더 경제에 눈을 떳으면 하는 생각에 글을 작성해봅니다. ***


다만 저는 경제학자가 아니기에 아래 이어지는 글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당연히 오류 많음)을 알려드립니다.


0. 들어가며

예전 대학교 경제학 강의 시간의 첫 과제가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개입주의'라는 책을 읽고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보편적인 복지사회가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던 저는 과제 제출 후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질문을 했었죠.

"교수님, 미제스와 같은 대 경제학자가 왜 자유시장 경제주의에 치우친 의견 만을 낸 것이 의아합니다."

교수님이 '이렇게 멍청한 질문할 줄 알았다'하는 표정으로 답변해주시더군요.

"어딘가에 치우쳐져 있다 또는 중도를 걷는 바른 의견이다 이런 것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결국 누군가는 왼쪽 끝에 누군가는 오른쪽 끝에 서서 영역의 극단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 중간의 위치를 알 수 있고, 절충점 역할을 하는 의견도 나올 수 있는것 아닌가요?"

폰 미제스를 전형적인 꼰대라고 생각하며 책 한권을 간신히 읽어낸 저에게 교수님의 답변은 큰 충격을 주는 것 이었습니다.


1. 시장의 논리

시니컬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부동산은 항상 꼭지이고, 채권시장의 신용도는 과대평과되어 있으며, 주식시장은 개미지옥이기에 예금만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여기 홍대에 A, B, C, D 단 4개의 클럽이 있다 칩시다.
평소에는 4개 클럽 공히 방문객의 수가 대동소이합니다.

그런데 2~3달 이내 어느 날이 되었든 B클럽에서 GD가 생일파티를 한다는 소문이 퍼질 경우,
A, C, D클럽을 가려던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평소 클럽에 관심 1도 없던 GD 팬들도 B클럽을 종종 찾게 되겠지요?

B클럽에 모인 사람들 역시 붐비는 클럽 안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하는데요.
GD의 생일파티가 끝나는 그 날까지 점점 더 열기는 달아오를 것입니다.

A, B, C, D클럽의 이름은 각각 '예금', '부동산', '채권', '주식'입니다.
부동산 폭락설을 주장하는 분들의 말에 따르면, 열기가 달아오르는 시장에 진입하면 버블때문에 위험하다 합니다.

그렇다면 B클럽이 달아오를때 사람 없이 한적한 A, C, D클럽에서 고고하게 칵테일을 홀짝거리는게 더 현명한 자산 운용일까요?

B클럽에서 춤추는 사람 모두는 GD 생일 후에 B클럽이 한적해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B클럽에 사람이 붐비는 이유는 그들이 멍청해서가 아닙니다.
위험을 피하고자 A, C, D클럽에 백날 죽치고 앉아있어봤자 춤출 일 자체가 생기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B클럽에서 C클럽, C클럽에서 다시 D클럽 또는 A클럽.
이런식으로 자산 운용에 능한 사람들은 클럽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자본을 확충합니다.


2. 인플레이션

위에선 좀 쉽게 설명하기 위해 클럽을 예로 들었는데요.

분명 저 클럽에도 마지막에 입장해 비용은 비용대로 소모하고 춤 한번 제대로 추지 못하는 사람은 나오게 마련입니다.
실제 다음날이면 출근하기 위해 클럽을 떠야 하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리스크이지요!

허나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다릅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끌어오지 않은 투자자라면 다음 활황기를 위해 시장에 남아있는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투자자를 위해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속성인 '인플레이션'이란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다시 클럽으로 돌아가보죠.

막차를 탄 직장인은 클럽 사장에게서 언제든 한번은 클럽에 돌아올 수 있는 무료입장권을 받아 나옵니다. (그런게 있다 치죠)
그리고 직장인이 입장권의 사실을 잊고 1년여 지났을까요. 이번엔 B클럽에서 잘 나가는 걸그룹 행사 소식이 들려오죠.
게다가 지난 1년간 보수 공사를 마친 클럽은 입장권 가격을 1.5배나 올렸다고 하네요!

이제 씁쓸한 마음으로 귀가했던 직장인은 다시 기쁜 마음으로 클럽에 돌아옵니다.


3. 디플레이션

위 예시를 보면 인플레이션으로 재화의 가격이 올라갈거란 확신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시지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멈추면 바로 재앙이 닥쳐오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무너지는 재앙 앞에선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던 심지어 가지고 있는것이 없던 다 같이 망할 판인데.
굳이 재앙이 닥쳐올 것을 가정해서 자산을 운용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배운 경제 개념에서의 디플레이션은 굉장히 고상한 '자산 가치 하락' 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회에서 디플레이션이 벌어지면 그 본 뜻은 '지상 위의 지옥' 정도가 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매할때는 그 물건이 향후 비싸지리라는 미래 가치 반영이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예를들어 100원짜리 장난감을 산다고 할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내년 쯤엔 110원에 판매될 될 것 같기에 장난감을 사게 되는거죠.
그런데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100원짜리 장난감이 내년쯤엔 90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될 거 같은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100원에 팔던 장난감을 최소 90원 아래로 내려서 팔아야 사람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게 되고요.

가계는 점점 지출을 줄이고, 기업은 생산과 마진을 줄이고, 그 영향으로 다시 가계는 소득이 줄어들고... 위와 같은 사이클을 연쇄적으로 거치면서 그냥 모두 다 같이 망하는 것이지요.

모든 경제주체가 가장 두려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게 마련입니다.
최근의 아베노믹스와 양적완화가 그 궤를 같이 하는 정책입니다.

시장에 유동성을 '미친듯이' 공급해 "앞으로 물건 값은 점점 비싸질거야"라는 신호를 보내는것이죠.

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보이면? 당연히 정부가 앞장서서 시장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해 이겨낼 것입니다.
이겨내지 못하면 파국만이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4. 폭락설을 믿고 따르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

1930년대의 대공황,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그리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붕괴...
인간은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큰 틀에서 이미 한번 겪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좋고,
불가피하게 그런 일이 발생한다해도 그 해법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제목을 수정해야겠네요.

"부동산 폭락설을 믿고 따르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
-> "부동산 폭락설 또는 폭등설을 믿고 따르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

벌써 0번 들어가며에 적어드렸죠?

폭락설/폭등설을 주장하는 '네임드' 학자들은 우리나라 부동산 담론의 양 극단에 위치한 분들입니다.
그 분들이 시장의 하방 위험에 대한 경고 또는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를 끊임없이 보내는 것은 '양측 모두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라'는 뜻이지 '내 말이 무작정 옳으니까 당장 따르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모쪼록 졸필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유 경제게시판 유져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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