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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랑 너무 달라 헤어졌던 글쓴이입니다
게시물ID : love_134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집에가고싶머
추천 : 7
조회수 : 9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19 15: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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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락을 해서 만나기로 하고 집 앞에서 만났어요. 친구들이랑 얘기해서 정리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적어 갔었어요. 혹시 까먹고 못 할 이야기가 있을까봐. 그 며칠 동안 마음정리가 많이 돼서 그런지 얼굴을 딱 마주쳤을 때 눈물이 났다거나 하지 않고 헤어지는 날 망쳐 왔던 걔 머리부터 보이더라고요ㅎㅎ

그 친구 차에 앉아서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서 물어봤어요. 너는 뭣 때문에 내가 더이상 좋지 않은 것 같냐고. 내가 생각했던 이유가 맞냐고. 그런데 며칠동안 울면서 다른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추측했던 이유들이 전부 다 아니래요ㅋㅋㅋ혼자 처절하게 궁예질했던 거더라고요...

자기는 저에게 군대를 기다려달라고 하는 게 너무 미안해서 군대 가기 전에는 무조건 헤어지려고 했었대요. 자기는 편지 쓰는것도 싫어하고 전화도 안할거고 휴가때도 무조건 집으로 갈 거래요. 그래서 분명 저를 힘들게 할 거래요. 그 애도 저와 자기가 너무 다르고 앞으로 더 만나기도 힘들다는 점을 실감했고요.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몰랐던 몇 주 동안 혼자서 이별을 준비하면서 저에게 선을 그었대요. 더 이상 좋아하지 말자고. 자기가 나쁜놈이래요.

제가 생각했던, 전남자친구도 힘든데 내가 너무 보채서 지쳤다든지 뭐 그런건 전혀 없었대요. 제가 힘들게 한 건 하나도 없대요. 항상 이해를 잘 해줬대요...하하....직접 말하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 카톡으로 몇 번 얘기하고 같은 답변을 들었지만 직접 만나 얘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사귀는 동안 물어보면 기분나쁠까봐 못 했던 얘기 서운했던 얘기 나누고 풀었어요. 제가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의외로 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 주더라고요. 대화를 할 수록 우리는 맞기 힘든 사람들이란 것도 확신하게 됐고요.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됐어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선을 그을 무렵의 남자친구는 저를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를 바라보는 눈빛 손길에서 조금씩 느껴졌었던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더 많은 관심을 받길 원했던 거죠. 처음의, 좋아서 모든 것을 다 해주고싶어서 어쩔 줄 모르던 시기가 지나고 남자친구가 자기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그 애가 해 주던 표현들을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남자친구는 애초에 제가 원하는 만큼의 표현과 마음을 줄 수 없는 사람이었는지도 몰라요. 처음에 그 애가 먼저 좋아하고 다가와 줬기 때문에 제가 더 좋아하는 것 같은 관계가 되었을 때 못 견뎌했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좋아해줄 수도 있는 건데.

무뚝뚝한 집안에서 장녀로 자라서 크게 애정표현을 받아본 적 없는 저에게 사랑받는 게 뭔지 알려주었고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나누면 되는지 알려준 그가 너무 고마워요. 나를 예쁘고 귀엽다고 해 주고 착하다고 해준 그가 너무 고마워요. 그를 만나면서 저는 많이 예뻐졌고 제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전 남자친구는 저에게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우리 둘은 서로 맞지 않고 맞출 수 없는 점들 때문에 헤어집니다. 좋게 끝났고 이후로도 의지할 만한 사람입니다. 분명 이번 연애에서 배운 것으로 더 나와 잘 맞고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저 꼭 좋은 사람 만날 거예요. 그도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와 저는 좋았고, 행복했고, 여기까지.
여러분도 행복한 사랑, 많이 배우는 이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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