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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녀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 3
게시물ID : love_134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징오징오징어
추천 : 0
조회수 : 3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19 20:34:49

시골에서 소도축을 하는건 꽤 고된 일이었다. 

항상 일이 끝나면 녹초가 되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게다가 사람들과의 마찰도 있었다.

아무도 의지할 사람 없는 타지에서 내가 기댈 곳은 이곳에서 만난 유일한 친구 그녀 뿐이었다.

그녀는 맨날 자기도 바보같이 당하고 살면서

나보고는 나쁜 사람들에게 당하고 살지 말라며 항상 느낌표가 잔뜩 들어가 있는 응원을 해주곤 했다.

그리고 할로윈 데이날, 나는 그녀가 있는 도시로 잠시 찾아갔다.

잠시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조금 바빠다고 잘 모르겠다며 대답을 어려워했다.

바쁘다던 그녀는 어떻게든 시간을 냈는지 결국 나를 보러 기차역에 나와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장난인지.

그녀의 구두가 망가져서 도저히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임스, 나 어떻게하지? 그냥 이대로 집에 돌아가야하나? 아니면..?'

나는 그녀에게 신발을 사올테니 이곳에 앉아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이 휴일인데다가 지금 시간이 너무 늦어서 문을 연 가게가 없을 것이라며 울상이었다.

그때 그녀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를 내어 놓았다.

'아! 기념품 가게라면! 휴일이라도 지금 시간이라도 열었을거야!'

나는 가게가 아직 문을 열었기를 빌며 달리고 또 달렸다.

숨이 차서 헉헉거리면서 기념품가게에서 쪼리 하나를 사들고 다시 그녀에게로 또 달렸다.

숨이 가빠 헉헉거리며 한 손으로 슬리퍼를 건네는 내 모습을 본 그녀는

정말 활짝 웃었다. 정말 활짝. 마치 막 피어난 해바라기처럼.

아, 이게 바로 그녀의 웃음이구나. 여자로서의 웃음이구나.

나는 그녀가 방금 내게 보인 웃음이 친구가 아닌 여자로서 내게 보여준 미소라는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그날 야외 클럽에서 어슬프게 춤을 추며 할로윈 데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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