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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생명 연결
게시물ID : panic_912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4
조회수 : 14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0/21 00: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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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느 날 사람들은 생명을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뜬금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내 생명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면, 다른 사람과 생명이 연결되었다.
그냥 의미없이 '생명을 주자'따위의 지나가는 생각으로는 부족하고 스스로도 납득이 될 만한 생각이어야 했다.
그래서 만약 생명연결한 대상이 죽게 되면 자신도 같이 죽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건 굉장히 불공정한 일이었다.
그래도 누군가의 머리 위에는 1부터 많게는 수십개가 넘어가는 숫자가 둥둥 떠다녔다.
자신이 죽게 되면 같이 죽어버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표시되는 것이다.
다만 노화로 죽게 됐을 때는 생명 연결이 무효가 되었다.
 
어떤 돈 많은 살인마는 돈으로 생명 연결을 사들였다.
그가 사형에 처해지면 무고한 사람들이 같이 죽게 되므로 사법부는 쉽게 형을 집행할 수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 연결을 팔기 시작했다.
희한하게도 연결하는 사람의 수에는 제한이 없었으므로
자신의 생명 연결을 무제한으로 팔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 많이 팔아버릴수록 목숨이 금방 끝나버리곤 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오래 살기도 했다.)
 
근데 어느날 머리 위에 -1인 사람이 한 명 나타났다. 사람들은 마이너스가 무얼 뜻하는지 궁금해했다.
많은 사람들은 -1인 사람이 죽으면 이미 죽은 사람이 살아날 거라고 추측했다.
누군가 참지 못하고 -1인 사람을 쏘아 죽였을 때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구 어디선가 한 명의 사람이 목숨을 구했다.
-1인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2보다 작은 숫자의 사람들이 증가하자 정부는 비밀리에 실험을 했다.
'그 사람들을 동시에 죽여보자'
지구에서는 그 순간 사망한 사람들이 동시에 살아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고 결국 마이너스의 비밀이 밝혀졌다.
그 후로 -1인 사람은 논외로 하고, -2보다 작은 숫자의 사람들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 사람이 죽게 되면 2명 이상이 부활하게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약으로 부를 축적한 카르텔 두목은 마이너스인 사람들을 인질로 모아둔 다음에
자신이 죽게 되는 순간에 그들을 동시에 죽여버리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운 좋게 카르텔 두목은 다시 부활할 수가 있으니까.
그래도 돈 많은 노인 부자들에게는 무의미했다. 노화로 인한 목숨은 살릴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4294967296인 사람이 나타나게 되었다.
맙소사 저건 뭐지?? 전 세계 최대 이슈가 되었다.
'저 사람만 죽이면 43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아나게 되는 건가??'
'홀리 쉣!! 저 놈은 하느님이 보내준 인류의 선물인가봉가!! 저 놈을 죽여버리자'
'이제야 죽창을 찔러야 낙수효과가 생긴다는 걸 눈으로 볼 수 있겠구만'
'안됩니다. 갑자기 43억명이 살아나면 인류는 혼돈에 빠질 겁니다'
'43억명이면 이미 뼈밖에 안 남은 사람들도 살아나게 되는데 그럼 어찌 되는 거지??'
'좀비들의 세상이 오는 건가?? 맙소사!! 나는 좀비 너무 조아행!! 눈으로 실물을 보고시퍼!!'
별별 의견이 다 나왔다.
결국 -1인 사람을 최초로 쏴 버린 사람이 -4294967296인 사람을 또 쏴버렸다.
그 즉시 인류의 4294967297명은 죽어버렸다.
젠장... 숫자범위 초과로 4294967297이 -4294967296으로 되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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