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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술 발달 무서워요.
게시물ID : sound_19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あかねちゃん
추천 : 4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23 16:36:02
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만 하더라도 국산 음감기기라는 건 상상속의 영물인 여친만큼이나 현실성 없는 농담이었고 심지어 휴대폰을 음감 기기로 쓴다는 건 뭐라고 해야 할까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판타지 작가가 판타지 소설 쓰는 격이었죠.

mp3가 처음 나온게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 아무튼 그 쯤이었어요.

그 때 처음 나온 mp3 스펙이 32MB, 32GB가 아니라 삼.십.이.메.가.바.이.트 Thirty Two Mega Byte 였죠.ㅋㅋㅋㅋ

당시 제가 썼던 건 무려 MD. 지방 살고 있는지라 MD는 커녕 간간이 일제 카셋트 테입 들고 다니던 사람도 있었고 아니면 아이리버에서 나온 MP3CDP 들고 다니던 사람도 있었죠.

음 요즘에는 해외 직구라는게 국내서도 합법화 된 일이잖아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는 이런 직구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MD는 국내서 정식 수입 되는 모델보다 안되는 모델이 더 많았죠. 그 때 제가 썼던 모델들은 주로 소니제인데 국내 정발은 안 된 물건이었죠. 그럼 어떻게 썼느냐?

혹시 밀수라는 얘기 들어 보셨나요? 아니면 보따리상이라든가. ㅋㅋㅋ 저 뿐만 아니라 당시 MD의 태반이 일본 오가는 여객선의 보따리 아지매 아자씨들이 풀어 놓는 물량들이었죠.

심지어 MD 요 물건의 내구성이란게 유리가 강철처럼 느껴질 정도로 내구성이 형편 없었는데 밀수라 정식 AS가 안되요. 저만 해도 고등학교 3년간 갈아 치운 MD 숫자가 5대나 되었죠. 

근데도 굳이 MD를 죽어라 썼던게 오로지 '음질' 이거 때문이었죠.

CDP도 잠깐 쓰기는 했지만 포터블 CDP(당연 소니)의 음질도 CD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것 치고 매우 저질인데다 무엇보다 무식하게 큰 크기때문에 휴대성과 음질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게 MD 밖에 없었죠.(MD도 광매체를 쓰기는 하지만 일종의 MP3였죠)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아이팟이 등장했죠.(짜잔)

지금은 엄청 이상한 소리로 들리는데 애플의 아이팟이 하드디스크 내장으로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아이팟의 용량이랑 음질은 반비례 관계였거든요.

저도 아이팟의 소리 들어 보고는 -_- 이렇게 되어서 아이팟=패션 아이템이란 인식이 콰악 박히게 되었는데...

08년 일본에서 귀국한 뒤에 MP3(이것도 소니 네트워크 플레이 이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소니 한테 최소 1년에 3-40만원씩 헌납하는 성실 고객. 캬아아 소니 타임 개새들)가 마침 박살이 난 데다 아이폰3gs 나왔겠다 일단 소리나 함 들어 보고 mp3를 따로 사든가 라고 계획을 세웠죠.

그리고 신세계가 화알짜악.

아이팟의 닭가슴살 같은 퍽퍽한 음색을 기억하고 있던 저로서는 진짜 충격적이었죠. 그 때 처음 느낀게 딱 소니 e01의 그 느낌이었죠. 그렇게 아이폰 4gs까지 쓰다가 삼성 갤삼으로 갈아 탔는데...

주욱 안드로이드 계열 쓰고 있네요. 

요즘은 휴대폰 뭘 쓰더라도 제가 고등학교 때 명기니 어쩌니 하는 것들보다 기본적인 음감능력이 좋아졌죠. 그러니까 상향평준화가 어마무지하게 일어난 셈이죠. 제일 큰 변화라면 역시나 음감기기가 휴대폰으로 넘어 왔다는 거지만 요즘에는 eq 조차 쓰지 않는다는 거죠. 그냥 플랫하게 들어도 심지어 그게 휴대폰임에도 저음 중음 고음 어느 영역이라도 딱히 딸린다는 느낌을 못 느끼겠더라고요.

요즘 일제 휴대폰(음악 하나 듣자고 그 쓰뤡들을 쓰느니 걍 국산 쓰지)의 오디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십년을 넘게 MD 써왔고 소니의 맑은 고음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저지만 요새는 국산 아무 휴대폰에서나 그런 음색을 느낄 수 있게 되다보니 나이도 얼마 안 먹고 시간의 힘을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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