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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6 1주일 플레이 후기 & 문제점(스압)
게시물ID : gametalk_326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개의달이
추천 : 1
조회수 : 184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0/27 17:05:21
저는 개인적으로 턴제 전략 게임을 좋아합니다. 문명 5나 엑스컴2 같은 것도 백 시간 단위로 플레이했고, 하스, 판마, 유희왕 등 TCG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즐겨 합니다. 특히 운빨보다는(보고있나 하스스톤)높은 수준의 상황 판단 능력을 요구하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문명6는 개인적으로 명작의 반열에 높고 싶습니다. 물론 개인 취향이라는 것이 천차만별이겠지만은,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8만 6천원이라는 가격을 아까워할 일은 없을 겁니다. 





일단 칭찬부터 시작해 볼까요. 전작과 달리 문명6에서는 모든 도시의 행복도가 각각 따로 계산됩니다. 즉, 문명 확장에 대한 패널티가 거의 없어졌죠. 저는 이 시스템이 신의 한 수라고 봅니다. 자신의 행복도를 아슬아슬하게 관리해 가며 도시의 숫자를 조절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이제는 정말로 문명 간에 영토를 가지고 대결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유레카 시스템 역시 게임의 난이도와 재미를 올리는 데에 한 몫 합니다. 이론상으로 기술 발전 속도를 2배로 뻥튀기시킬 수 있는 것이니, 전부 활용하진 못하더라도 유레카를 최대한 많이,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발동시키는 것이 실력의 척도가 되었습니다. 특히 특정 유닛이나 건물을 해금하기 위해 테크를 무리하게 일직선으로 올릴 경우, 유레카를 발동시킬수 있고 없고가 굉장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특수지구 시스템 역시 저는 굉장히 호평합니다. 이제 도시를 하나 짓더라도 생각할 것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이 도시에선 어떤 특수지구를 어떤 순서로 건설할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고 위치를 선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 6타일 내에 효과를 미치는 지구들은 더욱더 신경써서 위치를 잡아야 하고, 특수지구가 건설될 곳에 쓸데없이 타일을 개발하지 않는 세심함도 필요합니다.

종합하자면, 게임이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변수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고정된 테크트리가 정해지기 힘들고, 그런 것이 정형화된다 하더라도 상황에 맞게 조절해 가며 운영해야 합니다. 물론 유레카고 특수지구고 자시고 대충 신경 끄고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럴 경우 발전이 못해도 3할은 느려질 겁니다.

이것은 확실히 게임의 재미를 늘려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고, 내정에 실력이 많이 요구되는 만큼 AI가 인간의 운영을 도저히 따라가지를 못하더군요. AI전에서는 후반(주로 산업시대)까지 버티기만 하면 이긴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난이도에 상관없이 말이죠.






게임의 전체적인 시스템과 구성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용기에 담는 내용물에 있어서, 아직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보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문명6의 선택지의 다양성을 호평했죠. 그런데 막상 익숙해지고 나면, 생각보다 그렇게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은 잘 구현해 놓았지만, 그 선택지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문명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정복'과 '운영'인데요, 일반적으로 정복 전략은 타이밍 러시를 기반으로 합니다. 일정 시점까지 있는 한껏 배를 불리다가, 원하는 유닛 테크에 도달했을 때 물량을 폭발시켜서 적을 밀어내야 합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처럼요. 그런데 문명6에는 이게 힘듭니다. 거의 시작하자마자 설계해 초반 러시를 가거나, 아니면 산업or현대 시대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솔직히 고유 유닛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힘듭니다.

왜냐면 유닛 간의 공백이 너무 커요. 고전 시대에 검사가 나오고, 다음 유닛인 머스킷 총병은 르네상스 시대까지 가야 합니다. 문제는 머스킷 총병과 사석포는 질산칼륨이 필요한데, 자신의 영토에 질산칼륨이 있을지 어떨지는 머스킷총병 연구가 끝나는 동시에 알 수 있습니다(...) 이걸로 타이밍 러시를 잡는 것은 미친짓에 가깝습니다. 문명6에서 타이밍 러시가 실패한다는 것은 게임을 패배한다는 의미이니까요. 낮은 난이도의 AI전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플레이어와의 대결에서는 내정의 격차를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문화가 생각보다.. 잉여롭습니다. 우선 문화 승리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한 데다가,(솔직히 과학 승리가 더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 트리에서 얻는 이득이 전작보다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즉, '극장을 지을래, 캠퍼스를 지을래?' 라고 하면 99%의 상황에서는 캠퍼스를 짓는 것이 이득이라는 뜻입니다. 문화는 별로 유래카를 촉발한 유인도 없고, 극초반 정치 체제만 해금한 후에는 저 멀리 필요한 테크에 찍어두고 잊고 살아도 솔직히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는 유저들에게 선택지 하나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리고 종교 시스템은 왜 이어져 왔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문명에 그렇게 큰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도 아니면서, 귀찮기는 무진장 귀찮습니다. 할 것도 많은데 사도를 하나하나 뽑아서 전도를 해야 하는 그 엄청난 작업량이란... 솔직히 종교관 하나만 만들어두고 성소 없이 플레이해도 별 영향이 안 옵니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종교 만들어서 전파해 줄테니.. 근데 또 이렇게 손 놓고 있자니 종교 승리가 무서워지죠. 문명6에서 종교는 정말 애매한,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종교 창시자에게 조금 더 많은 이득이 주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낮은 확률로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거나 하는...

그래서 이 내정 플레이 역시 어느 정도 획일화된 감이 있습니다. 일단 테크를 산업화까지 일직선으로 찍고, 모든 도시에 공장을 올려야 합니다.(나름대로 고증에 충실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산업혁명은 최고존엄이죠.) 앞서 말했듯이 문화와 신앙은 뒷심에 도움이 되지 않고, 문명6에서는 생산력 >>> 과학입니다. 그리고 공장 하나를 지으면 생산력 3을 도시 4~7개에 부여해줄 수 있습니다. 즉 건물 하나가 단독으로 생산력 12~21을 창출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공장을 먼저 짓고 캠퍼스와 기타 등등을 더 빠른 속도로 올리는 편이 과학력에도 더 도움이 됩니다. 문명 5에서는 이런 식으로 플레이했다가는 생산력이 남아돌아 나중에는 건물이란 건물을 전부 짓고도 과학 연구나 하고 있어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죠. 문명6에서 작업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무시하고 캠퍼스 같은 것만 올릴 경우 미래 기술을 연구할 때까지도 우주비행장을 못 짓습니다. 정말로요.




쓰고 보니 불만이 칭찬보다 몇 배는 길어진 것 같네요. 여하튼 총평하자면 이렇습니다.

1. 문명6은 확실히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당신이 문명5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면 구매를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2. 다만 아직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럿 보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확장팩을 통해 개선이 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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