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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소리와 함께한 밤 (반짝이 찾아 삼만리)
게시물ID : animal_170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셀렙
추천 : 14
조회수 : 39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1/05 18: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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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매일 밤 반짝이를 위한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 진행중입니다.
가장 유력한 제보였던 진곡산단 3번로 이후 반짝이가 헷갈리지 않도록 한번 왕복후 중간 지점까지 아이들과 매일밤 강행군을 했습니다. 집에서 산을 넘어 기점인 광주여대 지나 하남성심병원에서 하남산단까지 다녔습니다.
반짝이가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하다 보니 눈에 띄기가 쉽지 않은 아이입니다. 사람눈을 피할 수 있는 주택가보다는 산을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서울에 살 때 반짝이를 위해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하루에 2,3번 산으로 산책을 다녔습니다. 사람이 없는 밤에는 등산로로 산책을 했지만 새벽과 낮에는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오솔길로 다녔었습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산이 걸렸습니다. 등산로는 우리집 아이 셋을 데리고 아침과 낮에 갈 수가 없습니다. 욕설과 공격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니기 힘듭니다. 특히 가장 작은 순돌이에게 스틱 휘두르고 발로 위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호자인 제가 리드줄을 쥐고 컨트롤 하고 있어도 무엇이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습니다. 순돌이가 사람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지금은 산책할 때 순돌이 기준에서 무엇인가가 수상하면 마구 짖습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어제밤 집에서 광주여대쪽 동자봉을 지나 산정약수터 , 절골삼거리 거쳐 장수제까지(약 5km정도) 가서 진곡산단 3번로로 가는 대장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10월 말까지는 밤 12시까지 등산로에 불을 밝혔지만11월 부터는 10시까지 켜줍니다.
사람들이 하산한 이후인 8:30에 출발했습니다. 점점 길이 험해지고 10시가 되니 역시나 등도 꺼졌습니다.
한참 걷고 있는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빵소리가 났습니다. 폭죽소리인가? 뭐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고 있는데 또 소리가 났습니다. 총소리 같았습니다. 순간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갑니다. 시골에서 고라니나 멧돼지가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총으로 죽여도 된다는 허가를 내준다는 것을 티비에서 봤는데 여기도 그런 것인가? 
뒤로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고 장수제까지 가야하는데 장수제에 가까워질수록 총소리도 점점 커졌습니다. 우리를 오해하고 쏘면 어떡하지? 총소리가 들릴 때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산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절골삼거리에서 장수제 가는 길이 가장 험했습니다. 내리막길이 심해서 서두르다 넘어지고 친구에게 전화해서 무섭다고 끊지 말라고 통화하면서 산을 내려갔습니다.
그 이후에도 총소리가 들려서 우선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119에서 112 신고하라고 해서 다시 112 전화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제 위치를 물어보셨는데 왼쪽은 큰 고가 도로에 오른쪽은 산과 밭(?)밖에 없었습니다. 전화 끊지 말라고 하시면서 위치를 계속 확인하셨습니다. 통화중에도 3번이나 총소리가 났습니다. 한참 가다보니 꿩고기 전문식당과 주유소가 보여서 알려 드렸습니다. 금방 오신다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경찰차를 보니 안심이 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식당주인분도 나오시고 서로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새나 고라니를 쫓기 위해 총소리를 내는 기계소리라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어등산은 사냥이 허가된 곳이 아니랍니다.
경찰분들이 제가 왜 한밤중에 이 멀리까지 왔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강아지 찾으러 왔다고 했더니 한 분이 프랑카드를 기억하셨습니다. 너무 불쌍해 보이셨는지 집까지 너무 멀다고 데려다 주겠다고 하셔서 경찰차를 타고 집까지 왔습니다.
우리 반짝이... 이 언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동생들 데리고 가서 흔적 남기는것 뿐인데 쉽지가 않습니다.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해서 생기겠지만 우리 반짝이 만날 때까지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몇 달이 걸릴수도 있고 해도 넘길수도 있지만 반짝이가 우리를 찾아 헤메고 있을 것이 뻔한데 제가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반짝아 어제 언니 생일이었어.
몇 살인지 생일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반짝이...
내 생일날을 네 생일로 하기로 했는데 올해 처음 맞는 생일을 같이 못 보냈네.
크리스마스는 우리 다같이 보내자. 맛있는 케이크 만들어줄게.
반짝이 사연 : http://blog.naver.com/terida/220847627587
 
반짝3jpg.jpg
반짝이 전단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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