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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듣다가 생각난 이야기 - 브로콜리너마저'변두리소년소녀'
게시물ID : music_131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SSword
추천 : 5
조회수 : 2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10 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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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너마저 '변두리소년소녀']
넌 내게 말했었지 내게도 날개가 있을까  그럼 왜 나는 볼 수가 없을까
걱정하던 너를 위로할 수 없어 미안했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어 넌 날개가 있단 걸 비겁한 세상엔 머물 수 없는
눈을 감지 마 모든 걸 알게 되면 다시 날아갈 거야
 
네가 미워했던 만큼 멀리 날아갈거야
네가 아파했던 만큼 다시 꿈을 꿀 거야
너의 마음속의 어둠만큼 빛이 날 거야
내가 너를 차마 쳐다볼 수도 없을 만큼
 
난 사실은 너무 불안했지 네가 날 떠나진 않을까 그럼 널 따라 날 수가 있을까
네가 너무 좋아 조금씩 빛나고 있는 너 하지만 난 아닌 걸
 
 
사실은 알고 있었어 넌 날개가 있단 걸 비겁한 세상엔 머물 수 없는
눈을 감지 마 모든 걸 알게 되면 다시 날아갈 거야
 
네가 미워했던 만큼 멀리 날아갈거야
네가 아파했던 만큼 다시 꿈을 꿀 거야
너의 마음속의 어둠만큼 빛이 날 거야
내가 너를 차마 쳐다볼 수도 없을 만큼
---------------------------------------------
 
노래를 듣다가 생각난 이야기이다.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던, 그러니까 벚꽃이 피던 무렵의 일이다.
 
두 번의 수능 끝에 입학한 학교였지만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있던 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MT도 참여하지 않은 채
자취방과 강의실만을 오가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자연스레 술자리에 부르는 사람도, 과 행사에 부르는 사람도 없었기에
내가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 되었다.
 
 
오전 강의가 갑작스레 휴강했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던 어느 월요일,
자취방으로 돌아가던 길에 학생회관 옆 벤치에 앉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벚나무 아래에 있는 탓에 항상 쌍쌍이 앉은 커플들이 차지하고 했던 벤치에 혼자 앉아서,
건너편 잔디밭 옆에 서 있는, 짐을 한가득 실은 용달차에
몇몇 사람들이 달라붙어 짐을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마 잔디밭에서 밴드 공연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마침 그들과 나는 서로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지만,
다행히 서로를 방해하지 않을 만큼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장비들을 옮기고 만지는 모습들을 한가롭게 구경하기 시작했다.
 
 
오전 강의가 갑작스레 휴강했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던 사람과,
거리에서 밴드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 말고는
다들 한창 수업을 듣고 있는 월요일 오전에,
한참이나 장비들을 옮기고, 만지고, 뚝딱거리던 그들은
어느새 악기들을 손에 쥐고 저마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보컬인가 싶은 사람이 아, , 마이크를 잡고 테스트를 하더니
뒤에 있던 기타에게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 넌 튜닝도 안 하냐. 그게 튜닝 한 거라고? 다시 해.
마이크에다 대고 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핀잔을 주는 소리가 스피커로 새어 나왔다.
 
참 싸가지 없는 인간이구나.
 
 
커다란 스피커 뒤쪽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튜닝을 제대로 못해 핀잔을 들은 기타가 한참 뒤에 꾸물거리며 일어났다.
아마 튜닝을 마친 듯, 이제 본격적으로 리허설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몇 보이긴 했지만 자리에 멈춰 서서 그들을 지켜보는 것은 나 하나뿐이었다.
가볍게 반복되는 멜로디와 이어지는 파워 코드로 노래의 처음을 이끈 것은 기타였다.
 
그리고 노래를 멈춘 것은 나였다.
 이제 막 입을 떼려던, 아까 그 싸가지 없는 인간은
잔디밭을 가로질러 자신들에게 걸어온 웬 남자에게 경계하는 시선을 보냈다.
 
……. 밴드에 가입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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