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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시대, 우리나라 였어도 트럼프는 당선됐다
게시물ID : sisa_7841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rssola
추천 : 4
조회수 : 78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1/12 00: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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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주님, 이게 무슨 일 입니까?" 기도하고 싶은 일이 벌어졌다. 도날드 트럼프가 세계 최강대국이라 불리우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다니..

남의 나라 대통령이 무슨 상관이냐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세계 최강대국에, 우리나라가 경제적, 군사적으로 종속된 사이라면 너무도 큰 관계가 있다.

당장 트럼프가 들고 나온, 해외주둔군과 관세 문제만 해도 우리나라는 주된 표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어떻게 미국을 운영해 나갈지 거기까지 생각할 능력도 안되고, 그럴 마음도 없다. 

내가 블로그에 쓰고 싶은 건, 트럼프가 어떻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었냐와 그것이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짐작했겠지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사회적 분위기는 우리나라도 겪고 있는 일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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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어렵다
트럼프현상과 샌더스열풍, 좌우 양 진영에서 불어온 두 바람의 저변에는 살기 힘들다는 공통의 정서가 깔려있다. 이대로는 힘들다.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은 보수와 진보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해결 방안이 극단에 있다는 것이다. 다들 알겠지만, 민주당은 부유세와 가진 자에 대한 사회환수를 주장하고 공화당은 적극적인 세금감세로 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니 개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할 수 있지만, 최소한 지금 글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트럼프가 인식하고, 대중을 선동한 것은 '내가 너희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겠어', '다시 예전의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어' 이지. 정확하고, 확실한 해결 방법을 제시해서가 아니다. 

미국의 일반 시민의 궁핍한 상황에 처해있고, 보다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기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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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이 중요해
위에 트럼프는 미국 국민이 살기 힘들다는 것을 관세 강화등을 통한 보호주의, 세금 인하로 해결한다고 했다. 이건 문제를 해결하는 정답은 아니다. 

미국은 대한민국과 달리 수출국가가 아니다. GDP의 대부분은 내수에서 발생한다. 수출이 차지하는 규모는 10% 도 넘지 못 한다. 보호주의로 일반국민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 더구나 미국이 보호주의를 취하면 다른 나라가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는 제2의 국가로 떠오른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를 만들려고 할 것이고, 유럽와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도 저마다의 공통체를 만들며 미국에게 역 보호주의를 취할 것이다. 

또한, 세금인하는 좋다. 하지만 세금을 이유 없이 걷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이 대선 전 방송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증세없는 복지 할 수 있다'고. 결과는? 모두가 알지 않나? 국가부채만 끝없이 늘어날 뿐이다.

여기서 트럼프가 영리한 점, 그리고 미국민이 생각이 짧거나 이기적인 것은. 트럼프의 보호주의와 세금인하가 미국민을 잘 살게할 정답은 되지 않지만, 단기적으로효과를 낼 수 있는 모르핀투여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인기 4년 혹은 8년 동안, 미국은 수치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다른 나라와의 공생과 협조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찍어내 시장에 풀면 경제 수치는 올라간다. 그러나 트럼프 이후의 미국은 말하지 않겠다. 모르핀으로 정상적으로 기대할 수 없을 운동을 취한 사람이, 모르핀 효과가 끝난뒤에 어떻게 될까?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한가?

이건 지금 현재 미국 국민이 지금 당장의 편안과 조금의 나음을 위해 다음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다. "나는 몰랑, 니네때 일은 니네가 처리해" 

트럼프 이후의 세대는 트럼프가 싸질러 놓은 똥덩어리를 치워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와 파탄난 관계 그리고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부채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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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옳은 건 알겠는데, 귀찮다
미국인은 정말 멍청한 걸까? 바보라서 당장만 바라보는 트럼프라는 선택을 한 걸까?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더구나 퇴임을 앞 둔 오바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대통령이다. 되게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나는 트럼프의 말을 믿는 골수 공화당지지자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트럼프에게 투표한 또 다른 한 측은 트럼프가 당장 오늘만 산다 타입인 것도 알겠고, 오바마가 하는게 옳다는 것도 알지만. 그 옳은 길이 힘들고 귀찮아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도 김대중, 노무현을 거치고, 이명박으로 오면서 그런 심리가 있지 않았었나? 그들이 하는게 옳은 건 알겠는데, 내 삶은 그리 나아지지 않은 것 같고. 당장의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는 이명박의 주장이, 설사 그가 비리 조금 저지르고 해먹을 것이라고 생각해도. 당장 조금 편해진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더구나 민주당 정권에서 한 정치적 옳바름의 해석은, 때론 보수주의자는 물론 평범한 일반인에게도 폭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건 트럼프의 주요 공략지점 중 하나였다.

트럼프는 이기적인 속물일지언정, 바보가 아니다. 그의 주장은 미국의 일반국민이 부정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약한 부분을 건드린다. 

사실 그가 주장하는 위대했던 미국은, 정말 위대한 미국이 아니라 백인이, 기독교인이, 중년이, 남자가 우월했던 미국이다. 아무리 그라도 그걸 대놓고 말 할 수 없으니까 돌려 말하는거다. 위대했던 미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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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마음 당신은 없나?
크리스마스에 캐롤을 마음대로 틀지 못 하고, 해피홀리데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무슬림의 요구로 / 공공장소에 성조기를 내려달라 요구한다, 타국가인이 불편할까봐 / 학내에서 성평등 교육시간에 남녀연봉차이가, 성별이 아닌 직종과 추가근무시간이 크다는 결론이 나오자 토론을 중지시켰다 / 주류배달을 거부하는 무슬림을 퇴직시켜 발생된 소송에서 해당 거부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지불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는 말한다. 크리스마스에 캐롤을 부를 자유를 다시 주겠다고. 대학에 인도인, 아시아인, 흑인, 히스패닉이 아니라 우리 백인이 가득하게 하겠다고. 남자가 남자이기게 자부심을 갖게 해주겠다고. 무슬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정치적 올바름이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정치적 올바름이 모두에게 적용된 시기는 안타깝지만, 현재도 오지 않았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에서도 이제 십 몇 년 되었을 뿐이다. 

안타깝지만, 지구에서 달로 사람이 날아가던 때에도 이 행성에는 노예가 존재했다. 정치적 올바름의 추구는 우리의 DNA에 각인된 본능적인 행위도 아니고, 오히려 각자의 희생과 배려가 필요한 대단히 높은 수준의 이타적인 지적행동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당연히, 그 정치적 올바름이 진정 올바른 것이라고 믿더라도 그것을 실천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당신이 30~40대의 백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이 나라를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과연 트럼프의 발언에 끌릴만한 무언가를 느끼지 못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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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이미 올바름을 버리고, 혐오를 택했다
일베, 메갈리아, 어버이연합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나는 혐오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에 대한 무자비한 혐오. 이미 대한민국에서 혐오는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그건 일부의 얘기라고? 일베나 메갈리아나 다 이상한 애들 아니냐고?

아니, 우리 모두의 얘기다.
디시인사이드는 일베와 메갈의 아버지요, 어머니이니 제외를 한다고 해도 오유, SLR클럽, 뽐뿌, MLB파크, 웃대 어디 어느커뮤니티이든 혐오는 판친다. 

개독, 개누리당, 빨갱이, 수구꼴통, 한남충, 꼴페미, 세이콘, 범죄두, 북패, 급식충, 쪽바리, 짱깨...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상대방을 비하하는 용어가 판친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상대방을 깍아내리고 비난하고 헐뜻는데 있는 힘을 다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베'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메갈'은 그나마 어느 정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여성은 대한민국에서 약자이고, 많은 희생을 받아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건 사회전반적으로 알려져야하고, 극복해야할 공통의 과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메갈리안을 하는 몇 명의 여성과 대화를 하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성의 심정도, 메갈리아를 하는 사람의 생각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혐오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메갈리아는 20-30대 남성과 힘을 합하여 기득권과 싸워야 한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일으키는 사회구조를 막아야 하고, 법적으로 동일직종과 동일노동이라면 법적으로 동일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젊은 계층의 남성과 공동전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을 사회를 만들어야지, 성별을 기준으로 혐오해서는 안된다. 여성이 여성이기 때문에 얻는 불편함과 고통을 막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혐오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나 또한 남자로써 여자가 더 많은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살아왔고 그러길 바라지만 혐오의 대상이 된다면, 여자의 주장을 존중해주기 싫어진고' 

여성이 바라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독립된 사회는 여성만의 힘으로, 남성을 혐오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의와 이해를 통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그리고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얻으려면, 성별로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소시민대 기득권의 대결로 가야 한다고 말이다.

그때 그녀의 발언은 단호했다. 한번도 보지 못 한 눈빛으로 나에게 말했다. 설득과 타협은 쉽지 않은 것이라고, 남성에 대한 단호한 혐오가 이룬 것이 더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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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를 자신있게 말하는 국가, 어떻게 될까
살기 어렵다고, 돈 더 잘 벌게 해줄께 라고 대통령을 뽑는 거라면, 우리는 이미 미국보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을 투표로 당선시켰다.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업적을 이룬 기업인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우리는 이미 해냈다.

말도 안되는 헛된 공약을 남발하는 대통령,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한 계획을 제시 하지도 않은 채. '나는 할 수 있어'를 남발하는 대통령도 우리는 이미 뽑았다.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국가채무를 감당 못 할 정도로 늘려놓고 자신의 친구의 복지만 챙긴 대통령을 말이다.

더구나 지금 시대는 혐오를 당당하게 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예전에는 혐오를 말하면, 그러면 안되는데.. 그래도 그렇잖아.. 이런 식의 변명은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당당하게 혐오한다. 경북/경남 시민이 박근혜 지지자가 많으니 독재지지 세력이라고, 광주/전남에서 국민의당이 많은 표를 가져가서 야권을 망치고 있다고. 일부 기독교인이 나쁘니 기독교를 믿으면 나쁜 사람이라고. 여성으로 태어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 개념없고 생각없는 거라고. 남성으로 태어났으니 준비된 성폭행범이고 혐오를 받아도 괜찮다고. 일본인은 전쟁을 일으켰으니 모든 일본인은 쓰레기라고. 

유권자의 구성 상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과연 이런 서로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혐오를 조장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고 있는 동안, 잘 됐다고 나는 너희가 서로 싸우는 사이 내가 원하는걸 가져가겠다고 할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지 않을까?

나는 아니라고 말 하지 못 하겠다.

그래서 나는 트럼프를 뽑은 미국인이 비겁하고, 결국 자신이 후회할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인이 어리석다고는 말 하지 못 하겠다. 우리는 언제나 미국인보다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해왔고, 더 어리석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트럼프 같이,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는 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될 수 있다. 

나는 이명박대통령 뒤에 박근혜 대통령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선이 됐다. 그리고 이 혐오가 판치는 시대. 이 혐오를 이용할 수 있는 인물이 여당의 후보에 오르고 미디어가 혐오를 조장한다면, 과연 박근혜 뒤에 다시 이해하지 못 할 대통령이 나온다고 해도 그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만 같다.


뱀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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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가 벌링턴 시장에 당선되고 처음에 한 일 중 하나가 쓰레기를 주웠던 거다.
혐오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몇 몇에게 말하고 싶다.

설득과 협상은 너무나 어렵다. 그리고 그 과정은 느리고, 더딜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이 바뀌겠어? 변하는게 있겠어? 라고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답답하다고, 진부하다고, 느리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당신이 서 있는 거다.

세상은 드라마와 영화가 아닌다,
빠르게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빠르게 변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출처 http://daflowed.blog.me/220859544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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