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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5
게시물ID : panic_915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넴이음슴
추천 : 2
조회수 : 7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15 23: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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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꽤나 좋은 집터를 계약했다. 주변에 편의 시설이 없고 버스가 들어오지 않기에 아주 싼값에 계약했고 바로 공사에 들어갈수 있었다.

ㅡㅡㅡㅡ
...사님.. 약사님?

ㅡ 아..네. 아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아이 참.. 저번에 제가 여쭤본거 어때요? 가능해요?'

해부학 교실은 이미 끝났지만 이 여자 참 끈질기다. 일주일에 한두번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연락을 한다. 

ㅡ 아..그게 저번에 말씀드린대로 처방을 받지 않고서는 곤란합니다. 다이어트약이 부작용도 있고.. 향정으로 분류가 되는게 많다보니 저희도 처방된 수량과 다르면 곤란하거든요.

'아니 그러니까 약사님께 부탁드리는거잖아요~ 요새 DUR인가 뭔가해서 어느 병원에서 얼만큼 처방 받았는지까지 나오구.. 중복처방도 안되구...  살은 어케 빼라구~ '

하... 이 여자... 그럼 쳐먹질 말던가.. 먹을땐 미치광이처럼 먹더니 약먹고 살을 빼겠다고? 찌느라 돈, 빼느라 돈... 식욕도 하나 조절 못하는건가? 

열번쯤 연락이 오면 한번 만날까 말까 한 사이지만 만날때마다 살 이야기니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참 크다.

ㅡ 나희씨는 살 안빼셔도 이뻐요. 지금도 늘씬하시면서 왜 살을 빼려고 하세요.

'어머? 여기 팔뚝 늘어진거 봐요. 턱도 세개 아니 네개야.. 다리도 어휴..약사님도 참 아무 여자한테나 이쁘다고 그러면 안돼요. 오해하고 싶잖아~'

자극적인 콧소리가 신경을 긁는다. 

오해하게끔 말하는걸 연습한것이 참 유용하게 쓰인다.

굳이 애인을 만들거나 하진 않을 예정이지만 나에 대한 신뢰가 커지는것은 환영할만한 인이다.

카페주인, 이랑과는 크게 친한 사이는 아닌듯하다. 아니 이 여자는 어떤 여자와도 크게 친할 타입은 아닌듯하다.

나에게 얻을것이 많다고 판단된듯하다. 

물론 연애활동에 목적을 둔 이런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나에게 많다는 뜻이겠다.

'그나저나 집 완성 된거예요? 집들이 언제 하실거예요~?'

대체 누구랑 집들이를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다.

ㅡ 나희씨랑 이랑씨 둘만 초대해서 집들이를요?

'어머~ 이랑이는 카페 못비울거예요. 저 혼자가면 안돼요?'

아직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다. 아직을 준비가 부족하다.

ㅡ 아직 테라스쪽 공사랑 마당 마감을 덜해서... 한달정도는 있어야 사람사는 집같을겁니다. 그때 초대하도록 하죠.

'에~ 난 지금 가도 상관 없는데~ 뭐 한달후에 정식으로 초대해주세요. 그리고 이랑이한텐 제가 물어볼께요'

절대 연락하지 않을 것이라는걸 알수있다. 분명 지난번 아파트로 왔을때도 그랬었다. 혼자 와주는게 더 낫다. 일하기가 더 쉬울테니까.

ㅡㅡㅡㅡ
본채와 이어진 뒷채에 작은 풀장...이어지는 테라스..그리고 테라스와 연결되는 부엌. 생각했던 대로 아주 잘 나왔다. 창고 역시 잘 마무리 된듯하다.

뒷채와 본채를 이어주는 복도... 그리고 복도 끝자락에 위치한 서재... 겸 음악을 들을 곳...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부엌을 바깥 테라스까지 빼서 뒷채와 연결될수 있도록 하였다. 

설계사에겐 파티에 어울리는 집으로 하고싶다고 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아니 기회가 되는대로 파티를 할 생각이다. 바베큐 그릴도 큰 녀석을 샀다. 난 채식주의지만 그래도 파티에 올 사람들은 다르겠지? 그리고 이사오면서 데려온 도비, 베르.. 두 녀석도..


할 일이 많다. 준비해야할것도 많다. 그러나 정신적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은 아니다. 


... 곧... 넘치도록 채워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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