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11월 첫 주에 다녀온 기록일겁니다.
화성의 작은 수로형 방죽을 두 번 다녀온 뒤 '그래, 삼세번은 해봐야지...' 하며 다시 다녀왔었군요.
미련과 욕심이 뒤엉킨 오전엔 하염없이 찌만 바라보며 가을의 주말 오전을 보내버렸고,
오후들어 점점 평정심을 되찾다 해 질 무렵이 되어서는 헛헛한 웃음으로 기대감은 접어 두고 갈대 들판을 즐기기로 합니다.
해가 넘어가고 붉은 놀이 퍼져갈 즘에 아예 텐트까지 치고 낚시보다는 캠핑 기분을 내볼까 합니다.
예보와는 달리 바람은 잦아들지 않고 가을의 저녁 온도를 뚝뚝 떨어 트립니다.
방한 준비는 나름 잘했었기에 추위는 걱정이 없지만 바람은 감당이 안되도록 불어 대는군요.
이제 케미를 꺾고 밤낚시를 시작해야 하지만,
한번 쓰러진 낚시의 기대감은 도무지 다시 일어서질 못하는군요.ㅎㅎㅎ
결국 한밤중 철수길에 뻘밭에 빠져 온몸이 진창에 뒹굴어가며 겨우 탈출해서 귀가를 합니다.
참 마음같지 않은 것이 낚시로군요.
홀로 낚시를 다닌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가기가 너무 어려운 취미입니다. ㅎㅎ
지난 주 온 나라가 들끓는 와중에 함께 하지 못하고 친지분의 부탁으로 다시 낚시길에 오릅니다.
좋아하는 낚시를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직업을 갖고 계신 분이라, 모처럼 주말을 함께 해주기를 요청하시는 손길을 거절할 수 없어
이런 저런 속보만을 찾아 보고, 들으며 다시 물가에 앉았었네요.
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찾아 뜻을 함께 했고, 비교적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다는 소식을 밤 늦게까지 귀기울이며 안도합니다.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어서인지 낚시도 쉽기 않더군요.
해야 할 일이 많은 가을입니다.
비록 조과는 미미했지만 지난 밤 국민들의 힘찬 희망의 소리를 들었기에 미안하고 또 뿌듯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네요.
또 주말이 되었습니다만 이번 주말은 물가가 아니라 더 넒은 광장으로 가야겠습니다.
직장을 서울로 옮겨 온 지 십년이 되었는데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광화문과 시청광장이었네요.
산으로 물가로 주말을 보내다 보니 정작 서울 시내를 돌아 보지도 못하고 그나마 찾는 곳이 광장이었으니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조만간 광장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을 더 많이 가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내일은 낚시도 좋지만 서로 뜻을 확인하고 주장하는 하루를 보내시는 것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