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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어르신
게시물ID : soda_4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꺽다리아저씨
추천 : 34
조회수 : 4383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6/11/18 18:43:58
음기가 부족해서 음슴체..
 
혼자 국밥으로 해장하고 담배한대 태우려고 식당 뒤 흠연공간을 찾았음.
마침 저보다 네 다섯은 어려보이는 청년 둘이서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음. 보기 좋았음
 
대화 내용은 대략
 
청년 A : (폰을 보며)와...검찰조사 또 미뤘네? 이 미X년 이거 그냥 찔리는거 있다고 광고를 하네, 광고를 해 ㅋㅋㅋ 참고인 조사라는데 뭐가 그리 무섭다고 자꾸 미룬대?
 
청년 B : 뻔하지, 씨x~ 코치 없어지니까 뭐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아무것도 못하는거 아냐 ㅋㅋ 순siri한테 종이한장 접어다 줘~ 지령 써서 비행기 접어 청와대쪽에 날리라고 ㅋㅋㅋ
 
딱 이타이밍에 주변에 듣고 있던 사람들이 피식 거림. 물론 저도 좀 웃기긴 했음.
그런데 갑자기 오십대 중반정도 되보이는 직장인(?) 아저씨 한 분이 담배를 바닥에 탁! 던지면서
 
아저씨 : 에이 씨x! 요즘 것들은 싸가x가 없어서 어디 어른 앞에서 대통령 가지고 농담따먹기나 쳐하고 있고...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진짜 딱 저렇게 말함.
거의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오글거릴 정도로 전형적인 대사였음 ㅋ.
청년들 역시 험악한 아저씨의 표정에 겁을 먹기보다는, 너무 전형적인 대사라 그런지 좀 부끄러워 한다는 느낌으로 쭈뼛거리고 있었음.
그때 갑자기 계셨는지도 몰랐던 어르신 한분이 튀어나오심 ;
정말 왜소한 체격이셨는데 그래서 안보였나봄.
여튼 깔끔하게 차려입으신 어르신이셨는데
담배를 재떨이에 툭, 털어넣으시면서 다 들리게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외치심.
 
어르신 : 으른 앞에서 지가 으른인줄 알고 어디 바닥에 담배를 쳐 던지고 즤럴이여 즤럴은...싸가x 읎는....재떨이 딱 요 있구마는...
 
그렇게 그냥 가실 듯 하시더니 갑자기 뒤를 확 돌아보시면서
 
어르신 : 그러고, 대통령은 나라 국민들헌티 쌩때같은 애기들 목숨 가지고 농담따먹기 허는디! 요 학상들이 거 가지고 한두마디 허도 못하믄, 이 시대가 어디 유신정권이여 뭣이여?! 으른대접 받을 것이믄 담배나 재떨이에 잘 버리고 말혀! 이 공중도덕도 모르는 무식헌 놈아!
 
 본인 거의 숨 넘어갈뻔...웃음 참느라 담배도 못피고 있는데
그 말 듣고 당황한 아저씨가 어르신 따라가면서 하는 말에 리얼 터지고 말았음.
 
아저씨 : 아, 아버지 그게 아니고...(어쩌고 저쩌고..멀어짐)
 
두분이 부자지간이셨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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