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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게시물ID : love_157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Frontier
추천 : 0
조회수 : 5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19 01:38:00

내가 쓴 편지중에는 

 아차, 봄에 가기 좋은,---------는 호텔도 있었답니다. 커텐을 열면 파란지붕에 하얀 벽의 오사카성과 분홍색 벚꽃이 보여요. 봄날, 아주 화창한 어느 봄날, 도시락을 당연히 뻔하게도, 나무 피크닉박스에 싸서, 하얀 빨간 체크무늬 담요를 덮어서 나와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따듯한 날씨에 둘은 손을 잡고 걸어요. 여자는 챙이 넓은, 리본이 달린 하얀 모자를 썼네요. 예뻐요. 게다가 봄에 젖은것 같은 흰분홍 원피스, 레이스가 예쁜파스텔 핑크 양산을 썼네요. 그런데 남자는 하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그날 아침에 한시간인가 만진 머리를 또 만지면서 아 모기있을거 같은데 이러면서 두리번거리고 있네요.ㅋㅋ 피크닉박스를 덮었던 담요를 풀밭에 깔고 앉은 여자 옆에, 방금까지 벚꽃을 딴다고 폴짝거리던 남자는, 철푸덕 앉아요. 아 날씨 좋다- 하고 기지개를 펴요. 아주 하품까지 하네요. 지금이 낮 몇시인데. 벚꽃이 예뻐요. 그런데 너무 많이 펴서, 그 냄새가 아찔하게, 또 몽롱하게 만들어요. 남자는 여자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네요. 여자는 '또 그런다 또 그러지 말랬지' 라고 말하려다가 피식 웃고나선,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 뭐 묻었어? 라고 물어요.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그냥. 오늘따라 더 예뻐서~ 라고 오그라들게 말하고는, 부끄러운지 아예 드러 누워요. 하늘에 구름이 마시멜로같아요- 바람이 부네요. 벚꽃이 날려요. 정말, 더이상 봄일순 없는 날씨에요. 무슨 영화찍는 것처럼, 그렇게 불가능 하지도 않은데, 못 해봤던, 없을것만 같던 그런 곳에, 그렇게 있던 남자는, 여자에게 귀를 대라고 손짓을 해요- "아- 나 있잖아 근데-" 아휴 또 뭔 개소리를 하려구. 여자는 귀를 가까이 가져가요. "사랑해-" 뽀뽀를 하더니 귀에 벚꽃을 꽂아줘요. 아주 오그라들어 죽을거같은데, 그런데, 그렇게 나쁘지 만은 않네요. 아니, 좋은것 같아요-

시공이 파괴될 수준도 있었을 정도로 달달했지만, 

너는 꽃이고 나는 칼이었다. 
나는 너를 사랑했지만 나는 네가 나를 사랑했는지 모르겠다. 

연락이 안된지 5일째다. 

가끔씩 내 카톡을 확인만 안했다면,
신고하고 난리 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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