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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린이의 다이어리.txt
게시물ID : wow_36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조위
추천 : 15
조회수 : 107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11/29 03: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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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하루 중 대부분을 돈을 벌어야 하는 내 처지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알피지 게임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쉴 시간도 모자라 죽겟는데, 잠깐씩 오버워치나 하는걸로도 충분해.'라고 곧잘 생각한건 꽤 합리적이었지만, 대결을 하는 게임에서 속터지는 팀원을 만났을땐, 인간본성의 근원 생각하리만큼 스트레스가 생겼다.

그럴때마다 나긋나긋한 기분으로 여유롭게 모험하는 알피지 게임이 그리웠을까. 포션을 챙기고 무기를 새롭게 하나 구해서 낯설은 곳을 탐험해보는 재미, 조금씩 강해지는 뿌듯함. 그런것들 말이다. 그런재미는 내게 느긋한 여유로움이 필요하다는걸 뜻했다.

재미있는 알피지 게임이 뭐가 있을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깜짝놀랄만큼 편리해져있는 새로운 알피지게임은 진정으로 재미를 찾을 모든것을 삭제해놓은 것만 같았다. 이쁜캐릭터옷 얼마, 강해지기위해서 돈을 주고 강화를 하세요, 이런것들이 다 무어란 말인가.

오버워치에 접속하려고 배틀넷에 접속하던 중, 나와 종종 게임을 즐기던 형님이 와우에 접속하고 있는것을 발견했다. 꽤 오랜시간 동안 그 형님은 와우를 즐겼기에 익숙했지만, 알피지 게임에 갈증을 느껴서일까, 궁금해졌다. 무슨게임이길래 오랜시간 해오는것인지.

적어도 발가벗은 캐릭터에 강화하는것에 열을 올리는 게임은 아니란걸 짐작하고 있었기에, 좀더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붙였다. 게임커뮤니티니, 검색포털이니 검색해서 미리알아보지 않는 것이 좋겟다고 생각했다. 검색으로 미리 알아버리면 탐험하는 재미가 반감될것이 분명하니까.

"형님, 형님 와우하시는 서버가 어디입니까?"라는 내물음에 의외라는 듯,
"왜? 너도 와우하게?"
"네. 한번 해볼까 싶어서요. 기왕 하는거 형님 하는데서 하려구요."
"그래. 그럼 듀로탄 얼라 하면돼." 라고 대답하곤 홀랑 일하러 가버린 형님.

듀로탄이라는 얼라(애기) 캐릭터를 하라는 것인지 뭔지 순간 헷갈렸지만, 호드라는 단어가 생각나니, 아 어디 서버에 진영을 이야기해준거란걸 알아차리고 캐릭터 생성창을 한참 뒤적거려 서버를 선택했다.

캐릭터 종류가 이렇게 많을수가, 직업도 많다. 특이한 캐릭터를 선택하고싶은 심보에 이것저것 눌러보았지만 키가작은 노움 종족은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키에대한 컴플랙스를 게임에서까지 투과하고싶지 않은 알량함. 크고 강해보이는 드레나이 종족을 선택했다. 무슨 용을 모티브로 만든 종족인지 눈에서려있는 살기가 맘에든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직업을 찾았다. 이것저것 다할줄아는 직업으로 슥슥 다재다능하게 모험하고싶은 마음에 성기사를 골랐다. 직업 설명을 대강 읽어보니, 바람대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들어간 워크래프트의 세계. 튜토리얼을 마치니, 들판에 나혼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 황량함이 반가운 기분이 들었던건, 앞에 놓여질 여러가지 이야기들, 나보다 앞서 모험을 즐기고 있는 여러사람들과 만날 기대 때문이었으리라. 그 기분에 흠뻑 취한 기분으로 느낌표가 떠있는 엔피씨를 따라 퀘스트를 받았다.

내 레벨에 따라 몇백개쯤 쌓여있을 퀘스트 중 한개를 해결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금방 지루했을 텐데. 앞으로 펼쳐질 모험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줄 알게된건 나도 나이를 먹었기때문일까. 하나하나 나에게 모험을 가르쳐주듯 기다리고있는 엔피씨는 새로운 장소에 갈 때마다 나를 반겼다.

동부 왕국으로 배를타고 넘어갔을때, 형님이 로그인했다는 알람이 올라왔다. 아- 벌써 저녘이 되었구나.
항구에서 해적단을 소탕하고 있던중 귓속말이 왔다.
" 어? 들어와있네 어딨니?"
" 안녕하세요  형. 여기 동부 왕국 밑에 항구에 있습니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슥 멋지게 용비슷한것을 타고 날아온 형의 모습은 악의 무리를 물리친 용사의 모습 처럼 보였다. 눈이 휘둥그레진것도 잠시, 갑자기 거래창이 뜨더니 좋아보이는 가방과 돈 만골드가 올라왔다.
"받아. 필요 할꺼야."
"감사합니다 형. 근데 너무 많이 주신것 같아요."
여태모은 돈은 20골드 남짓이었는데, 만골드는 나에게 과분한 것 아닌가. 나한테 딱맞는 아이템도 몇실버 정도 였던터라, 어마어마한 돈으로 느껴졌다.
"아니야 그것도 부족할 거야." 라고 대답한 형은, 몇마디 살을 더 보탰다.

"너도 계속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탈것 밖에 남는게 없어."

라고 말하곤 오토바이같은것, 드래곤볼을 다모아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용, 전갈, 수십가지를 보여주더니
간다, 라는 짧은 말과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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