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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에서 결혼까지.. (글이 좀 깁니다);;
게시물ID : wedlock_5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mFort
추천 : 7
조회수 : 228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30 16:47:11
제가 아내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재미는 없을 수도 있지만.. 급충동이 생겨서..;;

#1 1997년 / 짝사랑의 시작.. 

당시 저는 아주 독실한(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크리스챤이었습니다.. 아내는 남쪽 지방 끝에서 서울에 대학교 입학이 되어 올라왔고 제가 다니는

교회를 등록하여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교회 대학부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97학번 교회 동기들 중에 어려서부터 다닌 열댓명의 동기들은 대학 입학 후 다 아웃사이더가 되었고 특히 남자들은...(술 마시느라...;;) 

교회에 동기 중 남자는 저 혼자, 여자는 지금의 아내와 또 한명의 여자 동기.. 이렇게 대학부 생활을 했었습니다... 

제가 좀 열렬히 교회를 가고 교회에서 각종 봉사도 하였는데 아내도 마찬가지여서 같이 무엇을 만들거나 함께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첨 듣는(그 이전까지 다른 지방 사투리 들어 볼 일이 없었습니다.) 사투리.. 그리고 천사같은 웃음... 뭔가 좋아지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 때까지 전 여친 사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 성경에 나오는 사도 바울처럼 독신으로 살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야동은 간혹 또는 많이... 봤습니다-_-;;; .... 그러면서 엄청 회개... 거세 생각도..... ;;;;)

그러다가 점점 좋아지는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간혹 같이 교회 일 하다가 갑자기 은은한 아내의 화장품 냄새..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하지만 좋아한다 말은 못했습니다... 아주 너무 왕창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 말도 잘 못한 극강의 내성, 소심한 성격...

그런데 당시에 아내와는 재밌게 수다도 떨고 농담도 주고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라는 생각과 교회 일 하다보니.. ㅎ ;;

그렇게 말은 못하고 시간은 흘렀습니다... 

#2 1999년 군 입대

저는 99년 10월 군번입니다.. 입영 통지서 받고 띵가 띵가하면서 여전히 교회 생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99년 대학부 여름 수련회 때 당시 아내는 멘붕 상태로 수련회 장소에서 아주 심각하고 멍한 표정으로 있었습니다.. 

저는 걱정이 되서 야! 무슨 일 있어? 어디 아퍼? 이리 이야기 했는데 저보고 잠깐 이야기 하자. 너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 이러는 거였습니다.

전 속으로... 얘가 나한테 고백을 하려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려는데 시작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펑펑 펑펑 펑펑 엄청나게 울고 또 울고 한동안 울어서 어찌할지 몰랐습니다..

등이라도 토닥토닥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전 당시 나름(??) 독실해서(??) 이것조차 여자한테 하는 스퀸쉽이다... 라는 생각에 그러지 못하고

무슨 일이야.. 하다 진정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 교회 좋아하는 오빠한테 고백을 했는데 차였다고......... -_-);;

저는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먼저 아픈 마음은 나한테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구나...라는 아픔이 먼저 다가왔고 둘째로는 내가 좋아하는

아내가 멘붕 상태인 것이 아팠습니다... 아내는 다른 사람한테는 할 수가 없는데 너랑 제일 친해서 이야기 한다고... 

저는 마음이 아팠지만... 힘내 그리고 우리 수련회 끝나면 나가서 매일 새벽기도하자. 예수님께서 또 힘주실꺼야!... 아내는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수련회가 끝나고 매일 새벽 기도를 나갔습니다. 5시에 하였는데 4시에 제가 콜을 해주었습니다. 전 사실... 너무 설레이고 좋았습니다...

새벽 4시에 듣는 잠에서 덜 깬 아내의 목소리.. 후덜덜... 그리고 5시부터 약 30분에서 1시간 후에 교회 앞에 공원을 산책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그리하였습니다.. 8월부터 하였는데 10월에 제가 군 입대 하기 전까지 그리하였습니다... 아내의 마음과 상관없이 제겐 그게 어찌나 꿈만 같고

좋던지... 저는 306 보충대 입소였고 화요일 입소였습니다. 전 날 월요일 날.. 아내에게 입대 전 너랑 하는 마지막 새벽 기도다... 

나 없더라도 새벽 기도 잘 나가고 꼭 힘내라! 힘들다고 교회 빠지면 안되! 그리고... 속으로 (나 너 너무 좋아해....)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_-)

#3 군 시절

군 시절은 암흑기였습니다.. 

훈련소 시절 아내에게 편지가 안왔습니다... ㅠㅠ.. 다른 동기들은 엄청나게 받았는데... 전 매일 저녁 편지 나눠주는 시간 제 이름이 불리길

소원하였지만... ㅠㅠ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철책으로 먼저 배치 받았는데.... 초소 나가서 고참이 노래 한 번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대중 가요를 전혀 몰랐습니다. 가요 프로 자체를 안봤고 안들었습니다.. 아는 거라곤 찬송가와 CCM... ;;; 

제가 노래를 모른다고 했다가 초소에서 엄청나게 굴렀습니다. 가자마자 K201 썼는데 순찰자 안올때면 K201 철모 위에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였습니다.. ㅠㅠ(나쁜 넘..) 그러다가 고참이 심심했던지 찬송가라도 해봐라.. 해서.. 저는 용기백배!........

당시 CCM 1위였나 할튼 상위권 노래였던 김명식씨의 '봄' 을 하자. 이 정도 노래면 고참도 아 노래 괜찮네 하겠지. CCM 1위인데! 

그리고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산골짜기 여기저기 ~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볼따구 잡혔습니다.. 볼따구 잡히고 흔들면서

야 이게 노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웃고 다시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였습니다.. ㅠㅠ 

매일 사수가 바뀌는데 만나는 사수 고참마다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 

그러다가 분대장 하나랑 근무 나가게 되었는데 너 여친있냐? 해서 저는 없습니다...  짝사랑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라고 했더니 

어디 어케 좋아하는지 들어보자 해서 위에 상황을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너랑 맞는 노래가 있다 자기가 노래를 가르켜 주겠다

그 노래는 바로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였습니다..  한 소절 한 소절 하면서 따라 부르게했고 못외우면 얼차려... ;; 

그랬는데 들어보니 제 노래였습니다-_-);;

군대서 있다 보니 아내 생각 많이 나고 데이트 하는 상상도 하고... 상상만 해도 즐거웠고 그래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2000년 말 겨울 크리스마스... 제게 크리스마스 카드가 옵니다.. 아내에게서 온 카드! 

카드 주 내용 : 이 카드 누가 준건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라고 이거 너한테 쓴다.. 다른 문구는 솔직히 기억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 얘도 나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였습니다만...... 갑자기 전화 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 소심하고 내성적 성격에...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병장이 된 후 첫 휴가 때 집에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 갑자기 뜨거운 마음에 용기 백배하여 고백하자 라는 마음이 올라와.. 야 너 좋아해... 오래전부터... 고백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내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널 진짜 친구로 여겼다. 이성으로서는 아니다.. 라고 저는 하하 ㅎㅎ 하면서 태연한척 다시 수다 떨다

끊었습니다..

교회를 안나갔습니다..

담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술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교회를 떠나 30대를 맞이하였습니다.

#4 30대 그리고 결혼... 행복.. 

30대 초반 어느 날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전화번호는 어찌 알았는지... 나중에 알고 보니 제 동생이 알려줬습니다;; 

여전히 저는 짝사랑했던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아내 목소리에 차였긴 했지만 설레였습니다.. ;;;

그리고 아내 친구랑 집 앞에 찾아와서 나오라고... 그리고 교회 끌려갔습니다..(못이기는척...)

그리고 30대 중반 다시 고백하였습니다.... 내 평생에 너 밖에 없다... 다른 여자 눈길 준적도 없고..(야동 빼고;;;;) 

나랑 사귀자... 아내는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결혼을 하였습니다. +_+

뭐 경제적으로 잘 살지는 못하지만 아내랑 아이 둘 낳고 지금 잘 살고 행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5 밀땅

그런데 가끔 후회가 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어 그런지 몰라도 가끔 아내가 밀땅 같은 걸 하는데 

그냥 모 아니면 도지 뭘 그러나 싶을 때가 간혹 있습니다.. 아니 제가 아예 눈치를 못채서 서운해 할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좀 경험이 있었으면 괜찮았겠다 라는 생각은 듭니다 ㅎ 

#6 자랑

아내는 매일 출근하는 저를 위해 아침을 정성스레 준비합니다.(요즘은 아침 얻어 먹으면 간큰 남자?라고 하지만;;)  본인도 출근하면서

새벽 5시 정도 일어나서 밥이며 국이며 서너가지 반찬 준비해서 제공?합니다.. 든든합니다.. 

아내랑 지금도 스킨쉽 그리고 관계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

아이들하고 함께 놀고 그러는 것도 좋습니다.. 

아내랑 정치 성향도 같아서 좋습니다. 대화도 즐겁습니다. 다 좋습니다...  ㅎ 



이상으로 제가 결혼하게 된 이야기 풀어봅니다. 이런거 쓰는 것도 일이군요... 잘 쓰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제가 은근 쓰는게 어려워서 대충 

쓰게 되었습니다.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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