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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게에 상담을 요하는 글이 올라온다.
게시물ID : wedlock_5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먹고파
추천 : 2/23
조회수 : 100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2/04 12:27:55
그 글은 대개 보는 이의 분통을 자극하는, 각종 MSG로 범벅이 된 글일 확률이 아주 높다.
글을 본 오유인들은 분개 혹은 측은지심을 느끼며 글쓴이가 '요구'하는 대응방안을 친절하게 적어내린다.
댓글에 댓글이 달리고, 글쓴이는 댓글란에 심정을 토로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댓글이 밑으로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말의 뉘앙스가 변한다. 이 놈 못된 놈이죠에서 그래도 쓸만한 구석은 있어요, 로.

수십, 수백 개의 글이 달린다. 후반부로 갈 수록 글쓴이의 댓글은 보이지 않는다. 쌓이는 건 오유인들의 충고 혹은 충고를 가장한 비아냥, 혹은 폭언. 하지만 그러한 댓글을 유도하는 건 글쓴이의 심경고백과 자신이 처한 환경을 욕해달라는 은근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댓글과 댓글이 충돌한다. 충돌의 원인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의미 없는 제삼자들의 언쟁은 제한속도 없는 고속도로 위의 트럭처럼 위태위태해져간다.

새로운 글이 올라온다. 글쓴이다. 결국 문제의 원인과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혹은 너희들의 생각은 잘못 되었다는 식의 글이다. 댓글이 달린다. 이럴 거면 뭐하러 질문을 했냐고. 여전히 글쓴이는 댓글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글은 식고, 댓글은 말라간다. 잊히고 기억 너머로 묻히면 새로운 글쓴이가 등장한다. 우리 남편이, 우리 아내가 등등.


요 며칠간 결혼게를 기웃기웃거리며 본 글들의 대략적인 사이클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몸에 해로운 결혼을 멀리해야합니다. 찡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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