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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힘, 변혁의 에너지로 승화해야
게시물ID : sisa_809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1
조회수 : 1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07 12:27:53

어제도, 그제도 눈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쌓이진 않았습니다만, 겨울은 자기의 존재를 확실히 알립니다. 어제 그렇게 찌푸렸던 하늘은 오늘 활짝 개었지만, 겨울은 내 손을 시리고 곱아버리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12월, 그렇게 겨울을 만났고, 또 한 해가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하고 천천히 올해를 정리해 볼 시간이 됐다는 것을 문득 깨닫습니다. 

그러나, 이 겨울, 저는 하나의 큰 기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은 참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내 마음이 겨울의 추위에 오그라들지 않는 것은 멀리서 전해져 오는 촛불의 온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는 더 커집니다. 세월호 7시간의 비밀 중 한 시간 반 정도는 밝혀졌습니다. 아이들이 손톱이 빠져가며 고통에 시달리던 그 때, 박근혜는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 긴박한 순간, 아이들은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을 그 시간에 편안히 앉아 머리 하고 있었을, 자기 직무에 대한 책임감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박근혜. 그녀에겐 보편적인 인간에의 공감이란 것이 없다는 것이 다시한번 드러난 셈입니다. 당연히 세월호 가족들은 더욱 분노했을 터입니다. 보편적인 인간이라면, 살의를 가진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일입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변명, 아니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겠다는 아집, 그것은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사람이 그 중요한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줍니다. 게다가 게을러 터지기까지 하다는 것도. 11시 23분 이미 세월호에 승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오후 1시 께부터 머리 손질을 받기 시작합니다. 

아무튼 어디 이런 것들 뿐이겠습니까. 약물 중독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 솔직히 거의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의심 아닙니까. 그녀를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4%의 국민이 아니라면. 

그런데도 그녀를 그 자리에서 쫓아내는 것이 이렇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긴 하군요. 하긴 그렇기에 이 엄청난 촛불의 강물이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도도히 흐르게 된 것이고, 세계사에 유래없을 가장 극적인 평화 시위의 역사가 써질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러나 지금 계속 밝혀지고 있는 사실들은 촛불을 횃불로 바꿀 수 있는 것들임에 분명합니다. 국정조사보다는 JTBC나 한겨레, 경향, 오마이 등이 밝혀내는 것들이 더 많긴 할 테지만, 저 자들을 국민의 눈 앞에 세워 놓는 것만으로도 분노는 더 하겠지요.

우리가 이런 곳에 분노하고 있는 사이에도, 저들은 그 틈을 타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삼아 자기들의 배를 채우려는 도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월성 원전이 재가동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일어난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도 다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것이 저들의 모습입니다. 

세월호에서도 봤듯, 이 사건에서도 봤듯, 저들에게 국민은 세금을 내는 하나의 단위일 뿐이지 주권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촛불 혁명은 단지 정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회, 그리고 생명에 관한 우리의 태도, 이런 것들을 모두 바꿔내는 진정한 '혁명'이어야 합니다. 

거리를 메우고 강물이 되어 흐르는 촛불의 힘은 위대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촛불의 힘이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낼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멀리서 저도 응원의 촛불 하나를 더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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