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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고 살던 시를 다시 쓰려니 쑥스럽습니다.
게시물ID : readers_27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칼국수
추천 : 13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12/11 02:09:19
문학소녀에 문창과 학생에 ...나름 제길을 걸으려다가
삐끗하여..ㅎㅎ 
지금은 문학아줌마가 되고 싶은 손칼국수라고합니다.
머리가 가볍던 시절에는 곧 잘 나오던 글들이 이제는 굳어가니 글 한자 밀어내기도 어렵습니다.
가끔 들러 좋은 분들 글 눈팅만 하다 오늘은 잠도 안오고 하여.. 글 하나 남겨봅니다.
꾸준한 책게님들 존경합니다.



미역국



우리도 
이렇게 호되게 말라야 깊어지나,
오래도록 달여 끓인 미역국을 두고
울컥 눈물이 났다.

한 줌 소금물에 우려내는 머디 먼 바다의 기억에
시장한 속으로 가라앉는 더운 국을 보고도 
물 켜이듯 눈물이 났다.

물속에서 났지만 소멸하기 전엔 
물속으로 돌아갈 수 없다.
긴 밤과 낮을
신문지 같은 것에 둘둘 말려
장작더미처럼 기다림에 마르는 시간들

깊이깊이 쌓이는 어느새 불린 미역의 낯을 보면
누구나 내 작은 바다 속을 
기억하며 목이 메일테다.

나는 덥석 흰 쌀밥 한술 말아 
어두워지는 한 때와 나를 추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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