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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1면 톱 속의 한국을 바라보다
게시물ID : sisa_814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31
조회수 : 148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12/11 09:02:16
우체부에겐 가장 바쁜 시즌입니다. 평소보다 두세배 많은 소포, 그리고 카드와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린 카달로그 우편물들. 그리고 이번 주는 주중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6일을 내리 일했습니다. 물론 지난주에 4일밖에 일을 하지 않았고, 월요일은 쉬긴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했습니다. 어젯밤엔 이웃 대니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마련해 친구들을 초대했었습니다. 일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와인을 마시며 대니 덕에 알게 된 친구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길 하고, 파티에서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일찍 나왔습니다. 오늘 새벽에 다시 일어나 일을 나와야 했으니까. 

아침 출근하자마자 배달하게 되는 우편물 중에 월스트릿저널이 있는데, 1면 탑기사가 눈에 뜨였습니다. "탄핵, 서울을 뒤집다 Impeachment upends Seoul"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국제면이 아니라 1면 탑으로 나온 기사였습니다. 12월 10일자 뉴스의 가장 탑. 이것은 지금까지 미국 사회가 한국의 상황에 어떻게 비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촛불 혁명은 세계에 한국이란 나라를 새롭게 비추는 계기가 됐습니다. 20세기의 마인드를 가진 신유신 정권이 21세기의 시민을 농락해 온 것은 결국 그들이 스스로 함정을 파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이란 나라가 이제 대의제 민주주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시대는 우리에게 직접민주주의와 대의제를 혼용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그들이 나라를 새롭게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만큼이나 가열찬 시민의 참여가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만들어 내는 이 혁명이 단지 한국사회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겁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힘을 제대로 들여다 보게 된다면, 앞으로 한국은 다시는 저 암울한 시대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더 강한 자각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말입니다. 오늘 일 하고 나면 월요일까지 쉰다는 가벼운 마음이 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듭니다. 기쁜 마음으로 비 내리는 시애틀 거리로 다시 나갑니다. 비록 우편물은 무겁더라도.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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