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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재인은 국민 뒤로 숨었는가?
게시물ID : sisa_816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재이
추천 : 37
조회수 : 1581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6/12/13 15:07:16
김종인이 그랬다죠. 문재인은 계속 말을 바꿨다고.

이상하게 문재인에게는 정치인 적들이 많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문재인을 욕하는 현상.

그런데 김어준이 박지원에게 물어본 것처럼 문재인이 그렇게 잘못한 것이 있습니까? 아니면 그렇게 나쁜 사람입니까?

거기에 솔직한 답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박지원처럼 사람 자체가 나쁜 걸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얼버무리겠죠.

문재인이 왜 정치인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지를 살펴보면, 이유는 뻔합니다. 지겹도록 국민만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 사이에 있는 계파와 라인과 계급과 이런거를 다 무시하고 있어요. 그냥 국민만 봅니다. 

저는 그것이 문재인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시작은 김영삼, 김대중 부터 였을 겁니다. 이들이 갈라서면서, 정권을 노태우에게 넘겼을 때, 그 모습에서 문재인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심하게 공격 당하고 있을 때, 역시 문재인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왜 새누리는 그렇게 나라를 말아 먹을 짓을 하고, 그렇게 문제가 많은 후보들이 나와도 굳건히 당선될 수 있었던 걸까요?

왜 그들은 강하고, 우리는 항상 약했을까요?

이에 대한 물음을 문재인은 던졌고 답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일관성이 있습니다.

김종인의 말처럼 의견을 바꿨다? 아니요. 문재인은 일관적입니다. 뚜벅뚜벅 가고 있지요.

(제 지난 글을 보시면, 어떤 과정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이미 적어놓았습니다.)

문재인이 찾은 답은 바로 국민일 겁니다. 

-

김대중, 김영삼이 갈라지면서 국민들의 승리를 낼름 날려버린 실패는 단일 정치인에 대한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야기 해 줍니다.

의식과 신념에 기반한 정당 정치가 아니라, 오직 정치인에 의해 휘둘리는 정치는 약점이 너무나 큽니다. 

모든 자연인은 언제나 실수할 수 있고, 올바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인간에게 의존하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실은 말만 바꾼 독재이거나 어쩌면,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에 제정일치 사회와 비슷합니다. 

한 사람에 대한 숭배와 지지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부는 따라서 지독히도 위험하며, 민주주의라고 보기 힘듭니다.


노무현의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스타플레이어가 심지어는 능력도 신념도 올바른 (혹은 그렇다고 가정할 수 있는)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을까요? 지지자들이 그를 사지로 몰고 갑니다. 

왜! 나의 신은 내가 원하는 바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않는가? 빨리 위대한 신의 모습을 보이라는 거지요.

법에 상관없이 자신이 적이라고 여기는 집단에 대한 숙청을 바랍니다. 칼을 휘둘러 달라는 거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그 분은 내렸습니다. 주어진 권한만을 사용합니다. 언론에 대한 대응이요? 고소합니다. 대통령이 언론을 고소한다? 힘을 써서 길들이면 편하겠죠. 검사들과는 대화를 한다? 역시 힘을 휘두르면 편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안 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언제 또 한 사람의 자연인에 의해서 망가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숭배와 무조건적인 권력 사용은, 좋을 때는 한 없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나쁠 때를 한 나라를 파멸로 이끌어 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사표명에 의한 집단 지성의 힘을 근간에 둡니다.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나 혹은 종교정부를 원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고, 노무현의 등 뒤에 칼을 꽂았습니다. 제 1당이 된 열린우리당은 4대 개혁 법안 하나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다른 당의 반대요? 아니요 내부의 반대가 더 컸습니다.

그렇게 공격이 시작됩니다. 대통령은 빠르게 공격 당했고, 국민의 힘으로 살아남아 국민의 힘으로 겨우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성공적으로 말입니다.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노무현 이후, 세상은 빠르게 원점으로 복귀합니다. 개인의 힘. 정치인 개인의 매력.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정치판은 그대로였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새누리는 오히려 발전한 정당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 또한 정치인에 대한 우상 숭배가 핵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 대한 충성충성충성은 확실합니다.

누가 나와도 새누리에서 나오면 지지하겠다는 그 확실한 신념. 그것이 자기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그 믿음.(사실이 아닐지언정.)

그들은 개인이 아닌, 새누리라는 당과 그 이념을 기반으로 투표하는 유권자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념적 정당정치는 사실 새누리가 먼저 완성한 것입니다. (그 이념이 지역주의에 근간한 속물적 부패자본주의라는 점은 안타깝습니다만.)

그래서 이명박이 나와도, 박근혜가 나와도 뽑습니다. 

당연히 정치인 개개인의 개인기에 의존해야 하는 야권보다 정권을 잡는 것이 용이합니다. 

이것이 새누리가 강했던 이유이며, 대한민국의 크나큰 비극입니다.

-

그렇다면 해결책은 뻔합니다. 우리도 개인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닌, 이념을 기반으로 한 굳건한 정당정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니면 결국 이 나라는 새누리당이 지니고 있는 기본적 색깔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에도 불구하고 잘살면 된다'는 '속물적 자본주의'속에서 망가져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정당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문재인이 어째서 당대표로 처음 행보를 시작했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유시민의 개혁당 역시 이를 위한 운동이었습니다. 그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이는 매우 의미있는 노력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국민이 개인이 아닌 당과 이념으로 뭉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괜찮은 당을 만들어 놨으니 이제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

그래서 국민이 개인이 아니라 당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 당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다수의 지지를 득하고 다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전처럼 손쉽게 당을 깨고 나가버리는 인간들도 없을 것이고, 마치 당이 자기 것인양 다른 당과 쉽게 합치려 하는 이들도 없을 겁니다.

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결국 정치인들을 당이 가진 이념 속에서 경쟁하게 만들어 줄 것이며, 그 안에서 몇 번의 절차에 달하는 검증과정을 거치게 할 것 입니다.

그렇게 됐을 때, 마침내 대한민국은 건강한 이념적 정당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문재인이 국민 뒤로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기가 스타플레이어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에 대한 지지와 숭배는 해롭습니다.

그러니 자기를 드러내 보이기 보다는 계속 국민들의 뜻을 받들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국민이 정치인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뜻을 모으고 그 뜻에 따라 움직여줄 인물을 고른다는 그 경험.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 주자가 고개 숙이고 국민들 밑으로 들어가는 바로 그 모습.

이를 통해 국민은 우상숭배 정치에서 국민주권정치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반기문의 국민 계도 개념과 정확하게 반대되는 인식입니다.)

문재인은 그렇기에 탄핵 정국의 처음부터 국민의 뜻을 따라갔습니다. 자기 스스로 국민의 뒤에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이 말했죠. 문재인이 말을 바꿨다고. 아니요. 바꾼 것은 국민입니다. 국민이 그 뜻을 바꾼 겁니다.

문재인은 그것을 따라갔을 뿐입니다.

-

문재인은 자기가 나서서 가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명확하게 구분합니다.

당 혁신과 같은 일은 정치인이 해야할 일입니다. 앞서 갔습니다.

다음 정권을 위한 싱크탱크를 만드는 것. 역시 정치인이 할 일입니다. 가장 먼저 앞서 갔습니다.

최순실 사태 이후, 국내정세를 안정시키는 것 역시 정치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군대를 방문했고, 사회원로를 만났습니다. 앞서 갔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국민의 힘으로 뽑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일에서 문재인은 국민의 뒤를 단단하게 받쳤습니다. 그런 겁니다.

그는 국민의 뜻을 정치인이 받드는 경험을 국민에게 건네고 있는 겁니다. 국민이 정치에 등돌리지 않도록, 그리고 한 정치인을 우상숭배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지독한 믿음입니다. 국민은 위대하다는 그 믿음에서 저는 이 모든 것이 나온다고 봅니다.

결국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는 그 힘은 국민에게 있다고 그는 판단한 겁니다.

그것이 그가 다른 정치인들이 보고 있을 다양한 것(인맥이랄까, 돈이랄까, 계파랄까)이 아니라 그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간 이유일 겁니다.

문재인의 정치는 그리고 행보는 분명히 한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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