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김기춘의 역사'를 청산해야 촛불혁명이 의미를 가진다
게시물ID : sisa_818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13
조회수 : 3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2/16 07:14:50
어젯밤, 저는 모처럼 시원한 청문회를 지켜보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의 폭로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이 정권이 대법원장은 물론, 웬만한 법원의 간부급 인사들에 대한 불법적인 사찰을 저질러 왔다는 것은 이 정권이 삼권분립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같은 것도 없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정권 하에서 나왔던 이해할 수 없는 판결들, 특히 노동계와 관련된 판결들이 사실은 불법 사찰로 발견된 판사 개개인의 비리 폭로에 대한 협박 같은 것들이 원인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조 전 사장이 밝힌 내용들을 들으면서 저절로 한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청문회에도 등장했던 인물. 바로 유신 때부터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했던 이름, 그것은 '김기춘' 이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마자부터 느꼈던것은 이 정부가 3공과 무척 닮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농담처럼 "유신으로 돌아가자는거야?"라는 말들을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유신은 이 정권이 지향했던 목표점이었고, 그것으로 회귀하는 데 있어서 김기춘만한 인물은 없었던 것이지요. 민주주의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을 가진 구세대 인물들이 박근혜 주위에 포진하며 나라를 독재 시대때로 돌리려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을터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조타수가 바로 유신 헌법 작성에 참여하며 온갖 공안 조작사건을 만들어 낸 김기춘이었던 겁니다. 

국가, 더 정확히는 '정권'의 안녕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다치게 하고 상처받게 만든 김기춘, 그는 반드시 사법 처리의 대상이 돼야 합니다. 

이번 청문회에도 김기춘이 간여하고 있다는 정황 증거는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박영선 의원이 몇 차에 나눠 공개한 최순실 녹취록을 들어보면, 최순실 스스로가 아니라 누군가의 법적 코치를 받고 한국에 있는 자기 측근에게 지시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걸 누가 했을까요? 저는 그것이 김기춘이라고 추정합니다. 이대 전 총장 최경희 역시 누군가의 코치를 받고 대답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기에도 김기춘이 중간에 있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정치가 대의가 아닌 음모로 이뤄지는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합니다. 이번 촛불혁명의 시대정신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정신을 이루는 상징으로서라도, 김기춘은 반드시 박근혜 최순실과 더불어 처벌해야 합니다. 여기에 물론 우병우도 포함시켜야 하지요.

김기춘을 제대로 사법 처리하는 것은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이 가진 의미처럼, 역사의 한 장을 상징하는 것이 될 겁니다. 우리가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일제 부역의 잔재들이 지금껏 우리의 발목을 잡아 왔다면, 김기춘과 그 일당들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은 그가 상징해 온 시대를 제대로 청산하고 우리 나라가 제대로 된 미래로 향하는 이정표가 될 겁니다. 


시애틀에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