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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무너지지않으려 애써왔다
게시물ID : gomin_1678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승사자.
추천 : 5
조회수 : 48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2/22 14:02:07
나는 크론병이 있다.난치병이다.

입에서부터 시작해서 항문까지 어디에서나 염증이 나타날수있는 병이다

난 대장에 이 병이 있다

사실 이야기를 하려면 몹시길지만 중학교때부터 생겼었다

처음에 크론병이라는 소리를 병원에서 들었다

어머니는 우셨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강해지리라 생각했다

최소한 앞에서라도 강하게 있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몇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는 수술을 했다

대장의 일부를 잘라냈다.사실 어이없게도 지금 얼마나 잘라냈는지 기억이 나지않는다.

재활 열심히 했다. 힘들어도 참았다. 나보다 부모님이 더 힘드니까

후에 들은 이야기로 수술에 들어갔을때 부모님이 많이 우셨다고 했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마음이 찢어질듯이 너무 아팠다.

그럴수록 더욱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하지만 그놈의 돈이 문제였다.

처음했던 수술

하지만 가볍지않았던 수술인 만큼 가격도 무거웠다

그때부터였을까 돈이 내마음을 갉아먹었다

그렇게 수술한지 1년이 넘었다

오늘 병원에 갔다.

저번에 한 대장내시경 사진을 보시더니 한마디 하신다

"심각하다"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았다

피검사한것도 보시더니 염증수치가 높댄다..

원래 2주에 한번씩 자가주사하는 약이 있다.

맞을때마다 아파서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 만땅으로 하고 맞는다.

그런데 이걸 이제 일주일에 하나씩 맞자고 한다

미칠거같았다

개당 4만원하는 걸 일주일에 하나씩 맞아야한다

아픈건 참을수있다. 그런데 돈은 아니다.

7개를 가져왔다.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란다..

울컥했다.통화가 아니라 눈앞에서 대화를 나눴다면 아마 바로 나는 울음을 터트렸을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지금 정신적으로 버틸수가 없을거같다는 되도않는 한탄을 해버렸다.통화를 마치고 엄청 울었다.지금도 울면서 쓰고있다

나중에 전화가 또 와서 받아보니 목소리가 조금 잠겨계셨다.

너무 죄송했다.아들놈 몸이 이래서 죄송했고 돈이 너무 많이 나가서 죄송했고 내가 이정도밖에 안된다는것에 좌절스러웠다

사람이 한계에 몰리면 안좋은 생각들을 하게된다고 어디선가 들었던거 같다

내가 지금 그 몹쓸 안좋은 생각들을 품고있다.

부모님도 아시는건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하신다

이렇게 또 오늘도 부모님의 마음에 커다란 녹슨 못하나를 박아버린다

그러니 제발 이제 내 걱정을 안해줬으면 좋겠다. 나때문에 돈을 쓰지않았으면 좋겠고 나때문에 근심에 잠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병원비에 요즘엔 치과까지 다니고 있다.

돈이 나가는게 눈에 선하게 보일정도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사는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비가 온다.내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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