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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리고 나
게시물ID : love_189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n_Arang
추천 : 2
조회수 : 5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6 02:41:54
너를 알게 된 지는 8년.
너와 가까워지게 된 것은 4개월.

너와 다시 만난 이후 4개월은 나에게 너무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너에게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낼 수 있다는 것
춥다는 너의 어깨에 내 자켓을 걸쳐 줄 수 있다는 것
굳이 일도 없는데 그 먼 길을 가서 지나던 길이라며 너를 조수석에 태운 것
차가 지나는 좁은 골목에서 조심하라며 너의 어깨를 잡아 준 것
나의 생일에 너와 함께 광화문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것

사소해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겐 행복이었다.
너와 만난 그 모든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
그 날의 날씨도, 풍경도, 네가 입은 옷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것은 단지 밝게 웃는 너의 모습뿐.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설레고 아련하고 애뜻하지만
아마도 너에게 나는 그저 고마움과 미안함 정도인 듯 하다.

실은 천천히 조금씩 가까워진 후에 내 마음을 전하려 했다.
햇살이 좋은 날, 그 햇볕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너에게
서툴고 수줍지만 감히 용기내어 내 마음을 고백하려 했다.

내 마음이 너에게 닿지 않더라도
그 동안의 추억, 빛나는 너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할 수 있기에
그것들로 남은 시간을 버티며 너를 지울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러기에 내 마음은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래서 올해가 다가기 전 나는 너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려 한다.

어쩌면 그 날이 너와 나의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르겠다.
평생동안 아주 짧은 몇 번의 연애에서 실패와 좌절만 느꼈기에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너의 거절에 대한 나의 슬픔 뿐.

의연하게, 초라하지 않게, 내 뒷모습만은 좋게 기억될 수 있도록.
시작하지도 않은 관계 속에서 이별을 먼저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내 마음은 너에게 닿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쓰던 드라마의 각본은 항상 비극적 결말이었고
슬픈 예감은 틀린 적 없다는 노래가사처럼 빗나가질 않았다.

그런다 하여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백 또는 포기.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실낯같은 희망으로 고백을 선택하겠다.

그리고 미안함으로 가득찬 너의 대답이 들려오게 된다면
부디 내 마지막 남은 욕심으로 시간이 흘러 훗 날 편하게 볼 수 있기를,
너의 결혼식에 웃으며 진심을 담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마 나는 당분간 쉽게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그저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혼자 사랑했던 기억들을 들춰보며
죽어가는 것인지 살아가는 것인지 잘 모를 생을 걷고 있을 것 같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너에게 바라는 것은
나의 고백이 여리디 여린 너의 마음에 아픔이나 상처로 남지 않기를...
잠시 놀랄 순 있겠지만 이내 잘 잊고 살아갈 수 있기를...
앞으로의 날들은 행복으로 가득 차 나라는 존재는 잊기를...

그리고 나에게 너는 영원히 빛나는 은하수 조각같은 존재로 남아 있기를...
어쩌면 내 진심과 정 반대일지도 모르는 잔혹한 바램을 남겨둔 채
너를 만날 며칠 뒤를 기대하며 불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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