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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괴물 핵잠, 이건 항공모함만 잡는다. :: 김은기의 전쟁과 평화
게시물ID : military2_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잃어버린화살
추천 : 16
조회수 : 223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1/02 11: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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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US-and-Royal-Navy-continue-work-on-submarine-systems.jpg

*출처: navaltoday.com



핵 잠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킬러'와 '부머'.

부머는 미 해군에서 얘기하는 외로운 늑대.

핵미사일을 장착, 조용히 숨어있는 전략 핵 잠이다.

핵전쟁의 그날, MAD '상호 확증 파괴'의 세컨드 스트라이커!


그리고 킬러가 있다.

작고 날쌔고 살해 의지가 충만한 해저 사냥꾼.

적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잡으러 다닌다.


당연히 부머, 이 놈의 1순위 타깃이다.



2.torpedosub.jpg

*출처: blogspot.com



그런데 또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3번째 핵 잠.

항모만 잡으러 다니는 ‘항모 종결자’다.



3번째 핵 잠



뭐라고? 항공모함만 잡으러 다녀?

그렇다. 부머를 SSBN이라 하는데,

여기에서 B는 Ballastic이라고, 탄도 미사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3번째한테는 유도 미사일이라는 뜻의 Guide를 집어넣는다.

그래서 SSGN.

'크루즈 미사일 핵 잠'이다.


여기에서 간단히 핵 잠 3종류의 주 무기를,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킬러는 어뢰.

부머는 (대륙간)탄도 핵 미사일.

3번째 이놈은 크루즈 미사일이다.

심해 깊은 데 숨어 있다가, 그걸로 항공모함을 주로 노린다.


물론 여기엔 위성의 도움이 중요하다.

궤도 속 위성이, 미 항모의 위치를 캐치하면, 이것들은 은밀히 이동.

수 백 킬로 밖에서 대함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한다.

당연히 바다 밑에서의 발사이며, 한 두 발이 아니고 대량 발사다.



3.000-Oscar-II-dnsc8704343.jpg

*양 옆에 발사관을 가지고 있는 오스카 급. 출처: ausairpower.net



그래서 군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소련에선 프로젝트 949라 하고, 나토 명으론 ‘오스카’라 하는 크루즈 핵 잠이. 풀(full)로 발사하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될까?


"미 해군 항공모함은 살아남기 어렵다."


살아나기 어렵다...?

니미츠 급의 핵 항모라도?


이거 참~ 쇼킹한 얘기 아닌가?

인류 사상 가장 비싼 무기 시스템이라 하는, 10만 톤 니미츠 급이?

물론 미 해군도 최선을 다해 디펜스를 한다.

초계기들이 미리, 미리 발견하려고 애쓰고,

방어 미사일이 올라가고 그리고

대함 미사일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려고.

그래서 20발 가까이는 피할 수 있다.


허나, 오스카는 24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갖고 다닌다.

풀로 발사한다는 것도 이 얘기다.

따라서 21발째가 이 디펜스를 뚫고 들어와,

니미츠 선체나 갑판을 직격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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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급 미 핵 항모, 칼 빈슨. 출처: businessinsider.com



무서운 항모 킬러, 오스카 급



그렇다. 오스카 급엔 24발의 대함 미사일이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바닷속에서 솟아올라, 400킬로 이상 날아간다.



5.20120619001255_3.jpg

*거대한 선체에다, 옆구리에 있는 미사일을 보라! 저게 항모 킬러 오스카 급이다. 출처: wikimedia.org



이거 배수량도 크다.

수중 배수량이 1만 6천 톤!

우리 해군 디젤 잠, 장보고 급이 1천 톤 전후 아닌가?


얼마나 큰 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6.14383919674.jpg

*두터운 세일 양 옆으로 커다란 미사일 격벽 구획이 보이는데, 당연히 반대쪽에도 12개가 있다. 출처: operatorchan.org



따라서 선체는 양 옆으로 넓적한 형태.

그런데도 선체가 티타늄으로 돼, 무려 1천 미터 깊이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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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로 떠 오른 심해 괴물. 속도가 빠르거나 날쌔진 않다, 그러나 1천 미터까지 들어가는 심해 괴물이다. 출처: i57.fastpic.ru



항모 종결자. 러시아에서만 키운다.



당연히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엔 이런 함종이 없다.

소련만이 대량으로 건조하고 보유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에 대형 항모들을 비롯해 수상함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장르의 핵 잠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소련은 예전부터 미 해군의 수상 함대 위에다

미사일들을 퍼붓는 이런 계통 잠수함들을 계속 연구하고 건조해 왔다.


찰리 급, 에코 급, 줄리에트 급의 디젤 잠들이 이 것들이다.

70년 대 부터 건조한 이 3가지 급이 모두 60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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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척이 건조된 줄리엣 급, 모형이지만 미사일 발사관이 발사 위치에 있다. 출처: flankers-site.co.uk



그런데 그냥 잠수함이 아니다.

대함 미사일을 갖고 다닌다. 따라서 선체가 매우 크다.

대부분이 다 배수량이 5천 톤 넘는 대형 디젤 잠.

(그래서 예산도 엄청 들어갔을 거 같다)


그러다 원자로를 집어넣는 핵 잠 시대가 되자,

소련은 이 대형 디젤 잠들을 핵 잠으로 바뀌길 결심,

결국 그들의 프로젝트 949를 구현하는 1만 6천 톤의 항모 종결자,

(소련에선 프로젝트를 오비엑트라 한다. 오비엑트 949)

거대한 오스카 급을 바다로 내보낸 것이다.


이것은 또 모스크바가 얼마나 미 항모 격침에, 공을 들이는가?

그 정도를 설명하는 얘기 된다.



만약에 제3차 대전이 벌어졌다면



지금은 소련이 해체되고,

그들의 금쪽같은 이데올로기,

공산주의도 관 속에 들어갔다.


그래서 제3차 대전의 위험은 사라졌으나,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몹시 살벌했고 매우 위험했다.

냉혹하고 차가운 전쟁이라는 냉전의 시대 아니었던가?


그때 서방측은 이렇게 생각했다.

소련이 결국은 탱크를 밀고, 쏟아져 들어온다고.



9.T-55A_Martial_law_Poland.jpg

*출처: wikimedia.org



소련 역시 자본주의자들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방측은 나토라는 군사 기구를 만들었고,

소련은 주변 공산주의 국가들과 바르샤바 조약 기구라는 걸 만들어,

서로 수 만대의 탱크를 국경선 가까운 데에 대기시켰다.


그런데 이때 진짜 전쟁이 터졌다면?


일단은 기갑전이다.

평지가 많은 지형이라, 처음부터 격렬한 기갑전이 펼쳐질 게 틀림없다.

그리고 초장엔 소련의 우세다.



10.T54a.jpg

*냉전 시대 T-54/55 탱크, 뛰어난 성능은 아니나 공격과 수비, 기동에 있어서 밸런스가 좋고, 무엇보다 대량 생산에 적합해, 나토 기갑부대를 수량으로 압도한다. 출처: warthunder.com



질에 있어서 우월한 나토 측 탱크를,

소련이 양으로 압도하는 형세가 될 테니까.


나토군의 약세!

이걸 타개하기 위해선 미군의 지원 병력이 필수.

서유럽을 공산주의 국가한테 내주지 않는 절대 조건이다.


그런데 미국은 대서양 너머에 있고,

지원 용 수송선들은 그 바다를 건너와야 한다.


그 지원 병력과 무기, 보급품들이 앤트워프 항구 등에 하역될 때,

나토군은 다시 힘을 얻어 반격에 들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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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sinessinsider.com



그렇다면 소련으로 볼 때, 전쟁의 승부처는 딱 하나!

그 수송 선단을 중간에 격침시켜, 바다 밑에 쓸어 넣는 것.

그러면 서유럽은 고립이 되며, 공산주의는 승리한다.



유럽 대륙을 고립시켜라



그런데 수송 선단은 지들끼리 오나?

지켜주는 게 있다.


미국적 파워의 핵심이며,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항모들이다.

특히 그 갑판으로부터 함상기들이 뜬다.


그렇다면 다른 거 없다. 미 항모를 격침시켜라!

이게 바로 모스크바가 미 항모와 항모 전단 격멸에, 가장 공을 들이는 이유가 된다.


그런데 항모 격침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장거리 폭격기.

대함 미사일을 달고, 대서양 상공으로 진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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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투포레프)-22 장거리 폭격기, 초음속이다. 출처: airliners.net



또 하나는 바다 밑에서의 공격.


막강한 해저 함대가 있지 않은가?

그중에서 항모만을 잡기 위해 특화된 SSGN,

크루즈 핵 잠들! 그 해저 괴물들이 북대서양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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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이나 마스트 등이 없다면, 흡사 거대한 고래처럼 보이는 오스카. 황량한 북극권의 어느 기지로 떠나고 있다. 출처: operatorchan.org



목표, 미 항모 전단 격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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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급의 네임 쉽, 핵 항모 니미츠가 호위 함정들과 같이 속도를 올리고 있다. 출처: blogspot.com



북위 63도쯤.

아이슬란드와 페로스 제도 사이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 간 바다.


지금 1만 톤이 넘는 함체가,

바닷속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오스카 급이다.

함명은 민스키 콤소몰렛츠(민스키 시 청년 동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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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350분지 1 모형. 지금 물속에 있는 건 바로 이것을 350배나 늘린 광대한 선체. 출처: karopka.ru



1백 명이 넘는 선내 승무원들은 모두 들떠 있다.

소련 해군 창설 이래, 이런 전투가 언제 있었던가?

미 핵 항모를 잡는 것.


그리고 항모 전단이라 해, 그 주위의 호위함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잡는다.


잡는 방법은 크루즈 미사일을 전단 위에다 소나기처럼 떨어지게 하는 것.

물론 두려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전투는 자본주의의 가장 썩어빠진 나라,

미국한테 통렬한 일격을 가하는 일이다.

그래서 소비에트 인민과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가

가장 위대하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다.

맹렬한 전투 의욕이 두려움 위에 설 수 있는 것도 이런 까닭.


방금 대서양 상공 저 궤도 위성으로부터 전달이 왔다.

미 항모 전단의 위치 잡아냈다고.

물론 그게 니미츠 급 핵 항모인지, 통상 형 항모인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된 상태.

그러나 어떤 거라도 좋다.

핵이나 통상 항모나 거의 비슷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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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잡는 SS-N-7 잠수함 발사 미사일. 그러나 지금의 오스카 급에는 이보다 훨씬 발달된 SS-N-19가 있다. 출처: blogspot.com


함장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대좌가 호흡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연다.

“사이드 발사관 개방!”


부함장이 콜 한다.

“사이드 발사관 개방!”


옆구리 발사관으로 바닷물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발사관 내와 바깥의 수압이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1번, 2번, 미사일 발사 준비!”


역시 콜이 나온다.

“1번, 2번 발사 준비!”


“그래, 진짜 쏠 준비하는 거야.”

발령실 내 누군가의 목에서 침이 삼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럴 수밖에, 이건 실전이니까.

지금까지는 연습이었고 훈련이었지만 지금은 실전이다.

수 백 킬로 멀리 양키의 거대 핵 항모가 있고, 그 안엔

1천2백 여명이 타고 있다.

항공요원 6천, 항해 요원 6천.

그들은 잠시 후, 모두 바다 밑에 있다.


우박처럼 쏟아지는 24발의 미사일을, 다 막아낼 순 없기 때문이다.

대좌의 목소리에 다시 힘이 들어간다.


“차례로 발사아---.”


미사일 노즐 부분에 점화되는 소리가 들린다.


“쿠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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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이 물 위로 올라간다. 목표 미 핵 항모와 그 전단! 출처: i60.fastpic.ru



“콰아아아---”

올라간다. 물살을 헤치며 올라 가!


다시 또 한 발!

발사관을 뛰쳐나가는 미사일 연소 소리와 함께,

대좌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게 있었다.

'양키 항모는 몇 발까지 버틸까?'

2발까진 버틸 수도 있다. 그러나 3발째가 직격 하면 그대로 끝이다.

그러나 자기는 24발 모두 쏜다.

그중 반 정도를 막아낸다고 해도, 나머지가 또 몇 발이냐?


따라서 엔터프라이즈 건 니미츠 급이건, 아니면 통상형 항모건,

오늘 미 항모 1척은 불길에 휩싸이며 바라도 들어간다.

그러면 본인은 소비에트 인민의 영웅!


대좌가 다시 명령을 내릴 참, 배에다 힘을 준다.

다음번 발사 명령을 위해.

그런데 그때 찢어질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함장니이이임------.”

소나 실이다.


"뭐야?"

휙 돌아본다.


"어뢰 접근입니다------그것도 2발---."


"뭐라고? 이게 어뢰라니?"




18.Virginia_class_submarine.jpg

*출처: wikimedia.org



“방위 1,6,0 거리 1천2백! 아, 아, 벌써 증속 됩니다----.”


누가 쐈어? 어떤 놈이야?

공포가 그의 전신을 휘감는다.

무수한 잠수와 무수한 항해를 하고,

실전에 대비한 훈련을 했으나,

이건 실전이다.


“거리 더 가까워 집니다.----- 1천! 아니 9백!”



19.6.jpg

*출처: il3.picdn.net



정신이 번쩍 든 대좌. 벼락같이 소리 지른다.

“기만 어뢰! 기만 어뢰 발사!”


그러나 늦은 것 같다.

양키들 전단을 잡는데 집중하느라,

그 개자식이 접근하는 걸 몰랐다고.

그러나 해 볼 때까지 해 봐야 돼!

대좌, 다시 명령을 내린다.


“기관실! 속력 최대로 올리고 전타! 전타한다!”

아니, 왜 빨리 움직이질 않아? 빨리 속력 올리라고!

이제 반응이 온다. 선체가 움직이는 느낌. 기만 어뢰도 발사된다.


그러나 소나 실은 절망에 가깝다.

“아, 아, 점 점 접근합니다. 더 빨라져요-----거리 6백!”


그곳에서 1킬로 정도 떨어진 바닷속.

영국의 킬러 핵 잠 슈퍼브.


스위프트슈어 급의 3번째 함으로, 수중 배수량 4800톤.

그들에겐 매우 익숙한 영국 스코틀랜드 위쪽 바다다.

아이슬란드와 페로스 제도 사이를 패트롤 하다가, 큰 걸 하나 체크한 것이다.


“어뢰 접근합니다. 2백....... 백오십.”


“이반의 선체가 방향을 틉니다. 상당한 거체, 거리 백.”


“아아, 점점 가까워져요!”


소나실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들린다.

“아, 아, 아!”


처음엔 어뢰가 강하게 외각(外殼)과 접촉하고, 뒤이어 그걸 뚫고 들어가는 소리.

“빠가가각------.”


그다음은 내각(內殼)인가? 소련 잠수함의 특징이 바로 그 거니까. 복각(複殼)!

아, 아, 뒤이어 들려오는 폭발음.



20.maxresdefault.jpg

*출처: i.ytimg.com



영국쪽 소나 병이 놀라서 이어폰을 집어던진다.

귀청이 나갈 만큼의 폭발음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해군에 입대한 이후 처음 들어보는 소리!


“과, 과, 과, 과----.”


그리고 그 소리는 다시 슈퍼브 안 대부분의 승무원들 귀청을 때린다.

선체의 외각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다시 또 그 정도 데시벨의 소리!

그것도 연속적이다.

아니, 오히려 조금 전보다 더 큰 굉음!


“과, 과, 과, 과-----.”

“드, 드, 드, 드------.”

“드, 드, 드------.”

소련 잠수함 속의 어뢰나 미사일에 유폭이 되는 소리다.

그 속에는 아수라 장 속에서 죽어가는

107명 소련 승무원의 단말마도 들어 있을 터.


그리고 동 시간대.

북대서양에 나와 있던,

많은 잠수함과 수상함의 소나 실에도 들려왔다.

적이나 아군이나 할 것 없이.

그리고 그 하늘 위로, 붉은 별 마크의 초음속 폭격기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대함 미사일들을 달고 대서양으로 진입하는 폭격기들이다.






커피 테이블 토크



coffee_cup.jpg
@snaparker 제공.


우리와 가까이 있는, 오스카 핵 잠



킬러와 부머 이외에 이 3번째 핵 잠.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런 게 있어?”


“바닷속에 조용히 숨어 있다가, 미 핵 항모만 노리는 게?”


그러나 어떤 잠수함 얘기를 하면, 고개를 끄덕일 게 분명하다.

의외로 우리가 아는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아~ 그거.”


세상을 놀라게 한 그 비극적 사건.

(젊은 친구들은 조금 생소하겠으나).


2000년 8월 러시아의 쿠르스크 호 침몰 사건이다.



21.69_big.jpg

*비운의 핵 잠 쿠르스크 호. 출처: wikimapia.org



130명의 목숨을 앗아 간...



22.kursk.jpg

*출처: one-gospel.org



물론 당시의 국내 언론을 보면,

크루즈 핵 잠이라 보도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거 같다.

전략 핵 잠이던가, 그저 핵 잠이라는 보도다.


어찌됐던 간에, 세상을 진동시켰던 그 사고로 인해,

이 SSGN은 매우 유명해져,

‘사상 최대의 전차전’이라는 ‘쿠르스크 전투’를 인터넷 상 검색해도,

그 전차전은 한참 뒤로 밀린다.


이 비운의 핵 잠 쿠르스크가 더 많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후의 절망적 구조작업도 실시간 외신을 탔었고...


그래서 그런가?

이후, 전 세계 많은 메이커에서 키트 화(化) 된다.

당연히 프라모델 메이커다.


사건 당사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미국(레벨 제품이니, 독일 쪽?)등,

필자가 아는 것만 해도 제법 많은 숫자.



23.mh0zve9007.jpg
*러시아의 즈베스타에서 나온 쿠르스크. 출처: aladelta.net


24.05022.jpg
*레벨에서 나온 쿠르스크. 출처: findmodelk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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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야의 700분지 1 스케일 쿠르스크. 출처: ausairpower.net



이외에 중국의 호비 보스 등에서도 발매됐다.



이 바닷속 괴물은 계속 생존할 수 있을까?



어떤 함종이 있다.

전함도 아니고, 순양함이나 구축함도 아닌 함종.


20세기 초에 나와,

제1차 대전과 2차 대전 때에 활약했던 드라마틱했던 함정이다.


역사상 가장 커다란 해전이던 ‘유트란트’ 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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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전에 벌어졌던 말 그대로의 사상 최대 해전 ‘유트란트’ 여기에서 순양 전함은 영광과 비극을 맛본다. 출처: britishbattles.com



그리고 독일 장갑 순양한 '샤른홀스트 추적전'이라던가,

또 영화로도 나왔던 2차 대전 때의 ‘비스마르크 추적전’ 등,

주요 해전마다 참가하고, 그리고 또 격렬한 전투 끝에 침몰하기도 했던 함종.


그런데 40년 정도 바다 위에서

그 스피드와 대 구경 주포를 자랑하다, 사라져 버린다.


배틀 크루져(Battle Cruiser) 순양 전함이다.


또는 고속 경쾌 전함.

어떤 경우는 슈퍼 순양함이라고도 하던 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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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양 전함으로 가장 유명했던 ‘후드’ 호. 매우 빠른 스피드, 강력한 주포. 그러나 비장한 최후를 맞이한다. 출처: defenceoftherealm.com



그렇게 일찍 사라져 버린다.

이후 단 1척도 살아남은 게 없으니,

멸종이라 해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먼 미래에 테란이 우주 함선으로 다시 부활시키...)


이글에서 다룬 크루즈 핵 잠들.

이 독특한 함종들도,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이 함정의 유일하면서도 진정한 모국이었던 소련은 진작 해체됐고,

존재 이유가 됐던 냉전 체재도, 그 바다도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최초의 대함 미사일 잠수함 E1에서부터 시작해,

(이 때는 바다 위에 뜬 비행기가 미사일을 유도했다)

찰리 급, 에코 급에서 줄리엣으로,

그리고 핵 잠 시대가 되자 중생대의 거대 공룡마냥,

1만 6천 톤의 몸체로 갑자기 커진 오스카 급.



28.russian-submarine-nuclear-icbm-14115.jpg

*출처: inquisitr.com



그런데 누가 봐도 그 진화의 혈통은 중단되는 게 확실하다.

그리고 다시는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도 정확하다.

누가 크루즈 미사일 24발을 가진, 바닷속 거대한 항모 킬러를 건조하고 보유할까?


러시아가 21세기 들어 핵 잠 건조를 이어나가고 있다지만,

매우 슬로우 템포이며, 함종도 부머와 킬러뿐. 그것도 매우 소수다.


더군다나 러시아와 미국 공히, 당장 싸워야 할 적들은

RPG와 AK소총을 쏴 대는 아랍 테러리스트 내지 IS 대원들.

그리고 싸움의 형태는 비대칭 전쟁에 대한 대칭이다.


따라서 이 함종의 소멸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유틀란드 해전의 그 순양 전함들처럼.


그래서 만약 우리가 오스카 급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것은 프라모델 상자의 표지 ‘박스 아트’에서나,

아니면 상자 속에서 튀어나온 모형 정도...?


그래도 그게 어딘가?

어둡고 추운 북양의 바다, 바렌츠 해.

그 속에서 느릿느릿 가던 거대한 심해의 철갑 괴물을 떡 하니 박제한 체,

책상 위에 모셔 놓을 수 있으니.



29.259080-14381-72.jpg
*출처: scalemates.com






출처 www.warandpea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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