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굉장히 부끄러웠던 기억
게시물ID : freeboard_14625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e
추천 : 0
조회수 : 1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07 03:31:51
어느날 머리터럭을 자르러 미용실을 찾아갔어요.

어느 곳이든 단골을 못 만들고 

한 곳에 계속 못가는 병이 있는 저는 

또 새로운 곳을 찾았어요.

분명 1층인데 밖에서 바닥이 보이는 미용실이 신기해서 들어갔어요.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잘리는 터럭들의 단말마를 들었어요.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며 반수면 상태에 접어들려 하는데

미용사님의 손이 제 귓가른 쓸어내려 주셨어요.

귀에 붙은 잔머리들을 쓸어내는 손이 매우(밑줄, 강조) 따뜻했어요.

난생 처음, 저 따스한 손이 내 귀를 더 만져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되었어요.

그냥 귀를 만져준 것 뿐인데...

물론 전에도 누군가의 손길이 스칠 때는 있었지만

참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느낌은 처음이었어요.

따스한 손길이 머리를 감겨주고 귀를 씻겨줄 때

제 귀는 태어난 후로 가장 기뻐했어요.

민망해서 감히 얼굴도 못 마주치고 집에왔어요.

다시 귀를 만져보았지만 그런 기분은 다시 느낄 수 없었어요.

참 부끄럽고 편안했던 모순된 기억...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