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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앞날, 결코 순탄치 않다
게시물ID : sisa_8341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18
조회수 : 130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1/13 05:35:19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자기 취임식에서 노래를 불러 줄 가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뉴스가 얼마전 흘러나왔습니다. 그런데 SNL에서 그의 역할을 맡아 풍자를 해 왔던 배우 알렉 볼드윈은 "내가 가서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AC/DC의 Highway to Hell 을." 이라고 말해 화제를 낳기도 했었습니다. 

당선 이후, 트럼프는 온갖 매파 군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임명하는 움직임을 보여 계속해 우려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56% 지지율을 보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특별히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아마 모르긴 해도, 트럼프는 의회와 가장 사이가 나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겁니다. 그가 지금까지 벌인 전횡에 가까운 인사는, 짐작컨대 의회에 그의 편이 없다는 것의 반증으로 봐도 될 겁니다. 심지어는 자기 소속당인 공화당 인사들까지도 트럼프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는 게 현실. 게다가 미국 의회는 맘 먹고 대통령의 발목을 잡으려 하면 어떻게 되는가는 지난 오바마 8년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사사건건 그를 물고 늘어지는 의회 때문에 결국 그가 맘먹고 실천하려 했던 것들을 마음껏 실천하지는 못했고, 그걸 아마 제일 아쉬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타협해야 했고, 그 결과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어쨌든, 트럼프 시대는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시작 전부터 삐걱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미국의 일반 국민들의 자기 인식 때문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망가진 나라라고 해도, 이 나라의 국민들은 통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랐고, 인종차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교육받아 왔습니다. 그 결과 미국 국민들은 자기 나라에 대해 그것이 허상일망정 '위대한 미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그 기저엔 관용, 통합, 기독교적 박애 정신 같은 것이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깔려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인이 가졌던 이른바 '정통적 보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기에, 미국 사회를 이끄는 지식인층의 반발은 더욱 큰 것이지요. 

게다가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은 정치인 뿐 아닙니다. 소수계의 진출이 큰 문화계 인사들 역시 일반 미국인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지요. 트럼프 취임식에서 공연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도 거절해 버리고, 앞에 언급한 알렉 볼드윈처럼 대놓고 그를 조롱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트럼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로서는 의회와의 충돌을 피하고 과거 로널드 레이건처럼 의회의 개가 되는 댓가로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받던지, 혹은 역사적 또라이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길을 가던지를 양자 택일해야 할 겁니다. 그는 이제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엊그제 CNN 기자와의 설전을 보면서, 그의 앞길이 자칫 낭떠러지가 될 수도 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극우세력과 생각없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미국의 독특한 대선 제도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을지언정, 득표수로는 2백만표나 적고, 미국을 이끌어가는 지식인층과 그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못 받고 있는 트럼프의 앞날, 결코 순탄치 않을 겁니다. 이것이 한국의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저는 그게 더 궁금하긴 합니다만.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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