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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기 너무 고달프고 서글퍼질 때, 눈을 감고 하는 상상들.
게시물ID : freeboard_14683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낮에도병나발
추천 : 0
조회수 : 3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13 12: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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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자살이니 뭐니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지만... 
너무 힘들고 고달퍼서 주저앉고 나면,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되요.
그리고는 상상해요.


어느 따스한 봄날 아침.
따듯한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눈을 간지럽히면, 못이기는 척 눈을 뜨고 창가로 가서 커튼을 젖혀요.
세상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에요. 하늘이 저렇게 파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따스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려 창문을 여니, 들판의 풀 냄새, 나무에 돋아난 새 이파리의 향긋한 풀내음,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벌써 마음은 따듯하게 부풀어 올라 기분이 한껏 좋아졌네요.

잠시 바깥을 아무생각 없이 바라보다 1층 거실로 내려가요.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는 거실에는 이미 봄 햇살 한무더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주방에서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잔을 만들어 입에 한모금 머금고 테라스로 나가니
이제야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테라스에 걸터앉아 이 모든 전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난 뒤,
천정이 뻥 뚤린 욕실로 들어가 적당히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보송보송한 타월로 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리고 단장을 해요.

오랜만에 입어보는 얇은 봄옷과 가디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라벤더 향이 짙게 배어있는 청바지를 입고
바깥 나들이 갈 준비를 마치죠.

차를 끌고나와 새순이 한창 돋아나는 나무들 사이를 5분 정도 달리면 드디어 나오는 도로.
창문을 열고, 달리는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압구정 이에요.

차를 주차하고, 근처 스타벅스로 들어가 샐러드와 함께 커피 한잔을 하고,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이질감을 느껴요.

평일 아침이라 사람이 많이 없는 영화관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영화를 보고 나온 뒤,
근처 백화점에서 사고 싶었던 것들을 사요.
이쯤 되고나면, 산책을 하고 싶어지겠네요.
차를 끌고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은 창경궁 이네요.
입구에 한발짝 내딛어보니,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 바로 전까지 보던 높은 건물과 수많은 차들은 보이지 않고,
나무들 사이에 조화롭게 자리잡은 고궁들이 보이네요.
그 길들을 따라 한시간 정도 늦은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나오면 이젠 좀 출출해져요.

미리 예약해 놓은 다이닝레스토랑에 가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난 뒤,
마트에 들러 안주거리와 간단한 먹을것들을 사고, 와인샵에 들러 소믈리에가 추천해주는 와인 한 병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요.

해가 조금씩 저물고 있을 즈음, 테라스 한켠에 있는 자쿠지에 물을 받고, 입욕제를 풀어놓고, 아까 사온 와인과 안주를 옆에 꺼내놓고
자쿠지 안에 몸을 담궈요.
와인 한 잔을 다 마실 무렵, 노천욕을 끝내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난 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거실로 가서
그동안 못 보았던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나면,
슬슬 졸리네요.

이젠 자러 가야할 것 같아요.

참, 여유롭고 한가한 하루였어요.
...내일 출근 안하냐고요?
무슨소리에요.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공항으로 가야해요.
보라카이로 보름정도 여행을 다녀 올거니까요!
....
.....
......
.......


언젠가 꼭 이런 일상을 살 수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다보면 조금은 다시 힘이 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멋진 하루는 어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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