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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집회 참여에 대한 10년 전 신해철의 생각
게시물ID : sisa_8350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성청년-
추천 : 3
조회수 : 49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15 15: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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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요, 이거를 좀 장기적으로 생각 해봐야 되는 문제가 아니냐. 내신등급제나 이런 것들이 첨예한 사회 이슈가 되고 이번 경우에 한해서는 이해 당사자인 학생들이 이해할만하다해서 넘어갈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신과 관련된 정책이든 교육문제든 아니면 심지어는 사회 이슈 전반에 대해서 자신들이 의견을 내고 목적 달성을 위해서 집회를 열거나 정치적인 모임을 가지는 거, (중략) 

중고생들 자체를 뭔가 사회에 대해서 행동을 발언을 하는 주체로 볼거냐, 학생들은 그냥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고 아직까지 이런 거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고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계속 할거냐, 이게 오히려 지금 현재 내신등급제가 굉장히 뜨거운 감자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 문제가 더 지금 걸려있는 문제의 본질이 아닌가 한번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봤어요.

 

물론 저는 무조건 허용하고 오히려 어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이 순수하게 조직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그걸 도와야한다라는 쪽입니다. 

사실 따져보면 중고생들이 현실에 대해서 발언을 하고 의견을 내고 이러는 거는 이미 역사가 있어요. 3.1운동 때. 5.4 학생운동 때. 뭐 이런 거 일제시대 때 분노한 학생들의 움직임 이런 거는 청소년들이 다 주도를 하던 운동들이 많았고, 또 어른들과 함께 자기들의 의견을 당당히 내고 이야기를 하고 해왔어요. 어떻게 보면 그때가 더 쉬울 수도 있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14살인데 학교 다니면서 한자 말고 신학문 공부 시작했는데 애 하나 있고.. 그런 학생들도 꽤 많았단 말이에요. 그리고 여성들도 그렇지만 남성들의 경우에 13살이면 가장이 되기도 하고 애아범이 되기도 하고 이러던 시대라.. 그러니까 오히려 나이가 열댓 살쯤 되면 당연히, 너무나 당연히 정국에 대한 이런 얘기도 있어야 되고 어른들 옆에 앉아가지고 나라 시국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자기 의견 한마디 할 줄 알아야 되고 이러던 게 당연시되던 시대에서 지금 거꾸로 돌아가서..

고교생 고3나이면 열여덟인데 말이에요, 자기 의견이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고 안 그러면 위험한 인간이고, 고등학교 3학년 정도의 나이가 됐는데 나라 돌아가는 꼴이나 정국 돌아가는 거나 전반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식견 아무것도 없이 공부만 파가지고서 부모님하고 선생님 마음에만 쏙 들었다, 이건 위험한 것이거든요. 좀 극단적인 표현 써서 죄송합니다만 그런 인간이 나중에 나이를 먹고 뭐를 할 수 있겠어요. 그게 뭐 딱 18살까지는 딱 공부만 하고 있다가 19살 돼서 그 이후부터 세상 돌아가는거 늦게 자기 의견을 가져도 되는거 늦지 않다? 안늦기는. 어떻게 하면은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18살이 자기 의견을 안 가질수가 있는데요. 그건 말이 안되잖아요. 


또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러한 추세가 청소년들을 어른으로 대우하는,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법적으로 똑같이 대우할 순 없지만 준 어른으로 대우할수있는 또 그들을 존중하고 의견을 받아들일수 있는 부분, 이런 부분의 완충지대가 있어야되는데 우리는 이상하게 고3하고 어른들 사이에 까만 매직으로 줄을 하나 쫙 그어놓고, 그 전까지는 너희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야 하는 친구들, 그 뒤에는 너네 맘대로. 그게 말이 되냐고. 그 까만 매직을 딱 넘고 났는데 사실 어른은 아니거든요. 지금까지는 어른 아니라고 죽으라고 어른 아니야! 어른 아니야! 그러다가 까만 매직 넘으면서 어른이야! 그러니까 무슨 막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 맥이고 안 놀아본 거 놀고 안 마셔본 술 먹고 사람 죽고.. 이게 뭐하는 거냐고요. 그냥 스무스하게 중학생들이 낼 수 있는 의견의 범위와 권리와 이런 것들. 고교생들은 사실 거의 어른에 가까운 대우와 책임을 가질 수 있어야 되고. (중략)


뭐 작년 프랑스에서 극우파가 집권을 하게 되는, 근데 이게 어른들의 정치에 대한 회의와 정치에 대한 환멸으로 인해서 극우파가 집권을 할지도 모른다라는 위기상황이 닥치니까 고교생들이 주도를 한 시위가 전국을 뒤집으면서 어른들 부끄럽게 하면서 극우파 집권을 저지하는. 청소년들이 결정적으로 정치에 변수를 작용하는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 이미 초중학생 때부터 토론 문화라든가 토론 수업에 대단히 익숙해져있는 프랑스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그 조직력, 발표할 때 내용 문장구성 이런 것들부터 많이 달라요. 근데 어차피 시대의 대세가 청소년들을 자기 삶의 주체로 또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자기 발언을 내고 이럴 수 있는 주체로 인정 해야되는 게 시대의 추세라면, 이렇게 청소년들 주도해가지고 자기 의견 낼 수 있는. 특히나 민감한 사항. 뭐 내신 등급제라든가. 본인들이 당연히 의견을 낼 수 있는 부분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른들이 막 껴들어가지고 대신 발언해주고 말 왜곡되고 이러는 것 보다는 옆에서 어른들이 해 줄 일은, 처벌한다 뭐 요즘시대에 이런 얘기가 아니라, 옆에 어른들의 외풍을 받지 않고 순수한 의견을 친구들이 모아서, 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국의 고1학생들의 의견이 뭡니까, 라는 걸 우리가 딱 들어볼 수 있고.. (중략)


그리고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하든 횃불집회를 하든 모닥불 집회를 하든 연탄불 집회를 하든 어른들이 정말 할 말이 없는 게, 학생들을 그렇게 유명무실한 이 학교에 존재하고 있는 거수기 조직이나 학칙에 의해서 만들어놓긴 만들어 놓는 건데 그냥 선생들이 예뻐하는 학생들 모아다가 대충대충.. 이런 조직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정말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어른들하고의 커뮤니케이션의 채널이 되는 그런 단체로 자리매김을 했더라면 촛불집회가 필요했을까요? (중략)



참 학교에서 처벌받을 가능성도 높고, 다짜고짜 선생한테 멱살 잡힐 가능성도 높은데, 옳지 않다 분하다라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 그 두려움 무릎 쓰고 촛불 시위를 나올 수 있다는 요즘 청소년들의 대담함.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 수 있는 게 있다면, 투자할 수있는게 있다면 뭐가 남아있겠는가. 뭐 부존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한국 전쟁 끝나고 나서 미국 원조 들어오고 수출 문턱 참 낮게 낮게 다른 나라에서 해주고 경제성장 거치던 그런 시대에서 이제 성장 폭 둔화되고 중국이 우리나라를 이미 추월 한듯한 기분 확연하게 들고 일본 따라 잡는다 극일 반일 한참 얘기했지만 한참 가능할까 의구심 드는 이런 상항에서우리 대한민국이 걸 수 있는 투자 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가 있다면 바로 그렇게 자발적인 생각과 어른 못지않은 사고를 가질 수 있는 우리 청소년들. 유일한 투자 대상 아니에요? (중략)


우리 어른들끼리 확 까놓고 얘기합시다. 나이 스무 살 넘으면서 사회생활 하면서 이십대 중반 거쳐 삼십대 넘어가면서 우리가 배우는 게 뭡니까? 사회에 대한 길들여짐 하고 순응 아니에요? 중고등학교 때 주먹 쓰고 경찰서 막 잡혀 들어가고 이랬던 친구들도 나이 스무 살 넘어가기 시작하면 주먹 함부로 휘두르면 남는 건 자기 손해밖에 없다는 걸 알아요. 내가 아무리 잘난 척 해 봐야 사회생활에서 이놈저놈 다 싸움 걸고 자기혼자 독불로 가봐야 남는 거 없다고 생각하게 되요. 결국 순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르치지 않아도 이 친구들이 알게 될 텐데. 이 청소년기에 무조건 선생님 말이 옳다 학교 말이 옳다 부모님 말이 옳다 니들은 아직 니들 생각 말할 때가 안 된다, 이렇게 기를 죽여 놔서야 나중에 뭐가 되겠어요.

설사 가슴 철렁한 되게 뜬금없는 의견들, 요즘 청소년들이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이야? 이런 철렁하는 생각이 나오더라도 제 생각엔 철렁하는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밖으로 뱉게 한 다음에, 저기 그거는~ 좀 누그러뜨리는 게 좋은 것 같은데 이렇지 않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더 낫다고 봐요. 왜냐면 그 철렁한 생각. 겉으로 뱉게 해 놓으면 우리가 알 수나 있지. 입에다가 엑스자 테이프 십자로 쫙 붙여놓고서, 요즘 학생들은 그래도 뭐 크게 모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겉으로 보기엔 그런데 속에는 철렁한 생각들이 곪아서 썩어 들어가고 있을지 어떻게 알겠냐고요. 그러다가 그게 나중에 사회현상으로 폭력적으로 요만큼씩 번져 나오면 그때 가서야 호들갑을 떨고 막 난리를 칩니다.



저는 촛불시위 티비로 중계해서 전국에 있는 어른들이 연단에 올라가서 고교생 학생들이 무슨 정치단체나 어른들 단체나 이런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전혀 영향 받지 않은 자기 의견들 얘기 하는거 부모들이 시청률 30%, 40% 수준으로 보고, 거기 얼굴이 비춰진 학생들이 처벌받고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스타 되고, 주위 친구들이 잘했다고 등 두들여 주고, 어른들이 이정도의 너그러움이랄까 여유랄까 이런 거 가지고 있어야 가정의 확대형인 사회 전체의 학생들하고 어른들하고 잘 지낼 거라고 봐요.

 

그리고 제 생각인데, 그런 시위의 내용이라든가 학생들이 말하고자 하는바 이런 것에 대해서 완전히 뜬금 없는게 아니라면 우리 어른들도 자녀들을 그런데 내보내는 게 좋은 게 그런대 나간 친구들이 공부 잘 할 거에요. 시험 잘 볼거고. 왜냐면 그런 경험이 좀 있는 친구들이 입시 시험 당일 날도 배짱도 좀 생길 것이고 사회생활하면서 배짱도 좀 두둑해지고 그럴 거에요.

그리고 그런 시위 아니라 월드컵 때 우리 길거리 축구응원. 집 밖으로 학교 밖으로 좁은 울타리 밖으로 나와서 내가 아닌 다른 여러 사람들과 같이 움직였던 기억. 이런 것들은 평생 살아가면서 개인한테 굉장한 힘이 됩니다. 그리고 인생 살면서 가끔은 이기주의적이고 찌질한 생각 들 때, 인생 뭐 있어 그냥 남하고 경쟁이고 어차피 이놈저놈 다 사기치고.. 이런 생각 들 때, 아니다, 길거리에서 정말 내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서 같이 소리를 질렀던 그 기억이 내 뇌리에 남아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 인생에 있어서 참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어요.

 

근데 그게 정치적인 사안이나 뭐 이런 거 말고도 평소에 아무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어요. 스포츠. 축구경기장 야구경기장 가서 집단 떼로 응원하고 함성 지르는 거. 이건 아무런 부담 없이 남과 마음 통하는 함성으로 울릴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또 하나가 콘서트장. 가서 방방 뛰고 땀 질질 흘리고, 뛰어놀았던 기억들. 이런 경험은 사람 정신 뇌의 부분 부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중략)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 안 나오고 그냥 스포츠하고 음악 즐기면서 먼지 털어내고 시원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공부해서, 많은 시간을 공부하지 않아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늘 즐겁게 공부하고 그래서 대학에 들어갈 때 성적보다는, 내가 뭘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에 골똘해있는 그런 얼굴 표정이 보여지면 그 날이 우리가 선진국 되는 날인거죠. 우리가 뭐 OECD 가입해서 선진국이 아니고. OECD는 뭔 얼어죽을놈의 OECD. 아무런 의미 없데도요. 경제지표 아무런 의미 없고 OECD 아무런 의미 없고 무역 흑자 아무런 의미 없고 우리 고3 청소년들이 성적이 아니라, ‘자 내 인생에서 이제 결정을 내려야 되는데~’라는 눈빛으로 지하철을 슥 타고 가는 모습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거. 그게 선진국이죠 뭐.



@2005.05.10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5TcoFuxLsKY
고스트스테이션 2005년 5월 10일 방송분

내가 직접 녹취하여 글 옮김
출처
보완
2017-01-15 1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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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마왕...... 요즘 시국에 그라도 있었다면 ...... 더 큰 힘이 됐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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