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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는 거장이 될 수 있을것인가?(약간 스포일지도?)
게시물ID : movie_64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7
조회수 : 5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16 10:55:33

"너의 이름은."이 드디어 200만을 돌파했습니다.

애니메이션 팬들에겐 이미 명감독으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신카이마코토가 

드디어 그 이름만으로도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되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초속5cm 언어의 정원등 그의 작품목록은 여전히 명작들로 차있고, 

"너의이름은."이라는 작품이 과연 그의 최고의 작품인가? 에 대해서느 이견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흥행에서만큼은 그의최고의 커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우선은 너의이름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최고 거장이라고 할만한 사람 두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입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의 브랜드이며,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입니다.

그는 고전문학, 판타지, SF 등 장르를 가리지않고 명작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팬들과 안티팬들 모두에게 욕을 들어먹으면서도

작품이 나오기만 하면 안보고는 못배기는 소위 마약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안노히데아키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창조했다면 

안노 히데아키는 적극적으로 그 클리셰들을 깨부수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희망과 미래를 노래했다면,

안노히데아키는 투쟁과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이 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내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의이름은."에서 신카이 마코토는 아예 이러한 이분법에서 거의 벗어나 는 듯 합니다.

작품은 수많은 클리셰들로 점칠되어있지만,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않는 눈치입니다.

이 작품을 보다보면 클리셰를 때려부수기 위해 수많은 클리셰를 차용한 안노히데아키 감독의 편집증적인 집착이 안쓰러워 보이기 까지 합니다.

이 작품은 또 미야자키 하야오의 판타지와도 다릅니다.

주인공들의 감정표현부터 소품의 배치까지 그의 미장센과 연출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은 느낌이 영화 전반적으로 나타나지만, 

그의 표현방식은 일상을 세련되게 표현하는데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몸이 뒤바뀌는 남여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학원물로서의 이야기는 최소화 되어 있고, 

정형화된 플롯을 따라가는 대신 실제 사건의 다음날 이야기를 보여주어,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실제 사건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중요한 복선들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출은 감독이 의도한 중요한 스토리가 진행될때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극대화 시킵니다.

남여의 몸이 뒤바뀌거나, 타임슬립이 일어나거나 하는 소재는 그렇게 접하기 어려운 소재는아니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뒤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적인 스토리나 반전대신 

오롯이 관객이 작품안의 캐릭터에게 이입하게 만드는데 자신의 재능을 올인합니다.



그는 표현의 거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그의 이름값에 큰 기대를 하고 갔던 사람들은 중간중간에 튀어나오는 쓸데없는 서비스신이나 학원물 클리셰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모든 클리셰들과 이미 많이 시도된 스토리와 반전을 버무려 극도로 세련된 표현방식을 보여줍니다.

너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수있다면 뭐라도 쓰겠다는 연출이라고 할까요?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지도 않고,

안노 히데아키처럼 클리셰들을 모두 깨부수면서 충격적인 스토리를 선사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표현력은 세련됨의 정점에 이르러 있고,

이러한 연출력은 현재 일본의 어떤 애니메이션 감독도 쉽게 도달하지 못할만큼 예리합니다.




"너의이름은."은 겨울왕국과 같은 초대박 흥행을 하진 못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이정도의 폭팔력을 지닌 애니메이션은 처음입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필모그래피를 라이브로 지켜보는 우리는 어쩌면 꽤 행복한 순간을 살고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족 :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이 영화는 재난으로인한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고,

한국에서 세월호사건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격은 우리들에게도 위로가 되어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내용과 세월호사건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사건이겠지만, 

실제로 마을 방송을 듣고 아이들이 집에서 "가만히 있으라는데?"라고 할땐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정말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는 꼭 우리만이 아니라, 큰 재난으로 상처를 받았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분일터이고,

이러한 부분을 잘 녹여낸 감독의 표현력이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해줄 원동력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사족2 : 

여러분 이 영화 앞자리에서 보세요 화면 꽉차게 보세요.

오프닝에서 밤하늘의 혜성 바라보는 장면이 심장 철렁할 정도로 정말 예술입니다. 

그 장면 하나때문에 아이맥스로 봐도 될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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