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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우려고 했더니 아버지 생각이 났다.
게시물ID : gomin_1018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대몬
추천 : 7
조회수 : 53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0/12/15 02:55:11
자려고 누웠더니 갑자기 아버지의 손이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까지만 나오셨습니다. 아버지는 그의 나이 19살 고리원자력발전소 발전시설과에서 10년을 일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그후 현대자동차 납품업체에서 15년을 일하시고 퇴직금도 못받으신채 쫓겨나듯 퇴직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모은돈으로 도금공장을 차리시지만, 여전히 자신은 더러운 작업복을 입으며 일하십니다. 아버지는 최근 경영난으로 너무나도 힘들어 하십니다. 아버지는 작으십니다. 키가 165cm정도 되십니다. 아버지는 손이 짧으십니다. 이글을 보시는 당신들의 손의 2/3 밖에 되지않으십니다. 아버지는 주먹을 잘 쥐실수 없으십니다. 손이 굽어버리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놈들을 먹여살리려 일하시다 절단기에 세 손가락이 잘리셨습니다. 아버지는 손톱이 없으십니다. 오랜시간 일하다보니 닳고 닳아 손톱과 손가락의 경계가 없어지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90년 어머니를 만나 91년 자식놈을 하나낳고, 이듬해 하나를 더 낳습니다. 첫째가 태어난지 5년 아들에게 아버지는 세상의 전부였고, 첫째가 태어난지 10년 아들에게 아버지는 밤에만 볼수 있는 사람이었고, 첫째가 태어난지 15년 아들에게 아버지는 단순노무의 부끄러운 노동자였고, 첫째가 태어난지 19년 아들에게 아버지는 너무나도 낮은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식놈 키우는 재미에 산다건 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갑자기는 아니고, 항상 마음 한켠에 두고 있었지만 평소에는 나오지않던 그 감정이군요. 올해로 20년, 매일 밤까지 일하시고 아침에들어오시는 아버지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기를 7번째 내일 아침은 꼭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몸의 거리는 천안과 인천이지만, 마음의 거리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인 지금이, 태양계를 빠져나가기전에 한번 꼭 말씀드리고 싶군요. 특히 19살때, 아버지에게 크게 화내고 마음에 대못을 박았던 못난 자식놈의 새끼가 부끄러울따름입니다. 19살의 나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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