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트럼프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의 자세
게시물ID : sisa_837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0
조회수 : 2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21 01:49:00
갑작스런 구안와사 발병으로 인해 받은 두 주의 병가 첫날 아침, 늘 일어나던 대로 일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새벽을 맞습니다. 어젯밤엔 안대를 찾아 눈을 덮고 잤고, 그 덕에 일어나서 바로 눈 뻑뻑한 건 좀 덜 합니다. 아내는 스무디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침 겸 해서 그렇게 먹고 나서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하면 곧 낫는건가. 두 주 동안에 이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시애틀 차이나타운엔 아주 유명한 침 전문 의료원들이 있는데, 여기에도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최대한 뭐든지 해서 빨리 나아야지요.

그런데, 오늘이 바로 1월 20일 -한국은 21일- 이라는 것이 딱 마음에 걸리더군요. 아, 내가 살아갈 시대, 오늘부터 내가 살아갈 시대를 나중엔 '트럼프 시대'라고 부르겠군. 정말 잘못하면 트럼프의 시대, 도박의 시대가 되겠어. 

뭐, 분루를 삼키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한숨 푹 쉬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집에서 쉬는 동안 독서를 모두 끝내기로 작정한 책 중에 굳이 버니 샌더스 관련된 책이 두 권이나 있는 것도, 어쩌면 내가 겪었던 이 패배의 기억을 그냥 잊기보다는 가슴에 새기자는 내 나름대로의 선택인 셈이지요. 

물론, 트럼프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오늘 어떻게 취임식은 치르겠지만, 그 자리가 오바마의 취임 때처럼 희망차거나 비전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모르겠습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그의 취임을 반기겠지만, 당장 트럼프는 내각조차 제대로 못 갖추고 출발할 겁니다. 그것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었지요. 제대로 된 내각을 못 갖추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트럼프 정부가 싹수가 노란 것이, 청문회에 올라온 후보들이 임명도 되기 전에 자기들의 이권부터 챙긴다던지 하는, 부패 혐의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청문회도 난항이겠지만, 그를 반대하는 일반 시민들의 저항도 큰 이슈가 될 겁니다. 당장 오늘 워싱턴 DC에서는 환영 인파보다도 더 큰 반대자들의 시위 인파를 걱정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그가 취임하자마자 철회하겠다는 오바마의 공약들도 말처럼 쉽게 없애버리지 못할 것들이 더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조차도 트럼프가 전횡을 부릴 경우, 오히려 탄핵에 앞장서겠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시작부터 삐걱거릴 것이 분명한 트럼프 시대를 바라보는 눈엔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그가 만일 무엇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 설득을 통한 국민들의 합의를 먼저 이끌어내야 할 겁니다. 

트럼프 시대, 한국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아직은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그 때문에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대두해서 우리 경제가 망가질 거라는 비관론도, 모두 나름의 의미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치가 제대로 서는 겁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외교도 바로 서기 때문입니다. 동북아의 이 위기의 정세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잡고 설 수 있는 올바른 정권으로 교체하고, 그 정부가 현명한 외교 정책을 통해 사드 문제, 일본 문제 등을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위기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정부를 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트럼프 시대의 대한민국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일 겁니다. 

문제는 정치입니다. 그리고 정권교체입니다. 트럼프 아니라 트럼프 할아버지가 미국에 집권해도 그렇습니다.


시애틀에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