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여자친구는 또 자고 있었다. 토익 시험이 끝나고 나서 여유가 생긴 상황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2학기 성적이 나왔는지는 묻지 못했다. 뭔가 이것까지 물으면 인권침해(?)일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이에도 비밀은 있어야 하니까.
근데 공부 열심히 해서 괜찮을 것 같다. 여자친구는 내가 들어오자 또 잠에서 덜 깬 모습으로 나에게 안겼다. 어깨에 이마를 기대고는 졸리다고
호소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귀여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뭔가 23살의 패기. ^^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해서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 점퍼를 사야겠다는 내 말에 안아주면서
"내가 안아주면 되지. 얼마나 따뜻한지 아실랑가? ^^" 하면서 안아주는 그녀의 특별한 행동에 난 그저 웃기만 했다.
믹스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밖을 바라보니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따뜻한 믹스커피, 그리고 내 옆에 있는 그녀의 커피잔을 감싼 두 손이
내 눈 앞에 있어 따뜻한 겨울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