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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야할지 몰라서 여기로 왔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1478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ravan
추천 : 0
조회수 : 1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24 17:00:56
안녕하세요. 오유징어여러분.
무언가 글이라도 쓰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이곳으로 왔네요.

다시 인사드립니다. 오유징어 여러분. caravan입니다.

날씨가 참 춥네요. 지금 제 방은 찬 기운이 솔솔 흘러오네요. 손도 차갑고 발도 차갑고
마음도 차가운 방이네요.

취업준비생입니다. 사실, 전 백수지요. 세상에서 스르륵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는 백수지요.
무직이라는 것이 참 무섭네요. 사람이 이렇게 자존감이 바닦을 칠 줄은 몰랐어요.
웃는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노래를 흥얼거린 지가 기억이 안 나고.

미래라는 놈이 처음에는 작아보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제가 다 느끼지 못할 정도로 커져버렸어요.
숨이 턱턱 막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참 무섭네요.

친구들을 만나기가 무서워져요. 다들 제 갈길을 가는데 나는 제자리라서.
곧 설이지요. 큰 집에 가기가 싫어요. 이런 나를 보여주기 싫으니까요.
격려도, 응원도 싫어요. 그것들을 받고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제가 보이거든요.

겁이 나네요. 혹여 제가 취직을 하더라도 거기에서 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또 다시 낙오자가 되지는 않을지.

왜 저는 충실하게 살지 못했을까요. 왜 나는 현실을 보지 못하고 글에, 노래에 한눈을 팔았을까요.
재능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경력도 없고, 이렇게 적어놓으니 정말 이루어 놓은게 없네요.
누군가 너는 여태까지 뭘 했냐라고 물을 때 무어라고 대답을 해야할까요.

그게 참 무섭네요.

딱히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딱히 무언가가 두려웠던 것은 아니에요.
아, 사람이 무서웠고 전공이 싫긴 했었네요.
왜 난 바꾸지 못했을까요.
사람에게 부딫혀보지 못하고 전공을 바꿀 생각도 안 했을까요.
왜 난 현실을 아니, 길을 바꿀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왜 난 막연하게 잘 되겠지라고 생각했을까요.

이제와서 잘 할 수 있을까.
어차피 늦어버린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달라진다면 뭐, 좋겠지.
그게 의미가 있을까.

넋두리가 왜 이럴까요.
왜, 왜, 왜 라는 말이 나는 왜 싫을까요.
난 왜 약할까요.

그래도 무언가를 해야겠죠.
세상 어딘가에 내 자리가 있을까요?
세상이 정해준, 내게 딱 어울리는 자리가 아니여도
내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요?
있길 바랍니다. 간절하게 바랍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길 바랍니다.

그래요.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내가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대가라면
마땅히 내가 치루어야 하겠죠.
다른 누군가가 살아주는 인생이 아니라면
마땅히 내가 살아야 하는 오늘이겠죠.

오랜만에 노래하고 싶어요.
저 합창단 했었거든요.
모두와 화음을 만들 때 정말 좋았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네요.
내 마음의 안식처였는데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한 것이 저였네요.
적어도 일조한 건 사실이지요.
오늘따라 노래가 하고 싶어요.
근데 혼자 하는 노래는 쓸쓸하네요.
오랜만에 노래가 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오유징어 여러분.
잠시 길을 잃은 caravan입니다.
언젠가 다시 제가 걸어야 할 길을 찾았을 때
언젠가 다시 제가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
언젠가 다시 제가 무언가를 할 때에
그 때 또 다시, 그리고 또 다시
넋두리 하러 올게요.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새벽도 아닌데 감성이 터져버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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