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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55킬로그램 뺐던 이야기
게시물ID : diet_1066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oddle
추천 : 10
조회수 : 134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7/01/25 19:44:10
어, 음... 저는 다이어트를 결심하거나 뭔가 의지를 가지고 살을 빼 본적은 없어요.
근데 제목처럼 135kg에서 80kg까지 살을 뺀 적이 있어서 한번 썰을 풀어볼게요...
 
 
 
전 담배도 태우고 술도 많이 마시고 밥도 많이 먹는데 하는일은 몇날 며칠이고 의자에만 앉아서 일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135kg의 초고도비만에도 별다른 성인병은 없었어요.
 
운동을 따로 하는편은 아니었는데 매일 기분전환삼아 동네 낮은 뒷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게 움직임의 전부였죠.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았다고 쓴건 이걸 운동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운동이라 하기에도 강도가 한참 낮기도 했구요.
대신 비가오거나 눈이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4년간 하루도 빼먹지않고 올라갔어요.
눈, 비가 오는날은 우산쓰고 동네 한바퀴 걸었구요.
 
이걸 빼먹으면 일이 손에 안잡혀서 그랬던건데 이 버릇이 그나마 135kg을 넘기지 않게 해줬던거 같네요.
 
그러다가 하던일을 때려치우고 외국으로 나가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에 나가보니 언어부터 생활습관까지 달라도 너무 다르더군요.
김치나 된장은 구할 수 없고 야채들은 품종이 달라서 한국의 그맛이 안납니다.
쌀도 맛이 다르고 전기밥솥같은것도 구하기 힘들어서 매번 전자랜지에 밥을 해먹었는데
며칠 해보다보니 다 귀찮더라구요.
 
그때 갑자기 한식, 정확히는 쌀밥에 대한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밥을 끊어버렸습니다...
 
황당한 이유겠지만 그 후로 대략 4년간 쌀밥을 안먹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밥을 싫어하는 이상한 놈이라는 소릴 자주 들었을 정도였죠.
 
쌀밥 대신에 먹기 시작한게 소고기였습니다.
소고기가 무척 싼 나라여서 매일매일 스테이크를 구워먹어도 부담이 별로 없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밀크티를 한잔 마셨고 점심은 걸렀습니다,
하던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소고기에 양상추를 이용한 샐러드를 곁들여 먹었고
매일 밤마다 와인 4리터 분량이나 보드카 750ml 분량의 술을 마셨습니다.
 
술의 종류나 고기의 종류는 바뀌어도 기본적으로는 매일 이렇게 먹고살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산에 오르던 버릇때문에 다리가 근질근질 거려서 살던 동네를 매일 한바퀴씩
돌아다녔습니다. (산이 없는 나라여서...ㅎ)
 
자동차를 타고 돌아보면 10여분에 한바퀴를 돌 수 있는 작은동네 같았는데 걸어서 돌아보니
꼬박 4시간이 걸리더군요.
 
(서울에서만 쭉 살았던 사람이라 거리감각이 좀 이상했던가봐요)
 
암튼 그 동네를 버릇대로 매일매일 빠지지않고 돌았습니다.
그냥 아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공상이나 하면서 무작정 걷다가 경치좋은 포인트에서 담배 한대 태우면 그맛이 또 죽여줬죠
비가 오면 쉴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살았던 당시에는 비가 내리는걸 딱 한번밖에 볼 수 없었네요ㅋ
 
거기에 추가로 자동차도, 면허도 없는 몸이어서 출퇴근길 왕복 2시간도 매일 걸어다녔습니다.
지나가던 직장동료가 "Need lift?" 라고 물어봐도 거절하고 걍 걸어다녔죠.
(당시 동네 현지인들에게 고속도로위를 걸어다니는 이상한놈이 있다고 소문이 남ㅋ)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니 살이 몰라보게 빠지더군요.
40kg이 한꺼번에 뭉텅 빠져버려서 속옷부터 옷을 다 새로샀고 직장에서 유니폼도 여러번 바꿔 지급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속도가 완만하게 나머지 5kg이 빠져서 결국 80kg에 다다르자 더 이상 살이 빠지진 않았죠.
 
멋진 몸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인생중에 가장 건강하고 날렵했던 몸을 가졌던 때였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감량을 많이 했었기에 조심스레 글 써봤습니다.
 
결론은 열심히 걷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술, 고기, 담배를 탐했더니 이상하게 건강해지더라... 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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