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06년도 입대해서

나름 밥을 좀 먹고, TV 보는게 좀 자유로원 지던 시기에

군대에서 처음으로 온전히 무대를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봤던 걸그룹이었어요.

대부분의 군인이 그러하듯, 왠만한 걸그룹이면 다 이뻐보였지만

원더걸스는 특히 더 기억에 남는것이...

제가 원더걸스한테 당시 너무 빠져서, 휴가든 외박이든 외출이든, 모두 원더걸스 스케쥴에 맞춰서 나갔었죠.

최전방 열악한 생활관 환경에 당시 싸지방이 뭔지... 부대로 인터넷은 고사하고 행정실에 있는 컴퓨터를 제외하곤 컴퓨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까먹을 판이었고, 심지어 간부들이 들고 다니던 핸드폰도 안테나가 오락가락 하던 곳이었는데...

그럼에도 악착같이 정보수집해서 그렇게 따라 다녔었네요.

전역 후에는 사실, 군대 있을때만큼 걸그룹에 대한 열망이 불타오르지도 않았고,

원더걸스가 미국으로 진출한다고 국내활동도 뜸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어쨋든, 제 20대 청춘의 한 구석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걸그룹이 이렇게 사라진다 생각하니.

좀 마음이 이상하네요.

과거에도 그리고 원더걸스 이후에도 좋아하던 가수가 있었고, 그들 중 몇몇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해체될때도 이런 감정은 아니었는데...

뭐, 원더걸스가 해체된다고 해서 그들이 완전히 TV에서 사라지는건 아니겠지만, 원더걸스라는 팀을 못본다는건 많이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리즈시절 멤버들에 더해 원년 멤버인 현아와 어려운 시절 들어와 고생 많이 한 후기 멤버 혜림까지 함께한 7인조 원더걸스도 보고 싶었는데...

어쨋든 이젠 진짜 기억에만 남겠네요.

어찌됐든 모두 잘됐으면 좋겠고,

앞으로 시간이 많이 흘러 15년 20년 쯤 뒤에 슈가맨 같은 프로그램에서 그녀들이 회자되기를 바라고

그때 재결합 한다면 꼭 7인조 원더걸스의 모습도 볼 수 있길...

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