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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려라 유포니엄을 보고 쓰는 관악부 이야기
게시물ID : animation_409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lt+F4
추천 : 4
조회수 : 2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31 10:49:55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어머니의 강요로 인해 억지로 피아노 학원을 다녔었다. 꽤나 오래 다녔음에도 바이엘은 간신히, 체르니는 100번까지만 했었을 정도로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못했다. 변성기가 오기 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음악시간에 귀뚜라미 노래잔치라는 노래를 두명 씩 짝을 지어 노래 부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내 친구들과 선생님이 놀랠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른 기억은 있었다. 다만 변성기 이후로는 노래도 그럭저럭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초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가야금도 배웠었다. 그런데 이 가야금이라는 것도 어쩌다 보니 하게 된 것이었다.

한마디로 줄이면 나라는 사람에게 악기나 음악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전율을 느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에 와서는 그 때의 세세한 기억을 모두 기억해 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때 그 음악을 듣고 느꼈던 이미지는 지금에 와서도 생생하다. 분명 소리일 뿐인 그 연주는 나를 아프리카 한복판으로 보냈었다.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나는 중학교 1,2학년은 나를 괴롭히던 친구가 있어서 정말 힘들게 보냈다. 그래서 고등학교 입학식 때 나는 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을까 싶어 상당히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입학식은 운동장에서 하지 않고 교내 강당에서 치러졌는데 강당은 농구경기장이었고 2층 관중석도 있고 천장이 높은 체육관식 강당이었다. 거의 500명이나 되는 입학생들은 잘 정돈된 접이식 의자에 반별로 2열 종대로 앉아서 진행됐다.

입학식 분위기야 아직 시작 전이었고 서로 잘 아는 사람이 없고 부모님들이 뒤에서 지켜보기에 조용하지만 약간 어수선했다. 그런데 그 약간 삭막하고 긴장된 고등학교 입학식에 색다른 광경이 있었는데 강당 오른쪽 관중석에 각종악기를 든 선배들이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걸 별 신경 쓰지도 않았고 그냥 지나가면서 본 정도였다. 갑자기 아주 작은 스네어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그 소리는 처음에는 아주 작았다. 정말로 작았지만 어수선한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소리에 진원지를 향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내 아주 점점 소리가 커졌으니까. 일정한 패턴의 그 소리는 아주 점점 커지더니 이내 강당 전체에 울려퍼질 정도로 커졌다. 그리고 그 소리가 더 이상 커질 수 있을까 싶을 때 트럼펫, 트럼본, 호른, 클라리넷, 플롯, 섹소폰 등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관악 합주였던 것이다. 그 연주가 그렇게 긴 시간 연주 된 것은 아니었다. 연주시간은 5분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몇 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나는 티비 다큐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초원에 갔다 왔다. 그 음악은 내게 초원 저 멀리에서 누우와 같은 초식동물 떼와 코끼리 떼들이 달려가는 곳으로 데려간 것이다. 그저 악기들의 합주였을 뿐인데... 지금도 그 때의 충격과 전율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정말 나를 지나서 코끼리 떼가 우렁차기 소리 지르며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하는 것 같았다. 그 믿을 수 없는 체험은 내 긴장감과 걱정을 모두 날려버리고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 채워줬다. 나도 저걸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고 관악합주부에 입부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알게 된 나를 전율로 이끈 그 곡의 제목은 놀랍게도 아프리칸 심포니였다.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울려라 유포니엄에서보다 선후배 관계가 중요했습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보면 대회곡 연습 장면이 주로 나오지만

다른 곡 연습장면은 별로 나오지 않잖아요?

이게 근데 어려운 곡하면 그보다 쉬운 곡은 진짜 금방 배웁니다.

대회곡 마스터하면 뭐~

그리고 저는 물론 남자고등학교여서 군대식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약간 악습도 많았습니다만

부정적인 기억보다 긍정적인 기억이 압도적이라...

저희 동기들이 3학년이 되고서는 악습을 없애고자 노력을 하긴 했는데 후배들이 보기엔 부족했겠죠.

그러나 진짜 합주... 음악의 힘은 위대합니다.

제대로 된 합주를 하고 나면 느껴지는 일체감과 쾌감이란...

특히 대회에서 실수없이 지휘자에 맞춰서 연주를 해냈을 때의 희열은...

제가 3학년 때 전국대회 최우수상까지 받아본 그 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물론 1학년 때에 시대회 은상으로 부진해서 선배들에게 '굴려진' 기억도 있지만ㅋㅋㅋ


어쨌뜬 울려라! 유포니엄...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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