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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분께서 더러운 잠에 대해 글을 올리셨길래 저도 남겨봅니다.
게시물ID : art_273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ogfrog
추천 : 2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2/02 13:58:43



다른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예술에 관심많은 사람으로서 생각을 남겨봅니다.


기본적으로 예술은 풍자와 해학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지금의 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더러운 잠은 과연 예술이라 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예술이 아니라고 할 건 없습니다만 ‘좋은’ 예술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가 누군가랑 다툼이 벌어졌거나 비방을 하게 될 때 상대가 ‘이 X신아!’

라고 해서 나도 ‘이 병X아!’라고 대응한다면 속은 풀릴지언정

둘 다 똑같은 놈이란 소리를 듣기 마련입니다. 자고로 말싸움이란 상대보다 더 품위있게 찍어 눌러야 이기는 법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이 더러운 잠을 그린 작가분이 원작에 대한 패러디와 해학의 과정에서 조금 수준이 낮게 접근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박ㄹ혜 -> 나쁜 여성 -> 창녀 -> 창녀를 배경으로 권력과 욕심의 표현 -> 올랭피아 패러디

로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은 호평을 듣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여혐론자들이 인터넷 등에서 들고 일어났고 어떤 부분은 그들이 이해도 될 정도로 나쁜 여성과 창녀를 연결 지음으로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도 있구요.

올랭피아라는 작품은 창녀를 모델로 한 것은 맞지만 기본적 미술사와 이론을 알고 보면

나체를 마치 섹스심볼처럼 보이려는 의도보다는 당대의 사회성이 작가가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미적인 부분에서 크게 보자면 이건 패러디라기보다 그림의 이미지만 차용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원작까지 같이 까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너무 수준낮은 접근성이라는 혹평을 듣게 됩니다.


어쨌든 직설적인 풍자는 사실 어딜가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퇴근길 지하철 술취한 노인분이 누군가를 향해 육두문자와 부모욕을 하는 모습도 직설적인 풍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속이 시원할 수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는 눈살이 찌푸러질 풍경일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정치에 대한 비방문화나 표현의식이 서구권보다 조금 뒤쳐질 수 있는 국내의 여건에서

그렇게 취한 방법은 결국 서로 똑같아 보일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있기 때문에(일x의 노알라가 그렇듯)

좀더 신중히 생각해봤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 물론 많은 문화권에서 비방을 하게 될 때 결국 원초적으로까지 가게 되는 부분은 성과 같은 영역입니다.

우리나라도 뭐 옛날 책을 보면 니 부모를 어떻게 하겠다니, 너는 뭐 남자구실을 못하느니 이런 식의 모욕이 존재하는 것처럼요.

다만 예술이라는 것이 가진 '고급문화'로서의 기능성과 당대의 표현과 수용가능성의 여부를 고려해봐야 하는데,

이것은 매우 추상적이고 복잡해지는 과정입니다.

그러기에 예술이 어려운 것이고 또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욱 훌륭한 비방을 위해 고민해야하니...

더러운 잠같은 작업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또 품위가 예술성에 어떻게 미치는지 더 적어보고픈데 글이 길어져서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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