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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주인님과의 에피소드 모음
게시물ID : animal_175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벤더블러쉬
추천 : 36
조회수 : 1161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7/02/06 15:23:29
13년차 집사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7개월 캣초딩이었던 냥님이 어느덧 13살 할배가 됐어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냥이 때문에 울고 웃었던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은데,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하나 둘 까먹게 되더라고요.
기억을 되살려볼겸, 앞으로 종종 들어와 읽어보며 잊지 않으려고 하나씩 써봅니다. 

우리 냥이는 요렇게 생겼어요. 

028.JPG

이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제가 콩깍지 씌여서 그런게 아니라 (사실 맞음...) 우리 냥이만큼 반듯반듯 이쁘게 생긴 고양이는 본 적이 없음.
물론 모든 고양이들이 다 귀엽고 이쁘지만, 우리 냥이는 정말 어디 하나 찌그러진(?) 데 없이 반듯!하게 생겼어요. 사람으로 치면 김태희나 원빈... 
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돌 맞을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첫 만남부터 엄청 개냥
사실 우리 냥이를 처음 데려온 건 제가 아니라 제 친구였어요.
미국 유학 시절 친했던 대만인 친구가 혼자 살기 적적하다며 유기묘 센터에서 고양이를 입양한 것이죠. 
그곳에는 냥님들 수십 마리가 케이지에 한 마리씩 들어가있는 방이 있고, 그 방은 방문객들은 아무나 들어가서 고양이들을 볼 수 있어요. 
사실 냥이들 입장에선 좀 스트레스일듯... 개방 시간이 정해져 있다곤 해도 하루 반나절은 꼬박 모르는 인간들이 자꾸만 드나들고 귀찮게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고양이들이 전부 케이지 깊숙이 들어가서 벽보고 웅크리고 자는데, 
우리 냥이는 케이지 철창 사이로 손을 막 내밀면서 지나가는 모든 인간들에게 우렁차게 인사를 건내고 있었어요. 
그런 고양이가 얘 딱 한 마리 밖에 없어서 진짜 눈에 띄었음;;;; 독보적인 존재감;;; 
게다가 아메리칸 쇼트헤어 비슷한 외모에 나이도 어린 편이라 친구는 당연히 얠 찍었습니다. 
다른 고양이도 2~3 마리 더 골랐는데, 뒷방에서 고양이와 진행되는 면접??에서 다른 고양이들이 내 친구에게 막 하악질 해대며 경계심을 보이는 반면 얘만 좋다고 막 그르렁대며 개처럼 안겨서;;;; 센터에서는 친구랑 가고 싶다고 하는 고양이가 얘 뿐이니 얠 보내기로 했지요.

근데 친구랑 살면서도 너무 개냥개냥하게 친구를 미친듯이 괴롭히고 귀찮게해서;;;; 
결국 친구가 더는 못 견디겠다며 저한테 버렸어요 ㅠ_ㅠ 
근데 진짜 그럴만했다는.... 정말 하루 종일 야옹거리고 칭얼거리고 안아 달라고 놀아 달라고 맛있는 거 달라고 냥냥냥냥냥.... 
요즘도 가끔 제가 "너 자꾸 그렇게 칭얼 거리면 사람들이 너 싫어해~"라고 충고를 해주는데 듣지 않아요 ㅎㅎㅎ 
말이 어찌나 많은지... 병원 가도 의사 선생님들이 늘 "얘는 말이 정말 많네요." 라고 한 마디씩 꼭 하세요. 


2. 나도 엄마가 마시는 물 먹을거다냥 
첨엔 생수를 그릇에 따라서 밥 옆에 항상 놔줬는데요, 얘가 물을 잘 안 마시더라고요.
걱정되서 인터넷 뒤져보니 고양이는 흐르는 물을 좋아한다길래 물이 흐르게 되있는 고양이용 급수기도 비싼 돈 들여 사오고 했는데 안 먹....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제가 마시고 테이블에 내려놓은 생수병을 얘가 앞발로 톡 쳐서 쓰러트리더니 흘러나온 물을 엄청 맛있게 먹는거예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내가 마시는 물이 더 좋아 보였나;;; 같은 물인데...... 
어쩐지 생수병이 자꾸만 쓰러져 있더라니. 
근데 너무 똑똑하잖아요 ㅠ_ㅠ (아닌가... 이것도 나의 콩깍지일수도....) 

요즘은 그냥 자기 물그릇에 있는 물 잘 마십니다. 
가끔 물 다 떨어졌는데 모르고 안 채워주면 부엌 싱크대로 올라가서 수돗물 마시려고 해요.
거기서 물이 나온다는 건 또 어떻게 아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  

3. 이 아저씨 괜히 좋앙
우리 냥이는 남자애에요. 물론 중성화 수술해서 고자지만.... 
그래서 그런지 여자만 보면 막 좋다고 달려 들어서 꼭 입술에 뽀뽀하고 가슴을 만지는데 -_- 
남자는 좀 싫어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꼴에....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도 여자들한텐 나긋나긋 엄청 상냥한데, 남자들은 엄청 경계하면서 숨어서 쨰려봐요.
근데 어느 날 저희 아빠가 미국에 오셔서 우리 집에 몇 주 계셨는데,
아빠는 전혀 경계도 안 하고 막 안겨서 애교도 부리더라고요. 
자기가 누구 돈으로 먹고 사는지 알았던 것인가;;;; 

근데 아빠는 자기가 동물을 예뻐한다는 사실을 가족들한테 들키는 걸 싫어해서 (옛날부터 집에서 키우는 동물 싫어하는 척 내다 버리라고 악담하고 그러다가 아무도 없는 것 같으면 남몰래 예뻐하는 모습을 가족들한테 들킨 전적이 몇 번 있거든요)
역시나 우리 냥이한테도 저리가 털 날려 냄새 나 갖다 버려라 등등을 시전하셨는데 
어느 날 제가 학교 갔다 와보니 아빠가 제 침대에서 냥이랑 꼭 껴안고 주무시고 계시는 거;;;;;
어이가 없어서.... 
아빠 뭐해? 했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이 노무시키! 누가 여기와서 같이 자래! 저리 안가!" 하는데 냥이는 도망도 안감;;; 
둘이 있을 때 얼마나 이뻐했으면 ㅋㅋㅋㅋㅋㅋㅋ 


4. 여기가 화장실이다옹
미국에서 6년을 저랑 단 둘이 살다가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냥이도 같이 귀국했어요.
병원에서 진정제까지 처방 받아 먹고 비행기를 탔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제 먹어도 진정이 안 되는지 가방 안에서 절대로 잠도 안 자고, 물도 안 마시고 14시간을 버티더라고요. 
그렇게 거의 18시간만에 집에 와서 가방에서 나왔는데, 
집 안을 막 두리번 거리면서 돌아다니길래 적응 시간이 필요하겠거니 싶어 그냥 뒀어요. 

근데 화장실에서 자꾸 쉬냄새가 나는 겁니다... 
제 남동생이 변기에 제대로 조준을 못하고 옆에다 흘리는 일이 종종 있어서... 
저랑 엄마는 또 당연히 남동생이 쉬하다 흘렸는지 알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그거 하나 제대로 못 싼다고 병X이라고 막 욕을 욕을... 인격 모욕을ㅋㅋㅋㅋㅋㅋㅋㅋ 했는데,
동생이 진짜 억울하다고 자기 아니라고 막 그러는 거예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아니면 누가 흘리냐 진짜 개구박을 했는데,
가만 보니 쉬냄새가 변기 근처가 아니라 세면대 아래 수채구멍쪽에서 나네요......
잘 보니까 누가 수채 구멍 위에 쉬를 쪼끔 해놨더라고요.
우리 냥이가 그런 거였음;;;;

근데 이게 진짜 놀라운게요...
미국 화장실엔 수채구멍이 없어요. 
게다가 얜 여기 생전 첨 와보는 집이죠. 근데 어떻게 그 방이 화장실인건 알고, 거기가 수채 구멍인건 알아서 쉬를 했는지;;;;    
진짜 깜놀!!!!! 
너무 똑똑하죠 우리 냥이????? 
  

5. 아줌마 아줌마, 우리 엄마가 집에 안 들어왔다옹
이건 제가 유학을 마치고 냥이랑 같이 한국 들어온 뒤에 있었던 일이에요.
일단 가족들 사이에 호칭이... 제가 냥이한테 엄마니까, 제 어머니는 할머니가 맞는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자기가 벌써 할머니가 될 수는 없다며 그냥 아줌마라고 불리고 싶다는 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우리 냥이한테 제 부모님은 아줌마 아저씨가 됐어요. 
암튼 저희 엄마는 사람이 무슨 일이 있어도 잠은 집에서 자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셔서,
다 큰 딸이 외박하는 꼴은 못 보세요. (근데 30대 넘어가니 신경 안 쓰심;;;;) 
그 날 저는 집에 안 들어갈 생각으로 신나게 밖에서 놀고 있었는데, 엄마는 제가 방에서 자는 줄 알고 신경 안 쓰고 계셨다고 해요.
근데 새벽 3시가 넘었는데 냥이가 엄마 방 문을 미친듯이 긁으면서 엉엉 울더래요.
얘가 왜 이러나 싶어 나가보니 자꾸만 울면서 엄마를 제 방으로 데리고 가려고 하길래 따라가보니 방에 제가 없......
당장 저한테 전화해서 너 어디니 시간이 몇 신데 거기 가만히 있어 엄마가 지금 데리러 갈테니까 하시곤 진짜 데리러 오심. 새벽 4시에... 
그렇게 저는 냥이 때문에 외박 시도 실패하고 강제 소환....ㅠ_ㅠ 
아 참 고맙다........



아 쓰다보니 너무 에피소드가 많은 듯;;;; 
일을 해야 하니 나중에 다시 써야겠어요 ㅠ_ㅠ 

냥님 사진은 10장을 채우고 갑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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