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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30살 즈음까지 살고 싶다.
게시물ID : sisa_845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인독팍
추천 : 2
조회수 : 2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8 00:57:37
나는 130살 즈음까지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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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71년생이다.
세계 역사, 아니 세계의 역사까지 들지 않아도 충분하리만큼,
우리나라 역사, 아니 아니 우리나라 역사 전체를 들지 않아도 충분하리만큼,
나는 참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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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걸음마를 떼었을 때,
지도자라 자처하던 사람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종신총통을 하겠다는 의지로 유신 헌법을 만들었고,

'반짝반짝 작은별 아름답게 비추네~~'
고운 우리 선생님 노래에 맞춰 한창 학예회 준비하던 때,
한 방의 총알이 그의 끈을 끊었다.

10살의 어린 애는,
선생님이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말씀에
마냥 즐거워 동네에서 뛰어 놀다가,
짚차 타고 총들고 광송간 도로를 달리는
군인 아저씨들을 보고
두려움에 떨며 엄마 치마폭 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지팡이를 짚고 출퇴근 하시던 기술 선생님,
그때, 그 금남로,
시내에 나와서 얼짱 거리던 제자들 집에 돌려보내려다가
맞으셨다지. 뚜들겨 맞으셨다지.

민주적인 교육을 하겠다는데,
못 하게 한다고 해서
3시간을 걸어가며 목청 높여 외치기도 했다.

합격 통지서 받기도 전에,
부푼 마음을 안고 올라가던 대학의 그 마로니에 길.
등 뒤에 뿌려진 호외,
'구국의 신념으로 결단했다'는 야당 지도자.

강경대, 박승희.

공무원 공부를 위해 듣던 헌법학.
'이제 더이상 쿠데타나 군사 독재는 못할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던 신입 시절,
터진 IMF,
꿈에서까지 쫒기던 시절.

힘을 주셨던 분,
지팡이를 짚었지만, 내 지팡이가 되었던 분...

맘에 들어 뽑았던 사람,
욕만 먹고 가더니,
죽어서도 눈감지 못할 길을 가시며,
불의에 눈감지 못하도록 하신 분.

백묘흑묘.
잘 하겠지, 하고 뽑은 자는
국민과 국토의 정수를 뽑아 내어 먹고,

원치 않은 그의 딸은,
나라를 뿌리채 흔들었다.

그런 애는 쫓아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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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풀이 돋았으면 한다.

신선하고 건강하고 이로운 풀이었으면 한다.

그 풀을 열심히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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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키우다가,
풀이 나무가 되고,
나무가 큰 뿌리를 박게 될 때 쯤
나는 130살 즈음에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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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로운 풀이,
나는 문재인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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