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7년차 여자사람입니다.
매년 발렌타인이면 남편에게 줄 초컬릿을 만듭니다.
그리고 대부분 제가 다 먹습니다.
남편에게 "올해는 어떤 초컬릿 만들어줄까?"라고 물었더니
"어차피 니가 먹을 거니까 니가 먹고싶은 거 만들어"라고 하길래
작년에 만들었던 한입짜리 초컬릿 커버드 파운드케이크를 다시 만들어봤습니다.
파운드케이크를 널찍하게 굽습니다.
초컬릿으로 감쌀거라 요구르트와 레몬껍질을 넣어 상큼한 파운드케이크를 선택했습니다.
겉이 바삭할정도로 구우면 씹는 맛이 있어서 좋아요.
한입크기로 자르려다 귀찮아서 좀 큼직하게 잘랐습니다.
어차피 내가 먹을거니까.
크기가 애매한 조각은 잘게 썰어서 뭉쳐줍니다.
이쪽이 초컬릿 코팅하긴 어렵지만 맛은 더 있다능.
코팅에 사용할 초컬릿입니다.
제과용으로나온초컬릿이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저는 일반 밀크초컬릿을 씁니다.
이걸로 코팅하면, 베어무는 순간 초컬릿이 바삭하고 부서지는 게 아니라 치아를 감싸듯 뭉개지거든요.
초컬릿에 담궜다 뺀 후. 디스 이즈 개난장판.
하지만 괜찮아요. 내가 먹을거니까.
그릇에 담아봅니다.
이렇게 찍어놓고 보니 다들 하나같이 참 못생겼음.
보통 초컬릿으로 감싼 것들은 초컬릿이 부서지면서 따로 놀기 쉬운데
밀크초컬릿을 사용한데다 파운드케이크가 초컬릿을 흡수해서 둘이 물아일체된 맛입니다.
굉장히 고급진 오예스 맛.
더 못생긴 녀석들.
파운드케이크를 다져서 뭉친 후 만든 건 밀도가 높아서 더 맛남.
마지막에 남은 초컬릿에 그래놀라 시리얼을 넣어서 뭉친 찌끄래기들입니다.
너무 단 걸 먹으면 목 뒤 경추부분이 서늘해지는 느낌 아시나요?
이게 그 맛입니다. 인간으로서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을 먹은 느낌?
먹자마자 이가 시리고 닭살이 돋다가 나도 모르게 몸서리 치게되는 느낌입니다.
술먹고 난 후 먹으면 좋을 듯. 순식간에 술이 깹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파운드케이크 2조각을 먹었는데 몇시간이 지난 지금도 위장 안이 기름지네요.
식욕을 잃었음.
12시 종치면 살아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