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을 자주 꿨어요. 꿈 중의 반은 꿈이란 걸 인식하거나, 인식해서 꿈 속의 세상을 조종했지만 안 되는 꿈이었습니다. 자각몽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건 이 년 됐고요. 그런데 평소 꿈과 다르게 아주 이상한 현상을 겪을 때가 있어요. 우선 잠을 잡니다. 그럼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것이 아닌 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나요. 이 꿈 속에선 꿈이라는 생각이 다른 꿈들보다 뚜렷하고, 원하는 것도 비교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꿈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거나 조종할 수 없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이 꿈은 깨고 자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꿈 속에서 마음껏 즐기다가 깰 것 같이 꿈 속 장면이 흐려지면 정신을 다잡습니다. 그러면 꿈에서 깨지 않아요. 계속 꿈을 붙들고 있는 기분으로 꿉니다. 하지만 오래 붙들고 있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게 돼요. 붙들고 있는 게 꽤 힘듭니다. 깨는 것도 깨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머리를 흔들면 현실로 돌아옵니다. 꿈 속 현실이 아닌 진짜 현실로요. 문제는 이 꿈을 꾸고 나면 아무리 다시 잠들어도 의식이 빨려 들어가면서 그런 꿈만 꿉니다. '잠을 자는 행위'가 아닌 '꿈을 꾸는 행위'를 무한 반복해요. 엄청 피곤하거나 기운 없을 때 이런 꿈을 꾸는데 마치 가위에 눌리는 증상과 같아요. 어떤 짓을 해도 잠은 자지지 않고 붙들고 있는 꿈에서 깨면 고작 오 분 정도가 지났을 뿐입니다. 한 열 번 정도 반복하면 그제서야 진짜 잠에 듭니다. 어제도 그런 현상을 겪다가 자세를 바꿔서 잤더니 겨우 풀려났어요. 이게 무슨 증상일까요. 한 달에 한 번 꼴로 겪는 증상이지만 기분이 너무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