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꿈에서의 나는 되게 못된 사람이다. 꿈 속의 나는 다른 여자랑 같이 밥 먹고 웃었더 사람이며
심지어 어제는 헤어지자고 했던 사람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그렇게 좋은 사람을 버릴 만큼 난 멍청하지 않다. 감히 내가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난 만나고 있다.
복에 겹게........ 여자친구는 꿈 속의 내가 헤어지자고 해서 일어나자 마자 울었다고 한다. 발렌타인 데이의 그 끔찍했던 꿈을 잠시라도
회상하는 것이 너무 무섭다고......
퇴근 후의 내 자취방에 있던 여자친구는 내가 없는 그 공간에서도 울었다고 한다. 부은 눈에 여전히 고인 눈물을 난 닦아주고 안아주는
그러한 조촐한 행동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오히려 그녀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 내 잘못인 것 같다.
사실 여러 번 신기함을 느낀다. 이렇게 내가 그녀에게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 그녀는 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기분 좋고, 미소가 절로 생기게 하는 그녀를 난 사랑한다. 하지만 그녀의 꿈 속에서 괴롭힘을 가하는 나에 대해 과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나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안아달라고 하는 그녀를 나는 안아줬다. 내 왼쪽 쇄골에 얼굴을 묻고 "나 떠나지마. 알겠지?"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난 등을 토닥이며 "알겠어."라고 말하고 그녀의 입술에 뽀뽀를 하며 다짐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의 등받이에 기대어 서로 바라보며
웃고 위로하고 안심시키는 이 시간이 결코 나의 비겁함을 감추는 것이 아닌 그녀에게 안심과 확신을 주는 시간이 되기를 고대하며.......
나중에 이 시점을 돌아볼 때 그렇게 기억되기를 소망했다.
그렇게 보냈던 어제의 시간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오늘 영상통화의 그녀의 미소를 난 잊을 수 없다. 행복해하는 그 표정.
본인 스스로 행복하다는 말을 하며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웃는 그녀의 미소에 어지러운 현 시국에 상처받은 내 마음은 또 치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