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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껍질
게시물ID : freeboard_14988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바구니
추천 : 1
조회수 : 1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1 09: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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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야근의 여파로 나름 숙면을 취했음에도 피로가 다 풀리지 못한 아침의 출근길이였습니다. 

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2호선 전철에 몸을 싣고. 평소와 같이 스마트폰 게임으로 두뇌를 깨우는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바나나 냄새가 납니다.
앞을 보니 좌석에 왠 귀부인이 앉아있는데. 비싸보이는 보석 목걸이로 몸을 치장한... 고급 승용차에 김기사 부리면서 다닐 법한 럭셔리한 느낌이였습니다. 그런 부인의 발밑으로 부인의 손에서 사뿐히 떨어지는 방금 다 먹은 바나나 껍질. 네. 거기서 나는 냄새 였습니다. 

'바나나껍질은 저곳에 있어서는 안되. 당장 치워야 해. 하지만 내가 바로 집으면 부인이 무안해 할 지도 몰라. 어떻게 할까. 저사람이 과연 바나나껍질을 치울까? 일단 두고볼까?' 이런 생각으로 잠시 바나나껍질과 그것을 흘린 부인을 지켜봅니다. 

2정거장쯤 지나고. 저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어휴. 안돼겠네. 내가 치우자. ' 이런 생각이 들어. 부인의 발밑으로 손을 뻗어 바나나껍질을 주웠습니다. 

"나중에 치울거였어요" 하며 당황하는 부인을 뒤로 하고. 전철에서 내립니다. 휴지통까지 걸어가서. 일반쓰레기 칸에 바나나껍질을 버리고 다시 회사로 향했습니다. 

다시 생각해 봅니다. 

 과연 저 부인이 내가 바나나껍질을  줍지 않았을 경우. 스스로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렸을까. 그럴 생각이였다면 왜 바나나껍질을 앉은자리의 바닥에 두어야 했을까. 실수로 떨어트렸는데 바로 줍기는 귀찮아서 줍는것을 미루고 있던것 이었을까? 바나나 껍질의 과즙이 비싼 옷에 묻는것을 막기 위해 잠시 내려둔 것 뿐이였을까? 평소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습관이 있는 사람인데. 면전에서 행동으로 지적당하자 부끄러움에 변명을 한 것이였을까. 

과연 내가 한 행동은 올바른 행동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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