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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힘들었던 만큼 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당신들 차례니까.#02
게시물ID : wedlock_7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잊었다
추천 : 11
조회수 : 258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3/01 19:08:58
지난 이야기.
제가 힘들었던 만큼 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당신들 차례니까.#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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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가족들을 가장 처음 만났던건 살던 동네에 있던 '와플을 주 메뉴로 삼던 카페'였다. 입사 초에 친하게 지내던 회사 선배의 추천으로 찾아가게 되었고 제주도에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왕래하였던 곳이며, 우리가 난생 처음으로 우리집이라 부를 곳을 마련한 때에는 사장님 부부께서 무드등을 집들이 선물로 가지고 오셔서 대접한 적도 있던 만큼 개인적으로도 친밀한 사이였다.
 
 
가족들의 이미지는 무척이나 딸을 아끼는 부모님의 상을 띄웠고, 철없는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나 자신이 느끼기에도 한창 어른인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누나가 한 분, 그리고 그녀를 똑같이 쏙 빼어닮은 일란성쌍둥이인 그의 동생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화기애애하고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보았다.
 
 
그의 가족들과 대면하는 중에 카페의 사장님께서 그녀의 가족들에게 나를 소개하기를 '이 청년은 내가 보장한다'는 말과 함께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청렴하고 믿음직하다'는 말로 구원투수를 자처해주셨다. 그 카페는 그녀가 쉬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출근하는 또 하나의 회사같은 곳이였으며, 동시에 쉼터였다.
 
 
그 당시엔 나도 그녀도 그 마을에 대한 파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따로 알아서 놀 수 있는 장소도, 맛집이 어디인지도 잘 몰랐다. 그 카페를 다니면서 그녀에게 아는 오빠가 생겼다. 연예인 '고수'를 닮은듯이 핸섬하고 매너가 좋은 사람이었으며, 종종 카페의 카운터를 맡을 정도로 카페 사장님댁과의 유대가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언젠가 피부가 약한 그녀가 락스성분의 용액을 사용하며 회사에서 청소를 하다가 그 용액이 무릎에 젖어서 화상을 입은 적이 있었고, 그 때 그 카페에 갔는데 마침 그 오빠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그 오빠라는 사람이 친히 약국까지 그녀를 데리고 가서 그녀의 다리에 연고를 발라주고 거즈를 덧대며 치료를 해주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녀와 그 사람은 친해지게 되었고 그녀는 그 무리에 자연스레 흡수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여느때와 같은 회사선배들과의 퇴근 후 친목자리를 빼고 그 오빠라는 사람과 약속을 가졌다. 이 떄가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지 한 달이 채 안되었을 시기였다. 한 껏 차려입은 그녀는 격식있는 그런 곳이 아닌 순대국집에서 그 오빠라는 사람과 저녁을 먹었으며, 그 오빠라는 사람은 마시지 않고 혼자서 한라산 소주 1병을 마셨다고 한다. 이후 음식점을 나서며 다른 장소로 이동하던 중 선배들과 이동하던 우리 무리와 마주쳤었다. 이것도 동네가 너무나도 좁디 좁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재미있게 놀라고 인사를 한 후 선배분들과의 시간이 끝난 10시 쯤 기숙사로 돌아와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자정이 넘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다. 미리 내게 어디서 누구와 만나는지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썩 불안한 느낌은 없었고 조금은 서운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 날 아침에 같이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서 여자기숙사 앞으로 찾아가니 그녀가 한 껏 움추리며 기죽은듯한 눈빛으로 나를 맞이한다. 인사도 없이 내게 건낸 그녀의 첫 마디는 "미안해요."였다. 그녀의 대답에 의문을 표하니 "어제 자정 넘어서까지 단 둘이 남자와 있었는데 화나지 않아요?"라는 말을 질문을 한다. 연애가 처음이었던지라 자칫 그녀의 행동에 대한 불만이 구속으로 느껴질까봐 괜찮다고 했었다. 그 당시에는 이게 이상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이후에도 카페에서 그 오빠라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심심찮게 있었고 어느 날은 카페 사장님댁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아서 내게도 같이 가자고 했던 적이 있었다. 일단 나란 사람은 낯가림이 매우 심하고 그 당시 카페사장님 내외분들과 그녀만큼 친밀하지 않았기에 조금은 불편하였지만 일단 초대를 받았으니 가기로 했다. 그 자리에는  그 오빠라는 사람도 함께 있었다.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식사와 술을 곁들이며 자리는 계속되었다. 난방이 제법 취약한 집이라 꽤 한기가 돌았고, 그런 그녀에게 그 오빠라는 사람은 자기가 입고 있던 외투를 무릎에 덮어주었다. 너무나 친근하게 그 옷을 맞이하며 고쳐덮는 그녀와 그 오빠의 모습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이 그때서야 비로소 그녀에 대한 구속이 아닌 그녀가 내게 무례하다는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처음 사내에서 비밀연애로 시작한 우리는 이후에 알고보니 그 자리에서 계시던 분들이 아직까지도 회사 선배와 후배 사이로 알고 계셨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알리기를 꺼려했다.
 
 
그 자리가 끝난 후 그녀는 그 오빠라는 사람의 오토바이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같은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기숙사에 도착해서는 내게 '오빠(글쓴이)를 생각해서 그 사람의 허리를 잡고 가지 않고 오토바이 적재함 뒤쪽을 잡고 갔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던 기억이 난다. 기가찼다.
 
 
이 날 이후로는 까놓고 이야기를 해야했다. 그녀가 더 이상 선을 지나치지 않게, 그리고 이러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미련없이 이 관계를 놓겠노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이때까지 행한 행동이 내게 불편함을 유발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미안해했다.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겠노라고 약속을 받았다.
 
 
이후 회사에서 야간작업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고 그 때마다 남자사원중 막내인 내가 전담하여 야간작업을 돕기위해 늦게까지 회사에 남았다. 그 당시 동거중이던 우리는 그런 날이면 매일같이 싸우다시피 했다. 내가 야간작업 스케줄이 잡히던 날은 그녀는 기다렸다는듯이 직속선배 A와 약속을 잡았다. 매번 술냄새가 진동하였고, 거의 대부분을 야간작업을 마치고 내가 집에 귀가한 후에도 그들은 그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심지어는 만취된 둘이서 일찌기 야간작업이 끝나고 취침중인 집에 들어와서 같이 자겠다고 A라는 선배를 데리고 들어온적도 있었다.
 
 
#차후에 다시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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