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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집
게시물ID : love_239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러줄
추천 : 2
조회수 : 2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5 00:37:29
"두 명이요"
시끌시끌한 테이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친구와 자리를 잡았다.
전여자친구와 왔을 때, 함께여서 였는지 아니면 정말 맛있는 곳인지 가물가물했지만 이따끔 생각나는 맛의 만두집이었다.
"샤오롱바오하고 이거하고, 맥주 두 잔이요"
주문도 똑같이 한 것 같다.
친구는 이런 만두가 처음이라며 마냥 신기해하기만 하는 것 같다.
시시콜콜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 한 잔을 기울일 때 였다.
"두 명이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귀를 의심했지만 벌써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차마 그쪽을 돌아볼 엄두도 나지않았다.

공교롭게도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 맞은편 테이블에 앉았다.
주문을 마친 그녀는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만감이 교차했다.
모른척 할까? 아무렇지 않게 인사할까? 손을 흔들까? 목례를 할까? 눈인사를 할까?
짧은 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나는 그저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눈을 떼기도 시선을 돌리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나는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의 시선이, 그녀의 눈이 떨리는게 느껴졌다.
그녀도 나와 같은가? 그녀도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만 그녀와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서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주문하신 -, 나왔습니다"
어색한 상황에서 도망갈 기회가 생겼다.
나는 종업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후 만두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내가 나빠. 미안해.'
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을 곱씹으며 나는 때때로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
그녀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색한 눈치로 나를 훔쳐보았다.
아-. 너도 나랑 똑같구나. 아직 내가 너를 흔드는구나.

어색한 식사를 마칠때까지 그녀와 나의 눈치 싸움은 계속 되었다.
접시에 만두가 하나씩 사라질 때 마다 고민이 늘었다.
나갈 때 인사를 해야할까? 인사를 하면 어떻게 해야하지? 반갑게 웃을까? 무뚝뚝하게 말할까? 손인사라도 할까?
수 많은 고민을 뒤로하고, 나는 그저 도망치듯 식당을 빠져나왔다.

웃으며 인사 한 마디 건네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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