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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에서 메모한 주절주절들
게시물ID : travel_22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펭느
추천 : 4
조회수 : 61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3/06 18:34:36
2.14

 신치토세에서 오타루로 바로 가는 길, 공항에서부터 느꼈던 어색함이 피부로 와닿기 시작한다. 창 밖으로 펼쳐진 하얀 세상과 다른 건물, 다른 풍경, 다른 언어 
생소하며 조금 무섭다. 난 이 곳에서 이방인일뿐이니깐  

 신삿포로역에 도착하니 열차 밖으로 눈이 내리기시작했다. 
잿빛하늘이 눈을 쉼없이 내려보내는게 오늘 폭설이 아님 다행이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 눈이 오는 건 나쁘진않지만 여행 첫날부터 우르르 눈이 내리면 썩 기쁠것같지는 않기에  

 눈 앞의 중국인들은 행복해보인다. 
눈내리는 열차밖을 잠시 촬영하더니 서로 대화를 나눔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여행은 누구에게든 설렘을 주고 행복을 나눠주니, 참 즐거워보이는 웃음이다. 글을 적으며 나도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혼자지만 괜찮다. 난 이 곳에 왔고, 이 곳에 내가 있고, 그리고 여행이니.

 눈 앞의 중국인 둘이 문열린걸 모른다 ㅠ.ㅠ 당신이 손대고 있어서 문이 열려있는데 ㅠ.ㅠ 

 삿포로역에 도착한다는 안내음이 들린다. 안녕 삿포로?

  오전에 비행기에서 기내식으로 나온 밥 한입, 바나나가 오늘 먹은 전부라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앗 바다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해안을 끼고 달리는 무궁화같은 느낌? 오타루로 향하는 길에 펼쳐진 바다와 파도처럼 들리는 기차소리, 바다위를 노니는 갈매기 두마리, 돌인줄 알았지만 바다속을 헤엄지던 까만 사람, 생소한 외국의 풍경.

 
2.15

 아침에 눈을 뜨니 9시 26분, 허겁지겁 일어난다는게 이런 느낌이렸다. 조식도 날리고 시간도 날리고.. 이미 늦으니 모든걸 포기한 사람처럼 그냥 느긋하게 욕조에 물받아서 반신욕하고 면세물건 뜯어 사진도 찍고 목욕하며 스크럽도 해보고 그랬다. 여유만땅!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며 힐링했으니 오늘도 신나게 돌아다녀야죠?

 삿포로 시내탐방이라고만 정해졌던 하루 일정이 당일이 되니 좀 막막하다. 멀리서부터 걸어와 숙소로 돌아갈까싶어 다짜고짜 지하철역에서 기타주니조역으로 출발했다.  배는 고프지만 가는 길에 뭐든 있겠지 간단하게 먹고 돌아다니자  

 기타주니조에서 홋카이도 대학 바로 신호등 맞은 편, 작은 식당 걈 카페가 있길래 슝 들어가 안착. 메뉴에는 함박 스테이크, 비빔밥, 스파게티 등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난 매운맛 표시가 된 카레를 선택했다... 스프카레먹어야되는데 이걸로 괜찮겠니? 스스로에게 되묻고 .. 시킨 치킨 카레! 맛나따'0'! 카레와 함께 후식으론 요즘 나한테 핫한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한잔의 여유  

 일본은 확실히 혼밥이 많다. 이 가게에 홀로 들어온 여성분들만 총 네명, 나까지 합하면 다섯명이다. 다들 나처럼 관광을 온건 아니겠죠? ㅎ.ㅎ

 카레와 아메리카노 흡입하구 홋카이도대학으로 슝슝 가는 길에 가을이면 노란빛이 여물 은행나무와 눈이 수북히 쌓인 건물들을 봤지만..대체 포폴리나무는 오딨는겨?! 하고 한참을 걷고..걷고... 홋카이도대 다니는 사람들은 힘들겠어..하고 생각할무렵 저 멀리 쑥쑥 솟아있는 포폴리나무 발견!  여름이면 청한 색깔이 마음을 빼앗겼겠지 지금은 잎하나없는 마른 가지일뿐이지만 그래도 눈덮인 땅 위 가지런히 솟아난 나무가 이뿌다

 
2.16

  북해도가 아름답다. 눈이 이렇게 내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 살아가는 동물, 높게 쌓인 눈 위로 찍힌 발자국들이 삶에 생동감을 준다.

 사계절을 버티고 자라난 나무들, 눈 속에서도 꼿꼿히 서있는 그 모습을 누군가 담았기에 이름이 붙고 나도 이 곳에서 볼 수 있는거겠다만은 굳이 그 이름붙은 나무들이 아니어도 이 곳의 자연 그 자체가 너무 이쁘다. 
 
출처  그날그날 적은 메모 간추려 올려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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