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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제 1막이 끝났습니다.
게시물ID : sisa_861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2
조회수 : 1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0 12:04:09

잠시 카톡을 꺼놓았습니다. 너무 많은 곳에서 한꺼번에 카톡들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겼다는 환호, 그리고 감격의 목소리들... 이정미 재판관이 세월호에 관해선 탄핵 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말만 할 때도 이게 뭔 소린가 싶었지만, 결국 직권남용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그리고 파면을 결정하는 순간, 저와 아내는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았습니다. 사필귀정일텐데, 그리고 분명히 이렇게 되는 것이 순리일텐데도 마음을 많이 졸였던 모양입니다. 

CNN, 뉴욕 타임즈, 주요 언론엔 10분도 안되어 속보가 떴습니다. 아마 지금의 상황이 어디로 가게 될지 예의주시하겠지요. 그 점은 중국도, 일본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리고 반 트럼프 운동을 하고 있는, 시사에 꽤 관심있는 미국 친구들로부터도 페북으로 축하 메시지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탄핵은 만장일치로 인용됐습니다. 선고 공판 시작 23분만에 이뤄진 신속한 탄핵 인용 결정. 통진당을 해산하기까지 했던 그 보수적인 헌법재판소조차 이 말도 안되는 몰상식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여론을 갈라가며, 가짜 뉴스를 양산해가며 무리하게 몰아부쳤던 박근혜와 그 변호인단들의 시도는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제 민간인이 된 박근혜, 지금부터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박근혜가 당혹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아마 그렇게 믿었을 겁니다. 그들의 존재는 정신승리로 이어져 왔을테니. 

그동안 면책 특권에 기대어 있던 그녀는 이제 정식으로 수사 대상이 돼야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지른 온갖 잘못들을 탈탈 털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명박 시절에 있었던 일들도 털어야 합니다. 아마 박근혜는 끝까지 '혼자 죽지는 않으려' 들지도 모르지요. 실지로 본인은 탄핵이 기각될 거라고 믿었을 겁니다. 다시 이런 식의 권력이 나오지 않도록, 한 점 남김없이 털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부터 검찰은 새로운 권력이 어디인가 향배를 보고, 그곳을 향해 줄을 대려 하겠지요. 

촛불 혁명의 1막이 완성됐습니다. 이제 그 혁명의 2막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것은 촛불혁명의 두 번째 스테이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인 개혁이 시작될 때, 우리는 이 촛불 혁명의 마지막 장을 펼치게 될 겁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살을 에이는 추운 바람을 맞으며 촛불을 들고 서 있었던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볼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법 앞에 권력자까지도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준 헌재 재판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박근혜에게도 감사할 것이 하나 있긴 하군요. 실제로 '탄핵'이란 것이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그리고 박정희 신화를 이렇게 확실히 끝장내 준 것.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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